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이로움 Oct 12. 2022

어쨌든 끝내기는 짜릿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KT와 LG의 경기를 보며,

매 글에서 이야기하듯 나는 삼성 라이온즈 팬이다. 우리 팀 다음으로는 LG를 항상 응원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LG 경기를 삼성 경기 다음으로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에 만나던 친구가 LG 팬이었기 때문에였기도 한데, 서울에서 LG와 삼성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번갈아 1루석, 3루석에 앉아서 하루는 LG, 하루는 삼성을 사이좋게 응원을 하곤 했다.


본인이 원래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서 지면 상대편의 유니폼을 산다던가 굿즈를 산다던가 돈내기를 한다던가 이런 식으로 내기를 하곤 했고, 그래서 이번 해 유난히 나는 돈을 잃었으며, LG 선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유니폼에는 내가 LG 선수들 중 가장 좋아하는 홍창기 선수의 마킹이 있다.


나의 팀의 올해 농사가 일찍 끝난 터라, 그러니까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 것을 뒤로하고, 어제 올해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KT와 LG의 경기를 보았다. 이 날 응원석에서는 키움 팬들이 LG를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는데, 일찍 2위를 확정 지은 LG와는 달리, 어제 경기의 결과에 따라 키움과 KT의 정규 시즌 순위가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각 팀의 팬에게는 올해 정규 시즌의 마지막 경기였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나의 팀이 포스트 시즌에서 누구랑 붙느냐, 정규 시즌을 몇 위로 마감하느냐라는 것이 달려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어제는 1회부터 두 팀 다 폭주기관차처럼 4점, 3점을 뽑아내더니 금방 또 동점이 되고, 또 달아나다가 9회 말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 모두 만루의 찬스에서 기회를 놓치기도 하였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도 9회 말 전까지는 승리의 여신이 KT의 손을 들어줄 것 같았다. 그래서 며칠 후 펼쳐지는 와일드카드 경기는 당연히 고척에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야구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9회 말 채은성 선수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 내더니, 오지환 선수가 끝내기 역전타를 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렇게 오지환 선수는 대망의 2022년 정규 시즌 최종전의 히어로가 되었다. 그는 최종전을 지배해버렸다. 항상 끝내기 안타는 스트레스를 뻥 뚫어준다. 물론 그것은 나의 팀과 경기하는 상대편의 끝내기는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어제의 경기는 말 그대로 짜릿했다. 누구에게는 정규 시즌 최종 순위가 바뀌고, 누구에는 와일드카드 상대팀이 바뀌고, 누구에게는 준 플레이 오프 직행 여부가 달리며, 누구에게는 마지막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유종의 미를 보여줄 것인가가 달렸던 어제의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 2022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 비록 나의 최애 팀은 없지만, 어제와 같은 재밌는 경기를 기대하며 포스트 시즌을 기다린다. 우리 팀이 아니면 아무나 이겨라… 가 아니라 이왕이면 LG가 이겼으면!








매거진의 이전글 올해의 가을은 끝났지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