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이로움 Nov 08. 2022

나는 키움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응원합니다.

-심리학적으로도 설명되는 내가 키움을 응원하는 이유-

LG를 꺾고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며 SSG와 붙게 되었고, 오늘이 바로 6차전이다. 어제 5차전은 안우진 선수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다 가져온 키움의 승리가 9회 말 SSG 김강민 선수의 홈런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현재 전적은 키움이 2승, SSG 3승. 이 글을 다 쓰고 날 때쯤이면 이미 SSG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늘 키움이 이겨서 내일 7차전까지 경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왕이면 역전의 역전을 거듭해 내친김에 우승까지 하면 더욱 좋겠고 말이다.


이미 내가 응원하는 삼성은 올해 가을 야구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물론 내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게 울화통이 터지지만, 그래도 한국 시리즈만큼은 내 것이 아니기에 편안히 제 3자 입장에서 관전하려 했다. 그런데 왜 자꾸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뿐이 아니다. 경기 중계 응원 게시판에 가보면 이상하게도 “KBO 나머지 8 구단은 키움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 문구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지극히 그 사람이 주관적인 멘트이겠지만, 내 주변에도 두산, 롯데, LG 팬들도 유독 한국 시리즈에서 키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차피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될 테지만 말이다.


난 SSG에 개인적인 감정이 있지도 않다. 나는 이마트 애용자이고, SSG 배송도 가끔 이용하며, 백화점과 면세점은 당연히 신세계를 이용한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나는 키움 히어로즈를 응원하는가? 단순히 SSG는 모기업인 대기업의 후원이 든든해서? 키움은 매우 특이하게도, 삼성이나 SSG처럼 모기업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네이밍 스폰서가 바뀌면서 넥센에서 키움으로 구단의 이름도 바뀌었고, FA의 선수를 데려오지도, 묶어놓지도 못한다. 이런 키움이 단지 불쌍해서? 아니면 SSG는 이전 SK 시절 우승 경험이 몇 차례 있는데, 키움은 없으니까? 물론 이러한 내용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의 심리에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키움 히어로즈의 덕 아웃을 보면 항상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네임드 선수가 SSG에 비헤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 빛나보였다. 그래서 더욱 이 팀을 응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키움을 응원하게 된 이유에는 이미 예전부터 설명된 심리적 애착에 관련된 심리학 용어로도 설명될 수 있는 것 같다. 많은 기사에서 키움을 계속 언더 독이라고 불러왔다. 언더 독이란 (Underdog) 주로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낮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단어라고 한다 (출처: 언더독 (용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그 반대로 강한 팀이나 선수를 탑 독(Top Dog)이라고 하는데, 예상치 못한 언더 독의 승리가 점쳐질수록 극적인 효과가 커진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상대적인 약자에게서 동병상련이나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언더 독 효과라고 하는 것이다(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언더독 효과 (naver.com)). 그러니까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이미 KBO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로 정규 시즌을 우승한 강한 SSG가 아닌, 약체라고 판단되는 키움에게 애착을 갖게 된 것이었다. 물론 나를 비롯한 키움 히어로즈를 응원하고 있는 타 팀 팬들은 오늘이나 내일 한국 시리즈가 끝나면 다시 원래의 팀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올 때까지는 이왕 응원하는 거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키움이 진짜 영웅이 될 수 있기를.


p.s) 결국 6차전 SSG의 승으로 한국 시리즈 우승은 SSG에게 돌아갔다. 이렇게 올해의 야구는 끝났고, 우리는 모두 경쟁 상대로 내년에 다시 보게 될 것이지만, 삼성 대신 최근 2주간 나의 마음을 설레게한 키움 히어로즈, 졌잘싸!


메인 사진 출처: 키움 히어로즈 웹사이트 히어로즈 사진 (heroesbaseball.co.kr) 

                      10월 28일 플레이오프 4차전 사진

매거진의 이전글 두산으로 간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