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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로이 Sep 01. 2022

Chungking Express (1994)

내 청춘의 영화

 번을 봤는데도  때마다 새롭다. ‘동사서독찍던   시간이 생겨  23 동안 설렁설렁 촬영한 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때마다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디테일을 확인하다 보면, 이거 대충 찍은 영화가 아닌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항간의 소문대로 정말 대충 찍었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온 거라면 왕가위는 그냥 천재인 거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영화를 보는 동안 온전히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음악 때문일 수도, 배우들의 연기(이 영화 속 왕페이는 영화 역사상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닐까?) 때문일 수도, 특유의 색채감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봤던 시기가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이리라.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들만의 청춘영화가 따로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는 ‘중경삼림’(이랑 ‘청춘스케치’랑 ‘비포 선라이즈’랑... 생각해 보니 많군...)이다. 이 영화를 볼 때만 느낄 수 있는 어떤 아련함과 묘한 행복감 같은 게 있다. (너무 자주 보다 보면 언젠가는 질릴 수도 있겠지만) ‘중경삼림’의 이 기묘한 효과만큼은 그 유효기간이 천년만년이기를! 그래서 칠순에도 팔순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아련한 행복감에 젖어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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