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샘솟는 도시에서
sLOVEnia.
나라 이름부터 사랑이 넘쳐나는 국가.
우연히 본 예쁘다! 라고 느꼈던 사진 한장에
별다른 정보도 없이 무작정 갔더랬다.
그렇게 자석처럼 끌리듯 간 슬로베니아.
그리고 그 국가의 유일한 섬인 블레드Bled.
빙하가 녹아 생긴 빙하호인 블레드 호수는
김일성도 그 아름다움에 반했다는 바로 그 호수다.
여행을 하며 여러 나라의 호수를 가보긴 했지만
머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던 건
이 블레드 호수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블레드 호수를 건너려면
플레트나Pletna 라는 전통 배를 타야 한다.
일정 인원이 모이자 출발.
건장한 아저씨가 힘차게 노를 젓기 시작한다.
시끄러운 모터 소리 없이 물 위를 둥둥 떠다니니
이보다 더 좋은 사색 장소는 없을 듯 하다.
눈물날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을 나 혼자만 보는 게
아쉬워 괜히 가족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혼자 온 동양 여자가 신기한건지 안쓰러운건지
함께 배에 탑승한 커플, 가족들이
자꾸 미소 지으며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불쌍하게 안 쳐다봐도 된다구요!
한참을 물 위를 유유히 걷고 있노라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블레드 성.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호숫가의 100m 절벽 위에 서 있는 성이다.
드디어 블레드 섬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맞아주는 건 끝이 안보이는 계단.
여길 언제 올라가! 불만 가득하다가도,
계단에 얽힌 전설을 알고 나면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계단의 갯수는 총 99개.
신랑이 신부를 안고 이 계단을 오르게 되면
백년해로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대신 다 오를 때까지 신부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보이는 성당은
유럽인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10대 성당 중
하나인 주말마다 결혼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준,
사랑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역시 전세계 공통이다.
이 맑고 맑은 호수 안에 내가 있다니!
보고 있으면서도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게 현실인지
이 장소가 도대체 현실에 존재하는 곳인지
호접지몽이 이럴 때 쓰이는 말이구나 싶었다.
이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다고
자석처럼 끌리듯 온 이유가 다 있었음을
그때서야 깨닫는다.
스노우볼을 팔지 않아 성당의 종을 기념품으로 한
작은 종을 하나 사왔다.
청아한 그 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그곳을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