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다 싸게 한 아이슬란드 여행기_마지막 편

37일간 아이슬란드 여행을 끝내며

by Doo


아이슬란드 가장 동쪽 끝 세이디스피오르드 까지 다녀오고 나서 우리는 비행기 편으로 레이캬비크에 도착했다. 우리는 한 달 넘게 히치하이킹과 캠핑으로 여행을 했다. 사실 조금은 지친다. 세이디스피오르드 까지 왔을 때 우리는 이제 남은 여행루트를 선택해야 했다. 이대로 북쪽 아퀴레이리를 경유해 링로드 일주를 완성하느냐 아니면 여기서 일정을 마무리 짓고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느냐 결국 링로드 일주는 완성하지는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 법도 하겠지만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다. 링로드 따라 일주하는 것보다 우리는 그저 캠핑을 하며 아이슬란드를 자체를 즐기는 것에 더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다.

신비한 자연을 가진 외계행성

사실 아이슬란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제법 생소한 여행지이다. 몇 해 전 방영된 TV 영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여행지중 하나지만 유럽, 일본, 동남아 비하면 찾는 사람도 적고, 여행자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국내서 한 번에 아이슬란드를 가는 비행기가 없다. 그래서 아이슬란드는 유럽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오로라와 태초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슬란드는 한국인들에게 '신비한 자연을 가진 외계행성'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가서 보니 아이슬란드 자연환경은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지구 같지 않은 외계행성의 풍경의 이미지가 딱 들어맞았다.


우리가 히치하이킹으로만 여행을 했던 사연

아이슬란드를 히치하이킹과 캠핑만으로 여행한다는 건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애초에 이런 여행을 계획했던 솔직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에서다. 250만 원의 여행자금으로 두 명이서 한 달 이상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품으면서 우리의 모든 관심은 어떻게 하면 물가 비싼 나라에서 적은 돈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 였다. 아이슬란드에 관해 공부를 하고 여행 세마니도 다녀오고 방법을 찾던 중 히치하이킹과 캠핑여행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히치하이킹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강은경 작가님을 만나고 나서다. 이분을 작년 봄, 여행세미나 때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50대 나이에 여자의 몸으로 혼자서 2달 동안 히치하이킹으로만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대단하신 분이다.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 [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 출판하셨고 그날 강은경 작가님과 아이슬란드 여행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는 작가님의 리얼했던 여행 경험이 녹아든 책을 구입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히치하이킹으로 여행을 해야겠다 결정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부부 여행자로선 사실상 최초?(현재까지 우리밖에 없는 걸로 안다. 혹 있으면 을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로 히치하이킹 여행을 시도했고, 고생 끝에 결국 성공했다. 아마도 앞으로 우리처럼 부부가 히치하이킹으로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는 커플은 적어도 국내서는 당분간 잘 안 나올 듯하다. 이런 면에서 우린 선구자? 적 역할을 한 여행자라는 착각을 한 번쯤 해보게 된다. 뭐 아니어도 기분은 좋다. 어쨌든 참 기분 좋은 착각이다.


'제주도보다 싸게 한 아이슬란드 여행기' 제목이 탄생한 사연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정석이 형님이 있다. 이 형님은 캠핑과 트레킹을 매우 좋아하시는 전직 여행전문기자 출신이다. 우리도 형님 덕분에 캠핑 세계 입문하게 되기도 했다. 여행이 끝나고 을지로에서 정석이 형님 부부를 만났다. 맥주 한잔 하며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형님은 진짜 하드코어로 여행했다고 놀라시면서 제주도보다 싸게 여행을 한 거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한 달 동안 체류비용으로 2인이 250만 원이면 제주도보다 저렴하게 다녀온 건 확실한 거 같다. 요즘 제주도 물가가 많이 비싸지지 않았나? 하여튼 그 말에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기 제목을 '제주도보다 싸게 한 아이슬란드 여행기' 란 주제로 지금까지 17편의 글을 올렸다.


여행을 통해 받은 도움의 손길, 이젠 우리가 베풀어야 할 차례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반년 동안 여행기를 지지부진하게 써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먹고사느라 정신없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한동안 계속 안고 가야 할 문제인 듯하다. 우리 같은 보헤미안 부부가 아니어도 이 땅에 발 붙이며 사는 동안 먹고사는 문제는 항상 따라다니는 필연적 존재다. 이 문제는 사실 해결 방법이 간단하다.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살면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다. 그런데 우리는 간단해 보이는 방법임에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심을 비우고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 많이 깨닫는다. 문득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든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함께 걷는 길' 주제를 가지고 도전하 마지막 여행지였다. 37일 동안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을 무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진행된 여행이다. 도로 한복판에서 우리를 아무 조건 없이 태워준 운전자들, 우리에게 음식을 나눠준 아이슬란드 사람들, 우리의 여행기를 읽고 고생한다며 먹는 거라도 잘 먹으라며 여행비를 후원해주신 훈희형까지... 우리는 이분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왜 이분들은 우리에게 아무 조건 없이 도움을 주었을까? 여행이 끝나고 며칠 후, 여행비를 후원해 주신 훈희형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점심을 대접했다. 나는 형에게 빚진 돈을 갚으려고 했다. 그러자 훈희형이 거절하면서 하는 말씀이 '나한테 갚지 말고 앞으로 너와 비슷한 사람들 만나면 내가 도움을 준 것처럼 너도 그들에게 도움을 줘 그게 갚는 길이야' 훈희형은 이 말은 내 가슴속에 깊이 새겨짐과 동시에 베푸는 삶이 무엇일까? 새로운 과제를 받게 되었다. 내가 빚진 마음을 간직한 채 앞으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렇게 나 또한 베풀어야겠지? 내가 받은 만큼 베푸는 것, 그것이 빚을 갚고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사실 고생한 추억이 더 많았지만 언젠가 다시 찾을 그날이 오겠지? 왜냐고? 아직 오로라를 보지 못했다.


우리가 여행한 여름에는 백야현상이라 오로라를

볼 수가 없다는게 함정이였다!


아이슬란드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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