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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24. 2021

겨울에 떠나는 강원도
‘강릉’ 그리고 ‘평창’

강릉은 핫한 도시다.
새로운 사람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공간이 가꾼다.
덕분에 갈 때 마다 새롭고 매번 가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여전히 아름다운
안목해변


속초에서 한 시간여 떨어진 강릉은 속초보다 훨씬 크고, 그만큼 많은 해변을 품고 있다. 안목해변, 강문해변, 소돌해변 등 해안선을 따라 저마다 특색 있는 해변들이 이어진다. 안목해변은 그 중에서도 카페 거리로 유명하다. 특히, 지금 같은 계절엔 카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강문해변


커피 한 잔씩 마시며 일행들과 다 함께 바다를 바라보니 천국이 따로 없달까. 마음이 내키면 강문해변에서 안목해변까지 트래킹도 가능하다. 솔 숲을 따라 걷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는 누군가의 설명에, 다음에 오면 다 같이 트래킹을 해보자고 입을 모은다.  


강문해변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안목해변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14번길 20-1



아빠와 딸이 외양간 자리에 만든 공간,
갤러리 소집


이렇게 작은 시골 마을에 갤러리라니! 멀리서 작은 갤러리가 보이자 설레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지역 방송국 카메라 감독이셨고, 저는 방송작가였어요. 어느 날 함께 강원도를 여행하며 아버지는 사진을 찍고 저는 글을 엮어서 책을 썼죠. 그게 계기가 되어 함께 뭔가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두 사람은 2019년 봄에 갤러리 소집을 열었다. 기와집의 외양간이었다가 창고처럼 방치된 자그마한 건물이 근사한 갤러리로 변모했다.



일행이 방문했을 때는 마침 아버지인 고종환 사진가가 강릉을 테마로 작업한 사진 전시가 한창이었다. “평소에는 주로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열어요. 대관료를 낮추어 데뷔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도 새로운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고 싶어요”라고 딸 고기은 작가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갤러리 안 미니 카페에서는 2,000~3,000원의 가격에 음료를 사 마실 수 있다. 바로 옆 건물인 기와집은 ‘소집 글방’으로 운영되는데 소모임용으로 대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소집

주소: 강원 강릉시 공항길 30번길 5
영업시간: 13:00~18:00, 월요일 휴관
전화: 0507-1345-1018
인스타: storysozip



내 손으로 만들어 보는 술,
강릉 브루어리 바이 현


강릉에도 강릉을 대표하는 양조장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강릉 브루어리 바이 현은 여행자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엄지를 치켜 올리는 곳이다.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막걸리와 맥주를 맛볼 수 있고 직접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 특히 방탄소년단이 찾아와 맥주 만들기 체험을 하고 간 뒤로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양조장 주인장인 김상현 대표와 함께 막걸리 만들기를 시작했다. 고두밥에 물을 붓고 조물조물 주물러 잘 섞이도록 하는 데만 꽤 힘이 들어간다. “잘 섞인 상태로 통에 담아 집에 가져가서 서늘한 곳에 두고 발효가 끝나면 한 달간 숙성했다가 마시면 됩니다”라는 김대표의 말에 벌써 어떤 맛일지 기대가 부푼다.



김대표는 평소 혼자 맥주와 막걸리를 만든다고 한다. “술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손을 많이 타서 함부로 사람을 들일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고집이 대단하다. 열심히 막걸리를 만든 여행자들을 위해 그는 여러 가지 맥주와 막걸리를 내준다. 마치 화이트 와인 같은 산미가 느껴지는 ‘강릉 막걸리’가 가장 인상적이다. “강릉 쌀인 오륜미를 사용해 만드는데 막걸리 보다 맑고 신맛이 있어서 화이트 와인 같은 풍미가 납니다.” 쌉쌀하고 새콤한 맛이 좋아서 계속 마시다 보니 어느새 얼굴이 붉어진다.

강릉브루어리 바이 현

주소: 강원 강릉시 율곡초교길11번길 9
전화: 033-655-1357
영업시간: 17:00~23:30, 일요일 휴무
인스타: gangneung_brewery



 비빔밥 한 그릇도 전통 체험이 되는 곳,
한국 전통 음식 체험관 정강원


이대로 서울로 돌아가기 아쉬워 들른 곳은 평창에 있는 ‘한국 전통 음식 체험관 정강원’이다. 너른 한옥의 솟을대문을 지나니 수 백여 개의 장독이 늘어선 장관이 펼쳐진다. 정강원은 한식 전문가 조정강 선생이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사재를 털어 지은 곳이다.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고 한복 체험도 할 수 있으며 숙소로 쓰이는 온돌방에 묵을 수도 있다.



마치 거대한 작품 같은 장독대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난 후 비빔밥 체험에 들어갔다. 조정강 선생의 가족이 나와서 비빔밥 만들기 시연을 하는데 그 모습이 범상치 않다. 잡곡밥이 담긴 커다란 목기에 고사리, 곤드레, 곰취, 호박, 무나물, 가지, 표고버섯 등의 나물을 얹고 달걀지단으로 꽃의 수술과 암술 같은 장식을 더해 ‘꽃 비빔밥’을 만든다. “감자, 양파, 파, 호박, 오이, 가지 등의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장도 모두 직접 담급니다.”라는 설명에서 정성이 듬뿍 느껴진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비벼서 오목한 그릇에 담아준 비빔밥이 너무 맛있어서 두 그릇을 뚝딱 비웠다.



정강원을 떠나는 길, 어둑하게 해가 저무는 한옥의 선들이 고아하기 그지없다. 강원도가 내어준 공간과 음식은 강원도 특유의 멋과 맛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듯하다.

정강원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주소: 강원 평창군 용평면 금당계곡로 2010-13
영업시간: 09:00~19:00 명절 휴무
전화: 033-333-1011



차현희 순두부 청국장



강릉의 명물 음식 중 하나는 초당 순두부다. ‘초당’은 허균, 허난설헌의 부친 허엽의 호(號)다. 허엽이 서민들의 생계를 위해 두부 만들기를 권한 것이 초당 순두부의 시초라 전해지고 있다. 초당 순두부는 바닷물 간수로 고소한 것이 특징! 그중에서도 ‘차현희 순두부 청국장’은 이름 그대로 청국장으로 맛을 낸 순두부 전골을 판다. 구수하고 진한 맛이 매력적이며, 바로 옆 카페에서 파는 순두부 젤라또도 별미다.


순두부 젤라또

차현희순두부청국장

주소: 강원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96
영업시간: 매일 07:30~20:00, 브레이크타임 16:00~17:00
전화: 033-653-0811


여행정보: 테한민국 테마여행 10선 https://ktourtop10.kr  



 글·사진 나보영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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