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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보다 싸게 한 아이슬란드 여행기_08

히치하이킹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던 에피소드이야기

by Doo

첫 번째 받은 도움, 우리를 응원해주는 분들

며칠 전 내 브런치 조회수가 4000을 넘어섰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브런치 앱을 설치하면 내 브런치에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작스러운 조회수 증폭에 의아하게 생각했다.

네이버 블로그라면 내가 정한 검색 키워드에 가끔 운 좋게

노출돼 방문자가 증폭할 수 있지만 브런치는 블로그와 달리

내가 쓴 글을 SNS에 공유하지 않으면 사실상 방문자 유입이 블로그

처럼 갑자기 확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그렀기에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통계를 확인해 봤다. 찬찬히 살펴보니 SNS상에서 유입된

것보다 다른 채널을 통해 방문자가 더 많이 유입이 되었고 그 다른채널은

바로 카카오 채널이었다.


순간, 머릿속에 무엇인가 스쳐지나가고

카카오톡을 실행해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카카오 채널을 확인했다.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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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채널 <맛집. 여행 카테고리>에 나의 글이 버젓이 게시돼 있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전에 쓴 '아이슬란드에서의 캠핑 생활 한 달째'

이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었던 것이다.


아 그래서 조회수가 대폭 증가했구나...

많은 사람들이 내글을 읽었다.


덕분에 이 글을 읽고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며 여행하는 우리에게

평소에 알고 지낸 형님 한분이 고생한다고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여행비까지 후원해 주셨다 ㅠㅠ

(이 글을 빌어 훈이형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캠핑 생활 한 달째' 글 덕분에 많은 분들이 우리를

응원해 주셨다. 이는 여행 막바지에 이른 우리에게 큰용기를 선물해

주었다.


사실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인들의 도움 속에

진행된 여행이었다. 우리에게 캠핑여행비법을 알려주신 이정석 기자님이

우리의 부탁으로 아이슬란드 여행 때 필요한 물품 후원을 알아봐 주셨다.

비록 물품 후원은 아쉽게 불발되었지만 힘껏 알아봐 주신 것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기자님한테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첫 히치를 시도할때 당시


두 번째 받은 도움, 히치하이킹

본격적으로 링로드를 따라 아이슬란드 여행을 시작할 때

우리의 이동 방법은 히치하이킹이었다. 히치하이킹은 도로 위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우며 목적지까지

태워다 줄 운전자를 기다리는 불확실한 이동 방법이다.


아이슬란드는 제법 히치하이킹이 잘되는 국가여서 여름 시즌이 되면

배낭여행자들이 이 방법을 이용해 여행을 다닌다.


히치하이킹은 장점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비용이 안 든다는 것이다.

북미나 유럽, 특히 아이슬란드 같은 물가가 비싼 나라에서는

히치하이킹만큼 교통비를 확실이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나를 태워준 운전자와 소중한 인연과 추억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히치하이킹은 그날의 운에 맡겨야 한다.

얼마나 기다려야할지 알 수 없다. 운이 나쁘면 못 탈 수도 있다.

글을 쓰고 보니 이건 단점이기보다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적인 운명? 인거 같다.

같은 차를 타고 동행했던 헝거리 커플과 함께
요쿨살론까지 우리를 태워다준 니콜라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운이 좋았나 보다.

총 13번의 히치를 시도해서 13번 모두 마음씨 좋은 운전자들을

만나 무사히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첫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던 날이 생각난다.

나는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히치하이킹을 시도해보긴 처음이었다.


과연 히치가 될까? 의문을 품으며 시내를 벗어나 시 외곽으로 나가

1번 도로에서 히치를 시도했다.

(아이슬란드 링로드 투어는 1번 도로에서 시작해 1번 도로로 끝난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쓰인 노트를 펴 들고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우며 하염없이 우리를 태워다 줄 천사 같은 마음을

지닌 운전자를 기다린다.


생판 모르는 우리를 과연 태워줄까?
우리를 태워다 줄 차가 없으면 어떡하지?
내가 이 도로 한 폭 판에서 뭔 짓을 하는 거지?
지금이라도 버스 타고 갈까?
아 솔직히 좀 쪽팔리네;;


히치를 시도하는 동안에 온갖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히치하이킹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차가 언제 잡힐지...

우리를 태워다 줄 차가 있을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40분 후 펼쳐졌다.

진짜 우리를 태워다 줄 차가 멈춘 것이다!! 오 진짜 잡히네?!

