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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08. 2021

남편과의 첫 여행(1)

강원도 속초에서의 첫째 날

지금의 남편이 남자 친구였던 연애시절 때의 일이다. 우리가 연애한 지 100일도 채 안 됐던 어느 날이었다.


그때 당시 남자 친구가 다녔던 회사에는 임직원들의 여행 그리고 편안한 휴가를 지향했고, 강원도 속초의 한 아파트를 렌트하여 숙박시설을 지원해주는 복지가 있다고 했었다. 남자 친구는 회사 사이트에 그 휴양지의 사용신청을 했고, 당첨결과를 확인해보니 당첨이 됐다고 알려왔다.


주말에 놀러 가고 싶어 하는 신청자가 많아 날짜를 맞추기가 힘들어서 당첨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라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남자 친구로부터 당첨이 됐다고 알려왔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남자 친구도 그때 당시에 과연 당첨이 될까 생각하고 그냥 한번 신청해본 것이었는데 당첨이 되어 깜짝 놀랐다고 했었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그때 당첨될 수 있었던 조건에 한 번도 신청한 적이 없으면, 1순위라는 조건이 있었다던데 과연 남자 친구가 한 번도 신청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이었기에 이 조건이 당첨결과를 좌우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남자 친구는 내게 해당 날짜에 강원도 속초로의 여행을 함께 갈 건지 제안을 해왔고, 외박이 안됐던 나는 고민했지만 어렵게 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고 나섰었다.


그렇게 무려 2박 3일. 우리의 첫 여행이 시작되었다.


몇 번의 남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연애기간에 이렇게 여행을 떠났던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2박 3일. 남자 친구와의 첫 여행.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이미 연애 중이면서 남자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던 친구들에게 무얼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런데 그들과 나는 성향이 많이 달랐다. 남자 친구가 무얼 원하는지 몰랐었지만 나는 결국 내 식대로 여행을 준비했었다. 정말 친구와 여행 가는 것처럼 가고 싶은 여행지들 여기저기 적어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속초를 처음 가는 것도 아니었는데 가고 싶은 곳이 왜 그렇게 많았었는지. 아무래도 남자 친구와의 첫 여행이었던지라 남자 친구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너무 많았었나 보다. 계획하다 보니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가고 싶었던 곳까지 죄다 먹는 곳이었다.

마침내 우리의  여행날이 다가왔다. 차도 없었고, 장롱면허였던 우리는 버스를 타고 마침내 강원도 속초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속초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갔던 곳은 가벼운 몸뚱이를 위해 남자 친구 회사에서 제공하는 우리의 숙소부터 찾아가서 짐부터 놓고 나왔다. 속초 하면 해산물, 회부터 생각이 나기 때문이었을까. 하여 물회를 좋아하는 우리는 가장 먼저 물회가 유명한 맛집을 찾았고, 가서 물회를 먹었다. 우리의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었고, 실제로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에 나중에 물회를 먹고 싶거나 속초 여행을 회상할 때면 종종 회자되는 곳이었다. 물회를 먹고  우리는 근처의 카페를 갔고,  산책을 즐겼다. 도착하고 나서 첫날이라 그랬는지 피곤하기도 했고, 편리한 이동수단인 자동차가 없었던 우리의 여행은 참으로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숙소는 우리가 가고자 했던 속초의 유명 관광지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본격적인 여행은 다음날부터 하기로 하고 우리는 하루를 일찍 마감했다. 역시나 여행에서 보낼  있는 시간에서 이동일의 하루는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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