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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 Nov 22. 2022

씩씩하고 경쾌한 사람이 되자

"씩씩하고 경쾌한 사람이 되자."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주문을 외워본다.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을 이야기할 때처럼. 먼 미래의 뜬구름 잡는 말 같지만 더없이 진지한 마음으로.


최근 몇 년 간 "왜 볼 때마다 살이 빠져?"라는 질문을 유독 많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몸무게에는 별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럴까. 나이 들면서 젖살이 계속 빠지나 봐요, 그렇게 대답하며 웃어넘겼다. 사실이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살이 빠졌다기보다는 점점 기력이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얼굴에 생기가 없는 사람. 어깨에 힘이 풀려있는 사람. 등이 굽어 있는 사람. 터덜터덜 걷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괜히 수척해 보이고 마음이 짭짤해지지 않는가. 그래서 사람들이 날 보면 살이 빠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아, 남들이 보는 나는 제법 쭈글쭈글한 모양이구나. 새삼 창피하다.


어렸을 땐 센 척을 많이 했다. 무거운 것도 잘 드는 척, 무서운 것도 잘 보는 척, 다쳐도 안 아픈 척, 목소리도 걸걸한 척. 그러다 보면 센 사람이 된 듯한 착각에 빠졌고 그게 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힘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날그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며 살아간다. 예전처럼 강한 '척' 하면서 살고픈 생각은 전혀 없으니 이제는 알맹이 자체가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둡고 기력 없는 사람 말고, 씩씩하고 경쾌한 사람. 힘차게 걷고 총명한 눈으로 웃는 사람. 하루가 힘들 "으아아아 짜증 나!" 큰 소리로 짜증도 낼 줄 알고, 씨익씨익 화도 낼 줄 아는 사람. 생각해보니 화를 내본지도 참 오래되었다.


오늘 저녁밥 든든하게 잘 먹었으니 오늘 밤 잘 자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다. 씩씩하고 경쾌한 사람이 되자. 씩씩, 경쾌. 어감에서도 왠지 힘이 느껴진다. 소박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할 나의 새로운 좌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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