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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로이 Sep 06. 2022

Happy Together (1997)

Let’s start over again

25 만에 다시 봤다. 너무 오래전에 봐서(라기보다는 아마도  머리가 나빠서) 줄거리는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봤던 대학교 2학년 시절의 그날 밤은 기억난다. 당시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극장 개봉이  됐는데 학생회에서  영화를 틀어줬다. 그것도 야외에서. 삼민광장이었는지 학생회관  농구장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봤던  느낌만은 생생하다. (하지만 오늘은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봤군요. 왠지 슬프네요.)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영화를 보며 ‘, 나도 언젠가 이과수 폭포에 가고 싶다 막연히 생각했던  기억난다. 그때의 막연한 바람은 10   현실이 됐다. 거대한 이과수 폭포를 코앞에서 느끼고 배를 타고  차가운 폭포수를 맞아본 적이 있다.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거대한 폭포가 압도적인 기세를 자랑하며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 영화를 최애 영화로 꼽는 클로에 자오 감독은 편집을 시작하기 전 의식(ritual)처럼 이 영화를 본다고 한다.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장국영의 대사 한 마디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Let’s start ov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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