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이로움 Oct 15. 2022

ESFJ의 여행법

나의 늦은 런던행 여름휴가


드디어 오늘 매우 늦은 여름휴가를 떠난다. 다음 주부터는 초겨울 날씨처럼 쌀쌀하다던데 여름휴가라니…심지어 7월에 세운 10월의 여름휴가 계획이다. 여러 업무 스케쥴때문에 하는 수 없이 10월에 가게 되었는데, 마침 고등학교 친구인 다윤이가 4월부터 영국에 휴식 차 체류 중이고, 8월에 친한 학교 후배 효선이가 런던으로 발령이 났다. 거기에 이미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는 교회 동생 아름이도 있고, 뉴욕에서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 은비가 주말에 영국으로 놀러 온단다. 휴가지로 런던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ESFJ의 런던 여행 계획은 착수에 돌입했다. 일단 비행기표를 알아보았다. 파리에서의 안 좋았던 환승의 기억 때문인지, 환승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다행히 그동안 쌓아놓은 마일리지로 런던행 비행기표는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거의 70만 원에 육박하는 유류할증료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처음 가보는 런던이라, 일단 여행책을 사고 쭉 훑어보았다. 일단 내 취향인 웬만한 박물관과 갤러리는 다 가보기로 했다. 십여 년 전 이태리 우피치 미술관에서 한국어 투어를 신청했었는데, 나름 알차고 유익했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대영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도 한국어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다. 사치 갤러리와 테이트 모던은 나 혼자 여유롭게 즐겨보기로 했다. 이왕 영국에 갔으니 애프터 눈 티도 마셔야 할 것 같아서 미리 다윤이와 은비와 함께 갈 수 있게 예약도 해놓았다.  2주간 예배를 드릴 교회도 미리 찾아 놓았다.


야덕이 되기 전 나는 축덕이었다. 물론 프리미어 리그보다는 분데스리가 팬이었지만, 런던을 갔는데 토트넘 경기는 보고 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토트넘 경기를 예매했다. 런던에 있는 친구들은 축구 경기 보러 가고 싶어 하지 않아서 일단은 나 혼자 보러 가기로 했다.  그것도 이왕 간 김에 제일 좋은 자리에.


그리고 이번에 3개월 파견 나갔던 후배 직원의 추천을 받아 세븐 시스터즈와 옥스퍼드도 가려고 투어를 신청했다. 남부를 가려고 하니 런던의 북쪽도 가고 싶었다. 그래서 맨체스터행 기차를 예약하고 숙소를 예약했다. 왕년 축덕은 축구박물관도 갈 것이고, 맨채스터 시티 스태디움도 갈 것이다. 물론 이미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가 평이 괜찮길래 예약을 해놓았다.


구글로 이곳저곳 훑어보다가 보니 어떤 한 풍경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노도니아 국립공원. 웨일스의 북쪽 지방에 있는 국립공원이라는 이곳의 트레킹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맨체스터에서 스노도니아로 떠나는 버스를 예약해버렸다.


다시 런던에 돌아와서 삼일 동안은 뮤지컬도 보고 천천히 공원도 걷고 시내를 둘러보면서 쇼핑도 하고 그럴 것이다. 그리고 회사와 관계된 사이트 2곳도 방문하려고 한다.


틈틈이 친구들도 만나고 런던을 기점으로 여기저기 떠나는 여행 스케줄을 잡으니 10일의 휴가 동안 빈틈이 없다. 시간별로 이동 동선과 빼곡히 적혀있는 나의 휴가 캘린더는 마치 업무 스케줄 같아 보인다. 하지만 결코 같을 수 없지! 역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무계획의 진정한 쉼이 있는 휴가는 성격상 평생 가질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제 떠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