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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 Jul 07. 2019

나도 가끔 눈치 없이 살고 싶어

참 열심히 한다.

저질체력에 머리가 나빠도, 무조건 남들 하는 1인분 이상은 해보려고 아등바등한다.


눈치도 엄청 본다.
무시하면 속 편하지만, 성격 상 그게 안된다. 덕분에 무시하는 사람들이 넘겨둔 짐들을 혼자 버겁게 짊어지곤 한다.

열심히 하면 결국에는 돌아온다고들 하지만, 글쎄.

거의 보이지도 않는 미미한 보상을 보며 "어? 이거 내가 열심히 해서 돌아온 것 같아!"라고 자기 자신을 꾸역꾸역 북돋아주거나,
"난 죽어라 했는데 너무 한 거 아니야?"라고 억울해하면서도 이런 게 인생의 쓴맛인 거야,라고 자신을 달래기 일쑤다.
이러한 생각들의 끝에서는, 슬프게도 

"맞아, 아무도 나에게 이 정도까지 열심히 하라고 한 적 없었어. 열심히 한 내 잘못이지...."라는 결론을 내게 된다.

역시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가 주는 대로 받을 수가 없다. 열심히 하느라 버린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대한 기회비용을 따져보면 내가 왜 이러고 살고 있나 싶다.
 
차라리 맘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매일 생각한다. 눈치 없고 책임감 없는 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고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왠지 손해인 사회. 욕먹더라도 눈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이득인 사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객관적으로 보 도무지 좋을 것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버릇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눈치 없는 저 사람이 부럽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절대 저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다.

억울함이 북받쳐올라 눈물이 나더라도 내 손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는 또 똑같은 희망을 내 안에 심곤 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돌아올 거야."



오늘의 일상,

일을 하다가 문득.


커버사진/ 필름 카메라 MINOLTA X-300으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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