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언제나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바다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며칠 전 설 연휴를 맞이해서 강릉을 다녀왔다. 지난 2월 1일 와이프의 생일이기도 했다. 우리 부부는 서로의 생일이 되면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간다. 작년 나의 생일 땐 홍콩을 그리고 이번 와이프의 생일 땐 강릉을,
2박 3일 동안 강릉여행은 핵심은 겨울바다였다.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강릉의 해안가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겨울바다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다. 경포대, 안목해변을 방문했는데 특히 가장 아름다웠던 바닷가는 강릉에서 20분 떨어진 주문진의 해변가였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바다를 배경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던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주문진 해변가다. 그 해변가를 따라 방파제들이 있고, 겨울바다의 거친 파도가 방파제를 덮칠 듯 말 듯 몰아치는 아찔한 상황에서 드라마의 명장면은 그렇게 멋지게 완성됐다.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며 주문진 해변가는 커플들의 명소가 됐다. 전국에 수많은 커플들이 강릉여행 오면 꼭 반드시 이곳을 들려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사진 촬영을 한다. 드라마속 촬영장소인 그 방파제에는 오늘도 수많은 공유와 김고은들이 저마다의 사랑을 확인하고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너울성 파도가 몰려와 방파제를 덮칠라 해도 굴하지 않고 사랑을 만들어 간다.
어떤 거친 파도가 몰려와도 우리 사랑 이대로
무너지지 않으리 다짐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겨울바다만의 독특한 색감과 낭만 때문이다. 특히 해 질 녘 맑은 날 겨울바다의 색감은 너무나 이쁘다. 내가 포토샵으로 이 색감을 인위적으로 만드려고 해도 절대로 만들 수가 없는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색감을 겨울바다는 선물해주기 때문이다.
이 색감과 바다에서 나오는 분위를 글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이것은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겨울바다의 낭만이다. 보랏빛이 감도는 하늘과 푸른 바다 빛깔이 어우러진 색감. 정녕 자연이 만든 이 아름다운 낭만은 어떻게 인간의 글로 설명할수 있고 이 독특한 색감을 어떻게 카메라로 완벽하게 담아낼수 있단 말인가? 세상 가장 좋은 카메라여도 이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담아낼수 없다. 신이 주신 우리의 두눈만이 겨울바다의 아름다움을 가장 완벽하게 담아낼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두눈을 주신 신께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겨울바다는 몰아치는 파도 느낌이 다르다. 사계절 언제나 똑같은 파도이지만 그 느낌은 분명 다르다. 거칠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것은 쓸쓸함과 연약함이 함께 묻어난다. 마치 나를 두고 어딜 가시나요? 외치는 파도소리 같다. 그렇게 파도는 거칠게 오면서도 내면의 연역함을 동시에 보이는 묘한 이중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거칠던 파도도 제법 잔잔해진다. 이제 짙은 어둠이 오기 전까지 20여분의 시간 동안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잔잔하면서도 고요하다. 이렇게 소름끼치게 고요한 겨울바다를 본적 있는가? 느껴본 적 있는가? 겨울바다의 고요함은 복잡하던 나의 마음속까지 일순간 고요하게 만든다.
그 고요한 바다 한가운데 외로히 서 있던 등대 하나가 불빛을 비춘다.
등대의 불빛은 긴긴 어두움 속에 한줄기 희망처럼, 다시 솟아오를 내일의 태양 대신할 것이다.
그렇게 등대는 고요한 밤바다의 한줄기 희망이 될 것이다.
Write & Photo by Ju young doo
2019.02 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