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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이로움 Nov 10. 2022

정용진의, 정용진에 의한, 정용진을 위한 SSG의 우승

구단주의 아우라

SSG가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을 했다. 물론 나는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SSG의 우승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SSG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보도하는 기사들에서 당연히 눈에 띄는 건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는 정용진 부회장의 사진이었다.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내내 1위를 하고 한국 시리즈로 리그 정상까지 올라간 데에는 구단주 SSG 정용진 부회장의 공이 크다. 그의 전폭적인 지지와 믿음이 SSG 코치진, 프런트, 선수들을 더욱 ‘야구할 맛’ 나게 하지 않았을까?


그가 야구단을 인수하고 구단주가 된 지 2년 차. 그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김광현 선수를 데려왔다. 예비 FA였던 한유섬, 문승원 선수 등과도 다년 계약도 체결했다.  팀 전력 보강을 위해, 그리고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구자욱 선수와 다년 계약을 체결했으니까.


그런데 역시 인싸인 정용진 부회장은 여러 면에서 달랐다. 먼저 선수들을 위한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우나, 냉탕 등이 포함된 경기장 클럽하우스를 대폭 개선했다. 이것뿐이겠는가. SSG 랜더스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SSG 선수들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사람들 부럽게. 그리고 삼성을 비롯한 다른 구단은 저 연차 선수들은 원정 경기시 거의 2인 1실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랜더스는 무조건 1인 1실이란다.


물질적 지원만으로만 그의 랜더스 사랑을 평가하면 서운할 것이다. 그는 어쩌다 가끔 경기장을 찾는 구단주들과 들은 달리 직접 관전하러 자주 경기장을 찾았다.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대구 라이온즈 파크까지 오기도 했다. 분명 쉽지 않을텐데, 직접 일부 선수들 밥 해 먹이는 인스타 피드가 올라오기도 한다. 그는 심지어 2군 육성선수의 이름까지 외운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선수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킨다고 신세계 그룹 명함과 사원증까지 챙겨주었다. 어쩌다 보니 정용진 부회장 찬양글이 된 것 같은데, 이렇게 구단주가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손수 나서서 세심하게 선수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데 나라도 진짜 열심히 하고 싶을 것 같다.


팬들도 응원할 맛 날 것 같다. 랜더스가 경기당 평균 관중 수 1위라고 한다. 그는 팬들과 소통도 잘하는 구단주이다.  한 팬이 포수 좀 데려와달라는 말에 기다려보라는 답변을 남겨 든든한 포수 자원이 있는 삼성 팬인 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는 진짜 포수 한 명을 내년에 손수 데리고 올 것 같다. 이렇게 든든한 구단주가 있는 SSG 선수들과 팬이 새삼 부럽게 느껴진다. 이번 랜더스의 우승은 든든한 구단주 정용진의, 정용진에 의한, 정용진을 위한 것이었다.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은 정용진 부회장이 중독되었다고 내년에도 다시 이 헹가레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안돼요. 부회장님. 내년도 우승은 삼성이 (하고 싶으니까), 준우승 정도는 기꺼이 양보해드릴게요. 랜더스는 구단주님의 열정과 헌신을 포함해 그럴 자격 있는 팀이니까요. 혹 우승 기념으로 시원하게 이마트 할인을 쏘실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사진 출처: SSG 랜더스 홈페이지 Media Photo “2022 한국 시리즈 우승 세러모니 09” (http://www.ssglanders.com/media/photo/detail?idx=3302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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