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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Dec 07. 2021

마카오를 ‘완벽’하게 여행하는 방법

마카오 여행은 걸어야만 비로소 보인다.
곳곳에 녹아든 포르투갈의 문화를 찾아,
가장 완벽한 마카오 여행을 제안한다.
 

고즈넉한 마카오의 어느 골목


마카오는 작다. 서울의 한 지역구만 한 크기다. 그래서 ‘볼 것이 그리 많지 않고, 짧게 쉬고 가기 좋은 여행지’라는 편견이 항상 따라붙곤 한다. 마카오에 대한 이런 편견은 사실 ‘호캉스’에만 해당한다. 여행일 경우, 말이 달라진다.


마카오의 골목에는 파스텔톤 색감이 가득하다


마카오는 크게 4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위부터 마카오 반도, 타이파, 코타이, 콜로안. ‘마카오 여행’하면 떠오르는 휘황찬란한 이미지는 대부분 코타이 스트립의 모습이다. 코타이 스트립은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 바다를 매립해서 만든 인공 공간이다. 콜로안과 타이파, 이 섬들의 앞글자를 따 ‘코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마카오 반도의 풍경


코타이에는 포시즌스, 갤럭시, JW메리어트, 리츠칼튼 등 고급 호텔을 시작으로 카지노, 쇼핑센터, 온갖 유흥 거리가 밀집되어 있다. 밤이면 에펠탑이 반짝이고 베네치아를 닮은 쇼핑몰에 감미로운 세레나데가 울려 퍼진다. 이토록 화려한 밤도 물론 매력적인 마카오지만, 따스한 낮에 나서는 골목 산책이야말로 진정한 마카오 여행의 재미다. 마카오를 ‘완벽’하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카오 반도를 걸어봐야 한다.



시의회 건물, 릴 세나도 빌딩
Leal Senado

 
마카오 반도 산책의 시작점인 릴 세나도 빌딩은 세나도 광장 초입에 위치한다. 마카오에 위치한 대부분의 호텔은 셔틀버스를 공짜로 운영하기 때문에 세나도 광장 초입까지는 누구나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마카오 골목산책의 시작점, 릴 세나도 빌딩


릴 세나도 빌딩은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시의회 건물이다. 1784년에 건축된 포르투갈풍 건물로써, 현재 마카오 특별 행정구 행정청 및 의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 여행객들에게는 일부 공개를 하고 있으니, 내관 정원으로 향하는 길을 둘러보면 좋다.


Municipal Affairs Bureau

163 Av. de Almeida Ribeiro, 마카오




마카오의 중심, 세나도 광장
Senado Square


세나도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타일에 주목해야 한다. 1918년 포르투갈인들의 식민지배가 끝나고 마카오를 중국으로 반환할 당시, 포르투갈에서 들여온 돌을 깔아 만든 타일입니다. 물결무늬의 모자이크 노면이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뿜어낸다.


포르투갈풍 타일이 가득 깔려 있는 세나도 광장


포르투갈식 물결무늬 모자이크 타일은 깔사다(Calcada)라고 부른다. 파스텔톤 건물과 어우러져 “중국 속의 작은 유럽”이라는 마카오의 칭호에 자연스레 수긍하게 된다.


세나도 광장에 위치한 분수


세나도 광장 분수 안의 교황 자오선은 스페인과 프로투갈 식민지 쟁탈전 당시 중재의 의미로 세워진 것으로, 일종의 기준점이 되었다고 한다. 세나도 광장 골목 사이사이로 작은 정원들이 가득하다.




노란색 성당, 성 도미니크 성당
St. Dominic's Church


노란 외관의 성 도미니크 성당은 도미니크 수도회가 16세기 세운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1997년 새롭게 복구돼 현재의 모습으로 마카오 중심을 지키고 있다.


노란 파스텔톤, 성 도미니크 성당
성 도미니크 성당의 내부 모습


1587년 마카오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으로써 그 가치는 이미 증명되었으며, 건물 외관의 아름다움 덕분에 마카오 인기 포토스폿으로 자리 잡았다. 노란빛과 초록색 창문, 내관에는 포르투갈 왕가의 문장으로 장식된 천장을 볼 수 있다.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음료나 음식물은 절대 반입 금지다.


