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끼치는 집단 광기
문화혁명 시기에 중국에 살았다면 아마 난 돌아버렸을 거다. 장이모우의 ‘인생’과 첸 카이거의 ‘패왕별희’를 연이어 보면서 날 가장 소름 끼치게 만든 건 문화혁명 시기의 파시즘과 그에 중독된 집단 광기다. 여간해서는 요즘 난 SNS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2022년의 한국에서도 문화혁명의 잔재 비슷한 걸 느끼기 때문이다. 조금만 정치적 의견을 피력해도 죽자고 달려드는 페친들이 일부 있다. 소중한 삶을 이들과 싸우는 데 낭비하고 싶지 않아 애초부터 피하려는 심산인 거다. 목소리 큰 소수의 강경파들이 대다수를 침묵케 한다. 이들이 댓글 테러, 문자 폭탄 등으로 자행하는 마녀사냥은 꽤 효과적이어서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민심보다 극렬 지지자들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현실이다. ‘패왕별희’ 마지막 부분의 인민재판 장면에서 데이와 쥬산을 배신하는(혹은 배신할 수밖에 없는?) 샬로의 모습에서 요즘 정치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더라. 그냥 온전히 나대로 살 수만 있는 세상만 되어도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