미국에서 맞이했던 색달랐던 할로윈
미국에서 맞았던 할로윈. 한국에서는 할로윈이 그냥 스쳐 지나갔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분주함이 낯설었다. 그리고 내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아있다. 한국에서 할로윈을 그렇게나 즐겁게 보내보질 않았었기에.
미국에 있을 때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벽보에 붙어있던 광고를 봤다. 내가 어학연수기간 동안 머물렀던 이모집에서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던 놀이동산인 낫츠 베리팜이 할로윈기간인 10월 한 달 동안 <낫츠 스케어리 팜>으로 야간에 개장하여 운영된다는 것. 할로윈, 야간개장, 귀신 포스터 등은 내 이목을 자극시켰고, 몇몇 친구들을 섭외하여 함께 갈 궁리를 했었다. 총 나를 포함한 4명의 친구들이 모였고, 언제 가면 좋을지 날짜를 이야기하며 정했다. 날짜가 정해졌던 그날 밤 우린 모였다.
비록 밤이었지만, 할로윈을 맞아 공포감과 스릴감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서부터 가득했었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우린 있는 힘껏 놀 준비를 했었다. 친구들과 함께였어서 그랬는지 그때 당시의 내 기분은 업이 되어있었고, 여러 종류의 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툭툭 치고 놀라게 하기도 했을 때 무섭긴 했었지만 재미있었다.
그동안 놀이동산을 가면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는 많이 기다려야 돼서 가기 싫다는 건 핑계였고, 놀이기구 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서워한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아주 어린이였을 때는 무서운 놀이기구도 곧잘 탔었다고 들었는데 점점 커가면서 무서움을 알게 되었고 놀이기구, 놀이동산과도 멀어져 갔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친구들의 힘을 얻었던 건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의 여행에서 갑자기 무슨 용기, 힘이 생겼던 건지. 친구들의 같이 타보자는 성화에 못 이겼던 것인지. 계속 거절하다가 거절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가 됐었다.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렸는지 태어나서 타본 적 없던 롤러코스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결국 친구들과 함께 도전을 했고, 소리를 지르면서 짧았던 쾌감을 경험했다. 비록 롤러코스터에 내리고 나서는 비몽사몽, 엄마를 찾기도 하였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겁이 나서 아예 타보지도 못했던 놀이기구들을 신나게 타볼 수 있었다.
그 이후로 한국에 돌아왔다. 그때처럼 용감하게 롤러코스터를 타볼 수 있을까 이상하게 궁금했다. 놀이동산을 갔었는데 겁이 나서 롤러코스터 앞을 서성였지만 끝끝내 타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때의 나는 아마 마법에 걸렸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