우리를 태워준 첫 번째 운전자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이슬란드

아저씨였다. 그는 차를 우리 앞에 멈춰 세우고 우리에게 타라고 한다.

우리는 연신 땡큐! 땡큐! 남발하며 얼른 차에 올라탔다.


조수석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타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를 태워준 아저씨는 우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간단한 대화를 했다.

아저씨는 우리를 셀포스에 내려다 주었다.


차에서 내린 후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였고 아저씨는 우리를

보고 씽긋 웃으며 행운을 빈다고 말하며 유유히 사라졌다.

그렇게 첫 번째 히치하이킹 경험은 성공했다.

우리를 태워다준 미카엘과 그의 가족들 요쿨살론 빙하를 배경으로...

그 아저씨가 말한 행운이 우리에게 왔는지 13번의 차를 얻어 타는

동안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일일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니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을 꼽으면


셀포스에서 우리가 묶을 캠핑장까지 태워다 준

어떤 아주머니와 그녀의 아들


란드만나라우가르갈때 2시간을 기다려도 우리를

태워다 줄 차가 안 잡혀 마음이 불안할 때 기적적으로

우리를 란드까지 태워다 준 아이슬란드 젊은 커플


비크에서 스카프타펠 갈 때 목적지까지 태워다

준 것도 감사한데 중간중간 아이슬란드 명소 등을

가이드까지 해준 미카엘 가족들

(미카엘 덕분에 이탈리아 사람에게 안 좋았던 인식이

바뀌었다.)

우리를 처음으로 태워다준 동양인 운전자 홍콩커플

회픈을 떠나 에이일스타디르 갈 때 우리를 태워다 준

홍콩 커플(우리를 태워다 준 최초의 동양인 운전자였다.)


어쨌든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아무 조건 없이 기꺼이

태워다 주신 모든 운전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생각해보면 도로 위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태워다 주는 마음이 얼마나 큰 선심을 써야 하는지

알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


이분들의 베풀어주는 마음이 있기에 그분들의 선행의

혜택을 받은 우리도 나중에는 우리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받은 만큼, 꼭 베풀고 싶다.

그것이 이번 여행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니깐




*히치하이킹 팁

-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 방향에서 히치 시도

- 자동차가 주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곳에서 해라.

- 곡선코스보다 직선코스에서 (멀리서 운전자에게 히치를 알리고

운전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게 함)

- 1명 혹은 2명까지가 좋다. 그 이상 인원이면 곤란하다.

- 2명의 남자 히치하이커보다 차라리 3명의 여성 히치하이커가

확률이 높다.

-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웃어라.(웃어야 운전자들도 태워줄 마음이 생긴다.)

- 서로를 믿어라(히치란 서로를 믿음으로서 가능한 일이다.)

-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 당당하게 해라.

- 기다려라. 끝까지 기다리는 자가 히치에 성공한다.

- 운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대화를 해라

- 분위기가 좋다면 운전자와 기념사진을 같이 찍거나 이메일,

페이스북 등 공유하는 것도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내가 히치하이커를 태워다 줄 기회가 있으면 꼭 태워주자.

(내가 받은 만큼 어려운 히치하이커들을 외면하지 말자)



히치하이킹은 분명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인생에 한 번은 해볼 만한

도전이다. 당신의 여행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참 아쉬운 건 우리를 태워다 준 13명의 운전자 중

12명이 서양인이고 1명만 동양인이었다. (그 동양인은 홍콩인)

여름 시즌 링로드를 따라 히치하이킹을 하다 보면 종종 차를 끌고 여행하는

한국인 들도 보게 되는데 아쉽게도 히치하어커들을 외면하고 갈 때가 많이 있다.

뭐 사정상 태워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분명 여유가 되는 한국인 여행자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자동차가 작아 우리가 탈 수 있을까? 하는 상황에도 어떻게든 우리를

태워다 줄려고 짐 정리하고 자리까지 확보해주는 서양인들을 보면

참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글을 읽는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한국인 여행자분들께 부탁을 한다면

거의 대부분 차를 렌트해서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것입니다.

특히 여름 시즌에는 운전을 하다가 종종 히치하이커를 볼 수 있을 텐데

자리가 여유가 되면 한 번쯤이라도 어려운 히치하이커들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어를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희도 영어를 잘 못하지만 충분히 해냈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분명 당신에게 그리고 그 히치하이커에게 좋은

추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여행지에서 베푸는 마음, 당신의 여행을

더욱더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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