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가는 길
2016년 12월 1일 아침,
스쿠터 여행을 준비한 우리 부부는 치앙마이에서 한달살이 하는 동안 우리의 아지트였던 마테 하우스를 출발했다. 이번 여행은 작은 스쿠터를 타고 가야 하기에 짐을 모두 가져갈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내 배낭에 우리 부부의 최소한의 짐만 챙기고 나머지 짐들은 마테 하우스에 맡겨놓았다. 여행이 끝나는 3주 뒤 다시 치앙마이로 복귀해 찾아갈 예정이다.
우리를 실은 스쿠터는 치앙마이 시내를 부드럽게 빠져나왔다. 오늘 여행 첫날 목적지는 '치앙라이'다
구글맵 길 찾기 기능을 통해 치앙라이까지 200km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km라... 나는 이동시간을 대략 5시간으로 예상했다. 우리 부부는 스쿠터로 장거리를 달려야 하기에 1시간 주행, 10분 휴식을 기본원칙으로 했다. 단거리 주행에 적합한 스쿠터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스쿠터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행 중에 스쿠터가 퍼지기라도 하면 매우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하기에 예방차원에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안전 차원에서 이 원칙을 기본으로 삼아 이동을 했다.
대략 이번 스쿠터 여행의 루트는 이렇다.
치앙마이 - 치앙라이 - 메살롱 - 메싸이 - 골든 트라이앵글 - 치앙콩 - 푸치파 - 난 - 치앙칸 -
수코타이 - 치앙마이
태국 북부를 한 바퀴 도는 3000km 여정
이제 125cc 스쿠터를 타고 3000km를 달려야 한다. 우리의 애마가 되어줄 스쿠터 안전하게 잘 달릴 수 있겠지? 뭐 전적으로 안전운전하는 나의 몫에 달려있다.
치앙마이를 벗어나니 시골 풍경이 펼쳐졌다. 잠시 후 산속을 통과하는 1차선 왕복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으이곡 주행한 지 1시간이 훌쩍 넘었다. 첫 번째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재정비를 한 뒤 다시 출발했다. 구글 네비를 보니 치앙라이까지 아직 4시간을 더 가야 한다. 두 번째 코스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산속 길이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경사가 제법 있다. 이런 도로에서는 천천히 서행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게 우리가 선택한 스쿠터는 125cc 치고 힘이 좋다. 오르막길 구간도 무난하게 올라간다. 만약 110cc 스쿠터였다면 우리 부부와 짐을 싣고 오르막길을 못 올라갔을 거다.
빠이에서 110cc 스쿠터를 타고 다녔던 경험이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 성능좋은 스쿠터가 필수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다행히 125cc 혼다 스쿠터를 발견해 선택했고 이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말썽 부리지 않고 거뜬하게 우리 여행의 발이 돼주었다.
한참을 달리니 왕복 1차선이던 도로가 넓어졌다. 산속구간을 거의 다 통과했다는 의미다. 넓어진 도로를 마음껏 달리던 중 시간을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지났다. 잠깐 스쿠터를 세우고 구글맵을 확인했다. 10분을 더 가면 온천이 나온다. 그곳에 도착해 보니 유황냄새가 풀풀 풍기는 온천관광지였다. 흡사 우리나라 관광지 같은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다. 이곳에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사들고 점심을 해결했다. 편의점은 스쿠터 여행기간 동안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주유소와 같이 있는 편의점도 많이 있어 부족한 연료를 채워 넣을 수 있는 환성적인 곳이었다.
만약 태국에 편의점이 없었다면 아마도 스쿠터 타고 여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치앙라기까지 남은 시간 2시간 30분! 100km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힘차게 엑셀을 당기면서 출발을 했다. 라이딩하며 맞는 시원한 바람은 더위를 식혀주었고, 태국의 시골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는데 우리의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예쁜 카페를 하나 발견했다. 우리는 이 카페에서 금일 주행의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시원한 라떼한잔이 얼마나 달콤한지 10분만 쉰다는 걸 20분 동안 휴식을 취하다 어슬렁거리며 출발했다. 1시간 주행 10분 휴식이 기본이지만 가끔 1시간 훌쩍 넘겨 주행할 때도 있고, 30분 넘게 쉴 때도 있다. 어차피 우리는 시간에 쫓기지 않은 마음 내키는 대로 시간 조율하는 여행자 부부 아니던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1시간을 달렸다. 어느새 우리는 치앙라이에 도착했다.
어서와 치앙라이는 처음이지? 그렇게 우리 부부는 3000km 넘는
스쿠터 여행의 첫날 일정을 무사히 소화했다.
전날 미리 예약한 치앙라이 중심가에 자리 잡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부부는 여행비를 절약하기 위해 도미토리룸을 선택했다. 잠깐 쉬다 그날 저녁 치앙라이 시내 구경할 겸 저녁 먹기 위해 마실 나왔다. 때마침 야시장도 하고 있어 야시장을 구경했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며 그날 밤을 보냈다. 우리는 다음날 일정을 생각해 일찍 들어와 잠을 청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치앙라이를 출발하기 앞서 오전에는 치앙라이에 가장 유명한 백색사원을 찾았다. 온통 흰색으로 칠 해져 있어 백색사원 불리는데 이곳 현지 사람들도 '왓룽쿤(백색사원)'이라 불린다. 백색사원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미가 돋보이고 수많은 거울 조각들이 햇빛에 반짝거려 사원을 더욱더 하얗게 빛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백색사원 들어가는 다리 밑에 설치된 조각들인데 지옥에 빠진 인간들이 살려달라며 손을 뻗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백색사원은 치앙라이 출신 예술가인 Chalermchai kositpipat 디자인했다. 흰색 석고와 유리조각을 주재료로 사용했는데 흰색은 부처의 순결을 의미하고, 유리는 부처의 가르침을 상징한다고 한다.
입장료는 50밧이며, 애완견 출입은 안되고, 복장 차림에 유의해야 하며 사원 내부에 들어갈 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흰색의 영롱한 빛깔을 내뿜는 백색사원. 만약 당신이 치앙라이를 간다면 꼭 한번 둘러보길 추천한다.
우리나라도 도시를 벗어나 지방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자동차들이 옆에서 쌩쌩 달리지 않는가? 태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안전 차원에서 최대한 가장자리에 붙어 주행을 했다. 그럼 차들이 알아서 비켜간다. 그래도 가끔 넓은 도로가 나타나면 아예 한 차선을 먹고 달린다. 차들은 마찬가지로 다른 차선을 통해 지나간다. 이것이 스쿠터를 안전하게 주행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적정 안전속도는 시외에서 60km 시내에선 30km 가 안전속도다. 우리의 생명을 지켜줄 안전도구 중 헬멧은 가장 기본이자 필수인 안전도구다. 헬멧은 단단하고 얼굴에 잘 맞는 걸로 선택하고 라이딩할 때 얼굴을 보호해줄 투명 가림막이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이 투명 가림막이 있는 것이 좋은 게 주행하다 보면 바람과 이물질, 특히 갑자기 날아드는 벌레와의 충돌에서 내 얼굴을 보호해준다. 나는 주행 도중 종종 벌레들이 내 얼굴과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가림막이 나의 얼굴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