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가 보드 타고 강림 하신 그곳, 세이디스피오르드
영화 <월터 미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가 아이슬란드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은 아마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영화 대부분은 아이슬란드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영화 중반부에서 월터가 보드를 타고 시원스레 꼬불꼬불한 내리막 도로를 내려오는 장면이 있다. 멋진 풍경과 광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 장면은 바로 에이일스타디르에서 세이디스피오르드로 이어지는 93번 도로 위에서 촬영되었다.
<월터 미티>는 내 인생에 기억에 남을 명작이었다. 영화 후반부에서 나오는 명대사도 그렇거니와 이 영화를 통해 아이슬란드를 알게 됐으며 아이슬란드 여행 동기를 만들어준 영화였다. 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는 지역을 꼭 여행하고 싶었고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던 그곳 세이디스피오르드를 찾게 되었다.
아이슬란드 가장 동쪽 끝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인 이곳은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마을이다. 피오르드라는 특수한 자연환경 덕분에 일찍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휴양지인데 영화 덕분에 동양인(한국인 포함)들에게도 알려져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세이디스피오르드의 가장 멋진 장소를 추천한다면 나는 아무래도 영화의 주요 촬영지였던 93번 도로 꼬불꼬불 내리막길의 시작점인 전망대를 추천할 것이다. 이 전망대에서 오르면 세이디스피오르드 주변풍경이 한눈에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마을에서 걸어서 2시간 걸리고, 차 타고 올라가면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우리 부부는 아시다시피 돈을 아껴야 하기에 그리고 도보여행이 컨셉이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걸어서 올라갔다. 2시간을 땀 흘려 올라간 결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전망대에 다다른 우리 눈 앞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고 시원한 바람은 우리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식혀줬다.
<영화 월터미티의 주인공 월터가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
워낙 환상적인 뷰포인트 전망대라 지나가는 운전자들도 잠시 차를 멈춰 시원하게 펼쳐진 세이디스피오르드를 감상하곤 한다. 가족들 혹은 지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다. 우리역시 마찬가지로 사진도 찍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에 담아두며 흘러가는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별로 한게 없는거 같은데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월터가 보드를 타고 내려왔던 그 도로를 우린 걸어서 내려왔다. 영화를 보며 늘 상상하고 동경했던 촬영 장소를 내가 현실에서 직접 오게 되다니! 현장에 있어도 믿겨지질 않았다! 여기서 월터처럼 보드를 타고 내려오면 정말 재미있을것 같지만 아쉽게도 나는 보드를 못 탄다. 그러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보드 대신 자전거를 타고 월터가 내려왔던 이 도로를 시원하게 달려보고 싶은 상상을 하면서 내려왔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간절한 상상은 언젠가 현실이 된다고 '
Iceland, 세이디스피오르드, 2017.07 PHOTO BY ⓒJ.YOUNG D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