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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 May 17. 2017

한국만큼 좋은 데가 어디에 있겠어?

여행하다 보면 한국만큼 편한 데는 또 없는 것 같아요.

비정상회담에서 고정 게스트 한 명의 말이 생각난다. "선진국에서는 동남아는 물가는 훨씬 더 저렴하지만 생활수준, IT나 인터넷 등 공공인프라의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물가는 조금 저렴하지만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들의 입장에선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진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라고 칭하기도 애매한 곳에 살고 있는 우리로썬 동남아에 간다면 저렴한 값으로 식사며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다. 여행에서 그 두 가지가 얼마나 큰 부분인가!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날에 불쾌한 일이 있었다. 기분은 찝찝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새벽 5시경 텅 빈 하노이의 거리로 나가야 했다. 며칠 뒤 묵을 호스텔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날이 아직 밝지 않았지만 바닥에 아주 통통하고 큰 쥐 한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봤다. 선명하게 보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 여기며 빠르게 지나쳤지만 놀란 내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호스텔 1층 로비로 들어가서 배낭을 내려놓고 잠깐 바 의자에 읹았다. 내 주변으로 아주 자그마한 아기 고양이 세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 그것까진 그렇다 쳐도 고양이가 바퀴벌레는 잡으려고 껑충껑충 뛰어다니고 있었다. 쥐랑 바퀴벌레라니... 여기는 매일 아침 조식을 만들고 먹는 장소가 아니던가!!!!!!!!!!!



과연 내가 다음 날 아침에 조식을 먹을 수 있을까. 결벽증 없는 나지만 아무래도 꺼림칙함은 없앨 수 없었다. 이미 동남아 몇 번 다녀봤잖아? 새삼스럽게 왜 이런지 자신에게 되물었다. 그렇지, 동남아에서 호스텔에 묵는 것은 처음이구나. 그 날은 내가 몰랐던 동남아시아의 모습을 만난 것이다. 


영국 런던의 어두침침한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그랬다. 승강장에 서있으면 열차가 빠르게 달려오면 마치 나와 부딪힐 것만 같이 느껴졌다. '스크린 도어'가 없어서 마음만 먹으면 선로로 내려갈 수 있었다. 열차 내부도 어두침침하니 이게 바로 '런던 st'같기는 했지만 한국이 훨씬 더 잘 갖춰져 있음을 실감했다. 제시간에 출도착 하지 않는 교통수단과 쓰레기로 범벅이 되어있는 도로 때로는 너무 비싼 밥 값 등 물가 등 다양한 곳들을 갈 때마다 



'한국이 참 편하긴 해'





지금껏 한국에서 살아왔고, 특히 서울이라는 수도의 특성상 꽤 많은 부분을 당연히 누려왔단 것을 알았다. 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지금껏 그 방식대로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낯섦을 넘어서 편안함에 이를 만큼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내가 불편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나만의 의견일 수도 있다. 그 나라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현지인에게는 아무런 감흥도 없을 수도 있고 몇몇은 유용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내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겪는 불편함을 알고 있으니, 

지금 내 환경에 더 감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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