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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왜 자신의 42번 유니폼을 경매에 부쳤을까?

재키 로빈슨 데이의 특별한 이야기

경매에 올라온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LA 에인절스 유니폼

최근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이자 ’23 시즌 MVP인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유니폼이 경매에 올라와 화제입니다. 현지에서는 ‘오타니의 서명이 들어간 매우 희귀한 유니폼’이라는 수식어가 달린 이 경매품의 낙찰가로 약 10만 달러(약 1억3600만원)의 높은 금액을 예상하는 분위기인데요. 이 부분에서 아무리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잘 나가는 오타니라 해도 유니폼 한 벌에 10만 달러는 너무 높은 금액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이 경매에 나와도 이 정도의 낙찰가가 나올지 의문스럽습니다.

등번호 42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인 오타니 선수

하지만 이 경매품의 특별함은 해당 유니폼의 등번호에 있습니다. LA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의 등번호는 17번이었고 현 소속팀 LA 다저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매에 올라온 유니폼의 등번호는 42번입니다. 이것만 봐도 해당 유니폼은 분명 희소성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이 유니폼이 이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등번호 42번의 의미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등번호 42번을 맞춰 입은 MLB 선수들

재키 로빈슨 데이 Jackie Robinson Day 는 유색인종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재키 로빈슨을 기리기 한 공식 행사로 매년 4월 15일에 열립니다. 이날이 되면 메이저리그 소속의 모든 선수, 코치, 감독은 물론이고 심판까지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릅니다.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재키 로빈슨

재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였던 그는 신인상, 타격왕, 도루왕, 시즌 MVP 등을 수상하였으며, 팀의 리그 우승 및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활약을 기리기 위해 다저스 구단은 1972년 그의 등번호 42번을 영구결번 처리하였습니다. 또한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정확히 50년 후인 1997년 4월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할 수 있습니다.


재키 로빈슨은 출중한 실력으로 1962년 이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선수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선수 시절 초기에는 빈번한 빈볼 위협에 시달려야 했으며, 상대팀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와 과격한 견제를 견뎌야 했습니다. 여기에 심판마저 그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리기 일쑤였고, 심지어 팀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실력으로 극복하였고 메이저리그가 현재의 수준으로 올라서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LA 에인절스 시절의 오타니 선수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에 경매에 올라온 오타니의 등번호 42번 유니폼은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는 재키 로빈슨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를 떠난 후 마지막으로 착용한 42번 유니폼에는 희귀성까지 더해졌습니다.

LA 다저스로 이적 후 경기에 나선 오타니 선수

해마다 열리는 LA 다저스의 재키 로빈슨 데이 경기는 무조건 홈에서 열립니다. 이번 재키 로빈슨 데이에 마침 LA 다저스로 적을 옮긴 오타니가 42번 유니폼을 입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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