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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했던 놀이공원, 유니버설 스튜디오

by 방구석여행자


미국에 처음 놀러 갔을 때는 놀이동산 하면 디즈니랜드밖에 몰랐었다. 그런 나를 이모는 영화와 놀이동산이 접목된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곳으로 안내해주었다. 영화 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과연 그곳에서 즐길 거리가 있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그 걱정은 결과적으로 오산이었다. 딱 도착하자마자 바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첫눈에 반했을 정도로 나와 딱 맞았다.

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처음 가서 타봤던 것은 가장 인기가 좋다고 들어 미리 시간을 체크해서 타야 한다는 투어버스였다. 투어버스를 탔을 때는 영화와 접목된 다양한 효과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영화와 영화의 한 장면들을 효과와 함께 구경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었다. 버스를 내리고 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탐색을 했었다. 그러던 와중에 놀이기구를 몇 가지 타보겠냐는 이모의 제안이 있었고, 첫 번째로 이모가 추천해준 주라기 공원 놀이기구를 탔었다

주라기 공원은 흡사 후룸라이드 같은 놀이기구였는데 처음엔 천천히 가다가 마지막에 90도로 꺾어져서 마치 폭포수처럼 내려오는 게 클라이맥스였다. 구경할 때 사람들이 우비를 입고 타는 것이 의아했었는데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니 너무 세게 내려와서 옷이 다 젖어서 우비를 입어야 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 또한 물이 심하게 튀었지만, 물이 튀어서 옷이 다 젖었던 게 싫지 않았고 오히려 행복했다. 꼭 옷에 물이 튀었으면 하고 바랐던 사람처럼.


그 이후에는 미라라는 놀이기구를 탔는데 미라 영화를 보여주었다. 롤러코스터인데, 실내 롤러코스터였고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보이는 건 스크린뿐이었다. 뭔가 터널 같은 곳에 거꾸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타기 전에 이모가 겁을 많이 줬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덜 무서웠고 오히려 스릴감도 있었고, 짜릿했었다. 소리 지르면서 탔더니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 것 같았었다.


3개의 놀이기구를 너무 열정적으로 탔었기 때문이었을까. 배가 많이 출출해졌다. 간단하게, 빨리 먹고 다른 놀이기구를 빨리 타고 싶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인스턴트 음식인 피자를 먹고 자리에서 곧장 일어났다. 최대한 많은 놀이기구를 타고 집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후로도 슈렉, 트랜스포머 등등 많은 영화 효과들을 경험했었고, 마지막에 꼭 봐야 한다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연상케 했던 워터쇼까지 화룡점정으로 즐기고 돌아왔다.


처음에 너무나 재밌고, 좋았던 기억 때문인 걸까. 이후에 미국으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갔을 때 오히려 디즈니랜드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더 친구들과 찾게 되었다. 사실 내가 그곳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서 더 많이 갔던 것도 있었다. 처음 갔을 때보다 많이 달라진 게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었다.

그러나 그때 이후로 돌아와서 약 8년의 시간이 흘렀다. 내가 못 가본 시간 동안 많은 영화와 놀이기구들이 업데이트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루빨리 여행 가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달라진 모습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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