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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가족 Jan 13. 2022

여행하는가족, 유튜브 시작

혹시 몽골 사람이냐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왔다. 드넓은 푸른 초원을 누비며 살아가는 몽골인들은 다른 이들보다 시력이 월등히 좋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던 때부터였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책 읽는 것도 티브이를 보는 것도 몹시 좋아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만으로 사십이 넘은 지금까지 좌우 시력이 모두 1.5일 정도로  하나는 자신 있는 삶을 살아온 나였다.


반면 울 낭군은 시력극도로 좋지 않다. 내가 비록, 안경 없이는 코 앞에 있는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추측하건대 분명 힘든 점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가 제 아빠의 많고 많은 장점은 닮았으면 좋겠지만 그의 나쁜 눈만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시력저하에 영향을 줄만한 행동은 가급적 못하게 막아왔는데 그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유튜브를 못 보게 하는 것이었다.


그랬던 내가, 아니, 우리 가족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시작은 작년 말, 그러니까 2021년 12월 마지막 주에 떠났던 여행에서였다.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우리 집 꼬마, 여행이었다. 그즈음, 친구들과 만나면 유튜브에 등장하는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는 모양인지 자기도 유튜브를 찍고 싶다는 것이었다. 일단 유튜브에 가입을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 세계와는 무관하게 살아온 나는 처음에는 시큰둥했으나 나이에 비해 꽤나 달변인 여행이의 말에 홀딱 넘어가 그 여행 중에 결국 유튜브 아이디를 하나 만들고 말았다.


로그인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 셈이지만 한번 결심을 하고 나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여행하는 가족(travellingfamily)이라는 이름으로 채널을 개설하고 채널 소개글을 쓰고 앞으로 올릴 영상을 고려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영상 편집하는 기술(이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여하튼)을 알음알음 익힌  시험 삼아 영상 몇 개를 만들어 봤다. 일종의 직업병 때문인지 내가 오탈자에 민감한 편이고 비속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자막을 넣을 때 특히 신경을 썼다. 남의 실수는 잘 보이지만 나 스스로의 실수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으니까.


짬짬이 영상을 찍는 일이 아직 낯설긴 하다. 무료 앱을 사용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내가 재주가 없는 것인지는 몰라도 짧은 영상 하나를 편집하는 데도 생각보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실도 부담스럽다. 그래도 아직은 효율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 막일스러운 작업이 의외로 마력이 있어 놀랍긴 하다.


바로 이 여행!

우리 가족으로 하여금 유튜브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한 행에서 촬영한 동영상들을 어젯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해가며 자르고 이어 붙여 보았다. 유명한 유튜버가 되어 유튜브를 통해 돈방석에 앉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혹은 그래서 더욱 즐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나와 우리 가족의 유튜버 생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그 영상들을 이곳에 공유해본다. 마지막으로 여행이의 말을 빌려보자면,


Travelling family, 여행하는 가족
subscribe is 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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