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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Sep 23. 2020

공방 창업 프롤로그. 미생을 때려치우다!

서른 한 살! 아직 젊잖아!


겉보기 번지르르한 대기업 대리 자리를 포기한  입사 6년차였던 서른   때였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대기업에 입사해 “ 대기업 다녀인생의 가장  목표를 이룬 마냥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던 것도 잠시,  정식 퇴근 시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야근을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활을 얼마나 견딜  있을까? 과장이 되고 차장이 되어도 똑같이 이렇게 있을까?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 로고가 박힌 명함을 내밀며 “ㅇㅇ 과장입니다. ㅇㅇ 팀장입니다. “ 목소리에 힘주는 것도 괜찮을  같지만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고 왔을   자리가 온전히 보장이 될까. 수퍼워킹맘이 되어 차장, 부장,  이상으로 올라갈  있을까.


10 후를 상상하자니 긍정적 결말은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슬슬 퇴사 생각에 마음이 쏠렸고, 퇴사   해야  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여행뿐이었다.  중에서도 유럽여행. 입사  처음 가봤던 유럽여행이 너무 행복해서  이후로 휴가철만 되면 홀린  유럽으로 가지 않았는가. 열심히  모아 언젠가 유럽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살아보고 싶었던 막연한 꿈이   어딘가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유럽으로 떠날래!


세부적인 계획도 없이 퇴사  유럽으로 떠나겠단 결심이 속전속결로 실행됐던   나이가  서른을 향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들이지 않고 마음껏 체류할  있는 비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뿐이었고,  비자의 연령 제한은  30. 그렇게 부랴부랴 독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취득했고, 사직서를 냈고, 무언갈 고민할 겨를도 없이 퇴사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캐리어  개와 퇴직금 2천만원을 들고 무작정 독일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가 흔히 듣는 퇴사 여행  성공 스토리, 퇴사 이후 세계일주로 여행 작가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가 되기 위해선 일정과 예산에 있어 세세한 계획이 필요했으나  그러지 못했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긍정마인드와 하루하루의 삶만 생각하겠다는 무모함만 있었다.


그렇게 7개월간 유럽 13개국 55 도시 돌면서 우연히 깨달은 나의 습관적인 행동이 있었다. 어떤 도시를 가든 향수 가게를  들른다는 . 나조차도 인지를 못하고 있다가 여행  만난 친구가 “향수를  좋아하나 . 향수 가게는 보이는 곳마다  들어가는  같아라고 무심코 말한 것이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안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맞아,  향수를 좋아했었지.  흥미로    있을까 검색해보니 거창하게는 조향사란 직업이, 소소하게는 1 향수 공방 운영 등이 있었다.


그래! 이거다!


1년을 계획했던 여행을 8개월 차에 중단하고 귀국한 , 남은 돈으로 조향 학원을 등록했다. 과목으로 따지자면 화학에 가까운 이론이지만 언어적으로 향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중요한 만큼 뼈속까지 문과생인 나와   맞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배워보려던 조향은   깊이 자리를 잡았고, 이것이 새로 시작될 나의 30대를 함께 해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을 수료하자마자 덜컥 사업자 등록을 했고 무작정 공방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1 사무실을 마련했다.


계획 없는 실행은  무모하고 우여곡절이 많은 .  후로 3,  “해냈다하는 성취보다 “ 안될까하는 실패를 많이 겪으며 이제야 - 공방 운영합니다- 라는 말을 남들에게 말할  있게 됐다. 몸소 부딪히고 쓰라린 수업료를 이곳저곳에 내며 얻은 소중한 경험과 지식들, 좌충우돌 공방 창업 성장기를 하나씩 풀어본다.


미생을 정리하고 나만의 일을 하고픈 예비 공방러들을 위한 공방 오픈부터 운영까지 A-Z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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