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whisky'와 'whiskey'의 차이는 무엇일까?

위스키 스펠링의 비밀

전 세계적으로 위스키의 중심지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스코틀랜드, 캐나다, 일본 등 위스키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 증류주를 'whisky'로 표기하는 반면, 아일랜드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whiskey'로 표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스펠링 차이는 어째서 생겨난 것일까요?

19세기 후반까지 아일랜드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위스키는 'whisky'라는 표기를 사용했습니다. 그 당시 아일랜드는 세계 위스키 생산의 중심지였으며, 전 세계 위스키 점유율의 약 70%를 차지하는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고가였던 아일랜드 위스키 Irish Whiskey 는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인 영국과 동 산업의 경쟁자인 스코틀랜드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될 정도였습니다.

당시 스코틀랜드 위스키 Scotch Whisky 는 아일랜드 위스키의 아성에 도전하는 입장이었으나 그 품질이 매우 조악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영국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아일랜드 위스키의 점유율을 조금씩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의 대형 증류소들은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차별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제품을 'whisky' 대신 'whiskey'로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1914)과 미국 금주법(1920), 그리고 아일랜드 내전(1922) 등 일련의 악재가 겹치는 동안 아일랜드 위스키 산업은 괴멸적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영국은 아일랜드 내전 동안 영연방에 속한 국가의 아일랜드 위스키 판매를 제한하며 아일랜드의 위스키 산업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으며 결국 아일랜드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위스키에 그 위상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한편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미국의 위스키 생산자들은 자사의 제품이 아일랜드 위스키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기를 강력히 원했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아일랜드식 표기를 채택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미국산 위스키의 스펠링에 ‘e’가 붙는 관행으로 남았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4월에 놓치지 말아야 할 세비야 축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