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쌀롱, 멀고도 험했던 그 길

태국 소수민족 마을 탐방

by Doo

메쌀롱은?

백색사원을 둘러보고 치앙라이를 떠난 우리 부부, 그다음 우리의 행선지는 메쌀롱이다.

메쌀롱. 아마 대부분 처음 들어본 여행지일 것이다. 태국 메쌀롱은 국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오지마을이며 치앙라이주 북쪽 산악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 대부분 태국 소수민족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국 화교들도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은 국민당(옛 중화민국, 지금의 대만)의 후손들로서 지난 국공내전 당시 마오쩌둥의 공산당에 패해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1949년, 결국 중국은 공산화되고 오갈 데가 없어진 이들은 메쌀롱을 비롯한 국경마을 곳곳에 흩어져 살게 되었고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정착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분위기가 태국 속 중국 풍문 화가 섞여있는 것이 메쌀롱의 분위기다.


멀고도 험했던 메쌀롱 찾아가는 길

메쌀롱은 해발고도 1000m 넘는 깊은 산중에 있어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 치앙라이를 떠나 처음 2시간은

평탄한 도로를 달렸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가 우리 앞에 나타나가 시작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비포장 도로 비율이 점점 높아져 갔다. 이쯤 오니 우리가 현지인들만 사는 지역에 들어섰구나 느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오직 구글맵을 의지해 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내 실수로 길을 착각해 엉뚱한 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예기치 못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좁은 길을 따라 가파른 언덕길을 넘어 여기가 어딘지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가 없다. 스쿠터가 비포장길을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래 달렸더니 엔진이 무척 뜨겁다. 엔진이 퍼지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다. 그래서 일단 어딘지도 모르는 깊은 산속 길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바람이 우리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 시원하게 씻겨준다.


사람조차 다니지 않은 이길,

우리가 맞게 가고 있나 의구심이 들었다.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해진다.


서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스쿠터에 시동을 걸고 정차 없이 비포장길을 달린다. 길이 험해서 천천히 가야 한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 작은 마을에 들어섰다.


이름 모를 이 마을은 때 묻지 않은 시골마을 같다. 닭들이 뛰어다니고, 동네 똥개들은 우리를 경계하는 눈초리로 보고 있다. 동네 아이들이 우리 부부를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지나가던 마을 주민에게 메쌀롱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다. 물론 이곳은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기에 메쌀롱이라는 단어와 바디랭귀지로 소통했다. 언어는 안 통해도 우리가 메쌀롱을 찾아가는 외국인이라는 것을 짐작한 마을 주민은 이쪽 길로 가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넘어지고, 깨지고, 고생 고생해서 도착한 메쌀롱

감사의 인사를 한 후,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마을 주민이 알려준 길은 너무 험했다. 가파른 내리막길인데 스쿠터를 타고 내려가는 것 자체가 위험할 정도로 몹시 험한 길이었다. 그런데 현지인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길을 스쿠터로 잘만 내려가고 올라간다. 이방인인 우리가 보기에 놀라운 운전실력이다.


조심해서 내려왔더니 이번에는 생각지도 못한 계곡이 우리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대체 이 계곡을 어떻게 통과하는 거지? 난감해할 때 때마침 반대편 방향에서 한 마을 주민이 오토바이를 타고 물이 얕고 평편한 곳을 찾아 유유히 계곡을 통과한다. 그것을 본 우리도 그대로 현지인이 앞서 건넜던 길을 따라 무사히 계곡을 건넜다. 이제 한숨을 돌리나 싶었다. 그런데 진정한 고비가 드디어 우리 앞에 닥쳐왔다.


경사가 무려 45도에 이르는 가파른 급경사 길인데 어떻게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무리를 하고야 말았다. 최대한 엔진 출력을 높이며 엑셀을 급하게 당겼더니 스쿠터는 내가 손쓸 틈도 없이 앞으로 튕겨져 나갔고 나는 꽈당!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내 뒤에 탔던 와이프는 순간 위험한 상황을 예감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뛰어내렸고 나도 별다른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 천만다행이다. 휴...


우리는 넘어진 스쿠터를 간신히 세우고 스쿠터 상태를 살폈다. 아무래도 렌트한 놈이라서 깨지거나 고장 나면 우리가 변상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다행히도 넘어진 방향 손잡이와 백미러만 살짝 긁혔다. 일단은 배낭과 두 사람 태우고 급경사 언덕길을 통과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먼저 스쿠터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다. 확실히 무거운 짐이 덜어지니 스쿠터는 힘차게 급경사 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다시 뛰어 내려가 배낭을 메고 와이프를 데리고 올라갔다. 하지만 오르막 구간 비탈길은 끝난 건 아니었다. 우리는 스쿠터에 몸을 싣고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10분쯤 올라가니 어느 마을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여기가 메쌀롱인가?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에게 물어봤고 우리가 드디어 메쌀롱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치앙라이를 출발한 지 만 7시간 만이었다.


공터에서 캠핑을 하며 메쌀롱에서 첫날밤을 보내다.


고생 끝에 도착한 메쌀롱 하지만 해가 지고 어둠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했다. 일단 오늘 밤을 보낼 캠핑장소를 찾기로 했다. 마침 시장 근처에 커다란 공터를 발견했다. 여러모로 이 공터가 오늘 밤 캠핑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어 텐트를 쳤다. 어느덧 시간은 밤 9시 가리킨다. 밤은 점점 깊어져 마을의 불빛은 하나둘씩 꺼져간다. 깜깜한 밤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피곤했던 오늘 하루,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준비한 침낭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질 않는다. 드넓은 공터에 우리 텐트만 덩그러니 있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 지나가는 사람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 등등 쉽사리 잠을 청하기 어려운 밤이다. 혹시라도 인기척이라도 나면 텐트 문을 살짝 열고 밖을 응시하지만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쉽게 잠들기 힘들 것 같다. 이 공터는 사실 캠핑장은 아니어서 우리만 있는 이 밤이 무섭다.


아침이 오면 우리가 지낼 안전한 캠핑장을 찾아야겠다. 그렇게 뜬눈으로 새벽까지 뒤척이다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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