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늘만 같아라. (22.09.06 키움전)
2022년 09월 06일 화요일. 엊그제 삼성과 키움 경기는 삼성 라이온즈의 기록 잔치였다. 작년 대비 이번 해 유난히 부진한 탓에 삼성 라이온즈 경기 보는 흥미를 거의 잃어버릴 때쯤, 마치 나와 밀당을 하듯 오늘의 경기는 내가 삼성 라이온즈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또다시 각인시켜주었다.
일단 화요일의 저주에서 풀려났다. 화요일 경기를 언제 이겼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유난히 월요일을 쉬고 그다음 날 화요일 경기 승운이 없었다. 그런데 무려 11-4로 이긴 것이다. 거기에다가 키움은 삼성의 천적이라고 할 만큼 올해 전적 2승 10패로, 대구 홈에서는 올해 한 번도 키움을 이겨본 적이 있는데, 오늘 큰 점수 차이로 이긴 것이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새로운 모습의 삼성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기 전에 말했던 것이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투스 뷰캐넌은 한화 경기에서 물을 뿌렸던 6월 말쯤부터 시작한 부진과 부상의 불운을 80일여 만에 말끔히 씻어내며 시즌 7승을 올렸다. 작년에 무려 16승의 다승왕이었던 그는 안타깝게도 올해는 아무래도 작년의 영광을 누리진 못할 것 같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인스타그램이 삼성 라이온즈의 피드로 도배가 될 만큼, 삼성 라이온즈는 이 날 많은 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팀 2호, KBO 19호, 통산 1040호 선발 전원 안타의 기록을 달성하며, 선발 뷰캐넌의 어깨가 든든하게 타자들도 제 몫을 다해줬다. 개인 기록으로는 강민호가 통산 15번째 300 홈런, 역대 10번째 13년 연속 10 홈런, 오재일이 역대 38번째 7년 연속 100안타 달성, 구자욱도 역대 64번째 통산 700 득점의 기록을 달성했다. 이뿐만인가? 그동안 답답했던 불펜 투수들도 잘해주어 이 날 KBO리고 역대 2번째 31000 탈삼진을 달성했다.
끊으려고 했지만, 잠시 이별을 고할까 했지만, 잊을만하면 다시금 살아나서 야구 볼 맛 나게 하는 삼성 라이온즈 때문에 나는 오늘도 야구 중계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