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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 Mar 14. 2017

07. 자동차 캠핑여행 시작

자동차 캠핑여행 출발기

45일간의 유럽 일주 시작

그날의 이야기 

7월 3일 일요일 파리,  오늘 우리는 파리를 떠난다. 파리를 떠나기 전날 어디로 갈까 고민을 했다. 슈빙과 논의 끝에 리옹을 거쳐 샤모니를 가기로 결정했다. 샤모니는 알프스에 위치한 산악마을인데 스위스/이탈리아 국경과 인접해 있다. 샤모니는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을 볼 수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과 등산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어쨌든, 우리의 일정은 샤모니에 도착하면 3일 정도 그곳에서 머물다 스위스로 넘어갈 생각이다. 파리를 출발하기 전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렸다. 오늘은 주일이니깐, 45일간의 장기간 자동차 여행인 만큼 안전하게 여행하고 여행지에서 만남의 축복과 하나님과 함께하는 여행이 되길 기도드렸다. 


하나님도 우리와 함께 하시겠지?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자유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만큼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리라 굳게 믿는다.

 

예배를 마친 후 교회서 제공해주는 간단한 식사를 한 후 파리를 출발했다. 이제 유럽의 속살을 만나볼 수 있는 '리얼 유럽여행'이 시작되었다. 나는 차를 몰고 복잡한 파리 시내를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해 달리기 시작했다. 드넓은 프랑스의 평원, 어느 나라든 시골의 풍경은 참 정겹다.


한편으론 프랑스의 고속도로는 정말 길이 잘 닦여 있었다. 프랑스는 국토 대부분이 드넓은 평원지대라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쭉 뻗어 있어 속도를 내기 참 좋았다. 샤모니까지 거리가 매우 멀다. 하루 만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어서 중간에 경유지인 리옹을 거치기로 했다.


그럼에도 파리에서 리옹까지 거리는 대략 500km 이상! 500 km 면 서울 - 부산보다 조금 더 먼 거리다. 갈길은 멀지만 우리는 조급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여행이 주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천천히 가고 싶었다. 



슬로우... 슬로우...


일상생활을 벗어난 여행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은 바로 여유로운 마음이 아닐까?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 그것이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프랑스의 멋진 풍경도 즐기려고 일반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가며 천천히 달렸다. 프랑스 평원을 달리는 이 순간, 진짜 프랑스의 속살을 우리가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우리가 본 프랑스의 풍경 정말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시간이 흘러 5시간을 달렸을까? 어느덧 날은 저물어간다. 오늘 밤은 어디서 보내야 할까? 구글맵을 이용해 캠핑장을 찾아봤다. 유럽은 캠핑장이 참 많다. 대략 1000개가 넘은 캠핑장이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데 산과, 들, 호수, 강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캠핑장은 꼭 있다. 그리고 시설 또한 매우 잘 돼있다.

우리는 가는 증간에 작은 캠핑장을 하나 발견했다. 이곳에서 밤을 보낼까 찾아가 봤지만 사람은 없고 조용하다. 사무실에도 출근한 직원도 없었다. 


아마도 일요일이라 직원이 없는 듯하다. 한국이라면 주말에도 근무하는 직원 한두 명은 꼭 있을 텐데 프랑스는 는 역시 다르네. 결국 우리는 자동차 여행 첫날밤을 캠핑장이 아닌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캠핑하기로 했다.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해 20분을 달리니 고속도로 쉼터 같은 곳이 나왔다. 유럽의 고속도로는 간이쉼터가 잘되어 있다. 장시간 운전하는 운전자를 위한 배려다. 간이쉼터에서 잠깐 쉬면서 슈빙에게 물어봤다. 


나 : 여기 풍경도 좋은데 우리 그냥 여기서 텐트 치고 잘 까요? 

슈빙 : 그럴까요? 화장실과 세면장도 있고... 그럼 여기서 오늘 밤 보내요  

돈도 아낄 수 있고 좋은 거 같아요~ ㅎ


결국 우리는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과감하게 간이쉼터에서 텐트를 쳤다. 숙박비 아낄려고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두려움 없이 이렇게 캠핑하는 커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린 참 자린고비한 부부인거 같다.


텐트를 치고 우리는 텐트 안에 들어갔다. 시간은 밤 10시가 넘었다. 여름날 프랑스의 낮은 매우 길다. 밤 10시가 넘어 그제야 해가졌다. 오늘 밤은 이렇게 잠을 청한다. 그래도 혹시나 누가 우리 텐트를 건드릴까 봐 사실 좀 신경 쓰이긴 했다. 종종 우리 외에 잠깐 쉬기 위해 쉼터에 들르는 차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별다른 터치 없이 그냥 지나갔다. 나중에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처럼 고속도로 휴게소나 쉼터에서 캠핑을 하거나 차숙(자동차 숙박)하는 사람들이 으외로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끔 프랑스 교통경찰이 단속을 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름도 알 수 없는 어느 외딴 시골 고속도로 쉼터에서 그날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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