성 도미니크 성당

마카오Tv. de São Domingos, &號 板樟堂前地




안가면 섭섭한, 성 바울 성당 유적
Ruinas De S Paulo


마카오의 대표 스폿, 성 바울 성당의 유적


마카오 세계 유산 중 가장 눈에 익숙한 성 바울 성당. 중국 최초의 교회 건축물이다. 아시아에 파견할 선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아시아 최초 유럽식 대학인 성 바울 대학의 일부였으며 1580년 지어진 이 성당은 순차적으로 훼손되다 1835년 의문의 화재로 건물의 앙상한 뼈대만을 남기고 모두 재로 변했다. 현재는 남쪽 외벽과 66개의 계단만 남아있다. 건물 뒤쪽에는 성당 터가 있으며, 철제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 볼 수 있다.


성 바울 성당의 남쪽 외벽
건물 뒤쪽에는 성당 터가 남아있다


성바울성당

마카오 Ruinas de S. Paulo




마카오의 연남동, 성 라자루 성당
St. Lazarus Church


성 러자루스 성당은 1570년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구호 목적으로 만들어진 성당이다. 한센병은 일명 나병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과거 나병 환자들이 이곳에 거주하던 시기에는 도시 외곽에 위치했었으나 1947년 콜로안으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성 라자루 성당에서 바라본 동네
성 라자루 성당의 외관


현재 볼 수 있는 성 라자루의 외관은 1885년에 설립되었다. 마카오의 어느 성당들처럼 채색이 화려하지 않아 단순해 보일 수 있어도, 성당에 서려 있는 시간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진가를 느껴볼 수 있는 장소다.


성 라자루 지구의 한적한 하루


성 라자루 성당 근방은 성 라자루 지구가 조성되어 있는데 마카오에서 가장 포르투갈의 향기를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아름다운 색감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사방 곳곳 젊은 인디 작가들의 작품과 트렌디한 소품숍이 가득하다. 근방이 전부 복합 예술공간이다. 빠른 이해를 위해 예를 쉽게 들자면 홍대 연남동 같은 분위기. 사람이 매일 붐비는 세나도 광장으로부터 거리가 있어, 비교적 한산한 편인 것도 매력 포인트다.


성 라자루스 성당

Adro de São Lazaro, 마카오




민트색 감성, 성 미구엘 성당
St. Michaels Chapel and Cemetery


가톨릭 공동묘지와 붙어있는 성 미구엘 성당. 1875년에 건축되었는데 현재까지 아름다움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덕분에 마카오에서 가장 잘 관리된 건물 중 하나로도 손꼽히며, 건물 외벽이 온통 민트색으로 덮여 있다.


성 미구엘 성당의 외관
민트색 가득한 성 미구엘 성당


하얀색 포인트 덕분에 더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주변이 조용하다. 내부로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에 부서진 햇빛이 쏟아진다. 그야말로 마카오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공간.


1875년도에 건축된 성 미구엘 성당
성 미구엘 성당 앞에는 성 미구엘 공동묘지가 있다


St. Michael the Archangel Cemetery

Beco do Alm. Costa Cabral, 마카오




마카오 최고의 전망대,
펜하성당 Our Lady of Penha


펜하성당은 마카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성당이다. 오르는 길이 쉽지 않으니, 습하고 더운 날에는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


펜하성당의 외관


이곳은 1622년 네덜란드 해군의 포격에 살아남은 포르투갈 선원들과 승객이 합심하여 만든 성당이다. 이후 마카오의 가톨릭 포교에 한몫을 하다가, 이후 허물어져 1935년에 재건되었다. 종탑의 지붕을 자세히보면 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종탑은 세계를 뒤져도 찾기 힘든 양식이라고 한다.

1년에 딱 한 번, 포르투갈 성모 마리아 축제일인 5월13일에만 미사를 하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중국 본토까지 내다보인다. 펜하성당 산 아래쪽으로는 마카오 버벌리 힐스라고 불리는 부촌이 형성되어 있다.


펜하성당에는 큰 규모의 분수가 있다


작은 마카오에는 이토록 거대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많이 서두른다면 반나절이면 충분할 코스지만,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천천히 음미하며 걸어보길 바란다. 그 뜨겁던 마카오의 햇빛이 어느새 차분한 따뜻함으로 바뀔 때, 화려한 마카오 이면의 모습에 빠져들 게 될 것이다.


마카오 최고의 뷰 맛집, 펜하성당


펜하성당

마카오 Hilltop of Penha Hill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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