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도 엄청 본다. 무시하면 속 편하지만, 성격 상 그게 안된다. 덕분에 무시하는 사람들이 넘겨둔 짐들을 혼자 버겁게 짊어지곤 한다.
열심히 하면 결국에는 돌아온다고들 하지만, 글쎄.
거의 보이지도 않는 미미한 보상을 보며 "어? 이거 내가 열심히 해서 돌아온 것 같아!"라고 자기 자신을 꾸역꾸역 북돋아주거나, "난 죽어라 했는데 너무 한 거 아니야?"라고 억울해하면서도 이런 게 인생의 쓴맛인 거야,라고 자신을 달래기 일쑤다. 이러한 생각들의 끝에서는, 슬프게도
"맞아, 아무도 나에게 이 정도까지 열심히 하라고 한 적 없었어. 열심히 한 내 잘못이지...."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역시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가 주는 대로 받을 수가 없다.열심히 하느라 버린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대한 기회비용을 따져보면 내가 왜 이러고 살고 있나 싶다. 차라리 맘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매일 생각한다.눈치 없고 책임감 없는 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고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왠지 손해인 사회.욕먹더라도 눈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이득인 사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객관적으로 보아도무지 좋을 것이전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도 버릇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눈치 없는 저 사람이 부럽다고 말하지만속으로는 절대 저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