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by 온정

'살림 탐구' 매거진에서는, 집안에 있는 사물을 보고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적습니다:)



삼겹살 먹는 날.

상추를 씻으려 수도꼭지를 연다.
"으악 차가워!!!!!"
두통이 뒤따라올 정도로 차가운 물.

꼭지를 온수 쪽으로 돌려본다.
"이렇게 따듯하면 채소가 상하는데..."
다시 냉수 쪽으로 돌린다.
"아오 손 시려!!!! 이건 아니다 증말!!"
다시 온수 쪽으로, 아주 조금만, 아주 쬐에끔만 돌리려다 실패.


그렇게 몇 번을 냉수 방향, 온수 방향을 왔다 갔다 하던 수도꼭지. 마침내 적정 온도를 찾다.

"어휴. 이제 좀 살 것 같네. 온도 맞추기 왜 이렇게 까다로운 거야."


상추를 씻으며 생각해보니 요즘 '~의 온도'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온/냉 두 가지 사이에서 물 온도 맞추기도 이토록 쉽지 않은데. 약간의 차이에도 이토록 민감하게 체감하곤 하는데. 하물며 연애며, 사랑이며, 마음이며, 언어는 오죽할까.




우리집 수도꼭지/ Sony a5100으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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