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국내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Dec 14. 2021

마포 마을여행,
연남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람처럼 자유롭고 유연하게
연남동 골목 사이사이를 탐험했다.
 


 연남, 바람 불어 좋은 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 경의선 숲길 → 푸하하크림빵 → 느린우체통 & 기사식당거리 → 연남방앗간 → 봉트리살롱 → 연남 다국적 카페거리 → 툭툭누들타이 → 책크인 → 연남 세모길 & 연남아파트 → 가르니르


추천코스: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연남 세모길 가르니르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




철길에 글자가 스며들기까지
경의선 숲길


경의선 숲길에 젊은 바람이 분다. ‘경의선’은 경성의 ‘경’, 신의주의 ‘의’를 따서 불린 이름이다. 1950년 남북이 분단되며 경의선은 용산과 신의주를 잇지 못하게 되었고, 그렇게 반쪽짜리 철길로 남게 되었다. 이후 2016년, 철길은 숲길로 변모했다.



숲길에는 젊은이들의 생기가 깃들었고, 다양한 문화가 버무려지기 시작했다. 골목마다 멋스러운 카페는 물론이고 공방, 소품 숍이 가득 들어찼다. 그렇게 버려진 철길은 시민들의 문화 산책로로 재탄생했다. 경의선 숲길에는 다양한 구간이 있는데, 젊은 바람을 느끼기에는 연남동 구간이 제격이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로부터 연남사거리까지, 조금 더 걸어 연남 세모길의 매력도 함께 소개한다.


경의선숲길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웃음이 나오는 맛
푸하하크림빵


산책의 시작은 언제나 달콤하게. 연남동을 거닐다 보면 벤치에 앉아 입 주변 가득 크림빵을 머금은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푸하하크림빵은 달콤함과 짭짤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소금 크림빵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일명 단짠단짠. 이토록 완벽한 밸런스는 크림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풍미를 한층 더 살려준다. 가게 이름이 ‘푸하하’인 이유는 많이 직관적이다. 빵에 크림이 워낙 많이 들어 있어, 한 입 메어 물면 크림이 빵 밖으로 튀어나와 ‘푸하하’ 웃게 된다는 의미.



다양한 맛이 있다. 소금 크림빵, 리얼딸기 크림빵, 말차 크림빵, 그릭 요거트 크림빵, 말차팥 크림빵, 단팥 크림빵, 총 6가지 맛. 가게 내부에서는 오로지 포장만 가능한데, 큰 문제는 아니다. 근방이 전부 공원이라 벤치가 가득하다.
 

푸하하크림빵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19길 22-25
영업시간: 매일 09:00~22:00
전화: 02 333 6003



세월 그리고 느림
느린우체통 & 기사식당거리


연남동 기사식당거리는 1970년대 후반부터 택시기사들의 쉼터 역할을 자처해왔다. 덕분에 음식점들이 기본적으로 3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세월과 인내가 만든 맛은 언제나 견고하다.



이곳이 기사식당거리로 자리 잡게 된 계기가 재밌다. 과거 연남동은 철길 탓에 개발이 워낙 늦었었단다. 그래서 굴다리 밑으로 간신히 차가 한 대 지날 수 있을 정도로 교통량이 적었고, 인적도 무척 드물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택시기사들이 식사시간 동안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던 곳이란다. 덕분에 1970년부터 1980년까지 ‘연남동 기사식당’은 서울 택시기사라면 누구나 엄지를 치켜드는 거리였다고 한다.



지금은 ‘젊음’의 바람이 주변을 한껏 휘감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아주 오래된 기사 식당 바로 앞쪽으로 카페가 가득가득하다. 기사식당거리로 가기 전 사거리 우체통이 하나 놓여있다. 느린 우체통이다. 주변 편의점에서 편지를 사서 이 우체통에 넣으면 설날과 추석마다 수거해 배송해 준다. 우편이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년. 느림의 미학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다.



고소한 향기
연남방앗간


‘방앗간’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참기름과 들기름의 고소한 냄새. 실제로 연남방앗간에서도 그 냄새가 난다. 연남방앗간은 ‘어반플레이’에서 운영하는 ‘창작자를 위한 편집상점’이다. 어반플레이는 ‘도시의 복잡한 이슈를 유쾌한 놀이로 풀어보자는 뜻을 담은 공간’을 꾸미는 문화 마케팅 기업이다. ‘방앗간’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참기름을 판매하고, 참깨를 이용한 다양한 식음료를 선보인다.



외관이 그저 흔한 붉은 벽돌 주택 느낌인지라 쉽사리 지나칠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엔티크한 느낌과 트랜디한 감성이 공존한다. 연남동 특유의 감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추천 메뉴는 아이스 참깨 라떼와 레몬 마들렌. 아인슈페너의 맛인데 훨씬 고소하고 풍미가 깊다. 시큼한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지하로 내려가면 다양한 팝업 스토어가 수시로 운영되니, 꼭 한 번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연남방앗간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29길 34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전화: 070 4200 2200



  공방거리의 실세
봉트리살롱


봉트리살롱은 연남동 공방거리에 위치한 바느질 공방이다. 연남동 공방거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공방과 편집숍이 가득 모인 공간이다.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벽화들이 그려져 있으며, 젊은 예술인의 수공예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는 아쉽게도 점점 골목이 비어가고 있는 추세다. 봉트리살롱은 굳건히 공방골목을 지켜내고 있다. 봉트리살롱 주인장은 무려 15년이 넘는 공방경력을 지닌 실력자다. 취미반부터 원데이 클래스까지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며, 공간 대여도 가능하다.



봉트리살롱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6길 29
전화: 02 335 5578



한 곳에서 만나는 세계
연남 다국적 카페거리


연남 다국적 카페거리에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콩카페’를 기점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한다. 부드러운 수플레 케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도쿄 수플레’, 태국 음식을 판매하는 ‘소이연남’과 ‘툭툭누들타이’, 베트남 반미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반미프엉’ 등 한 골목에서 각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반미프엉
카페레이어드 연남점


그중 ‘카페레이어드 연남점’은 젊은 층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다. 내부는 마치 영국이 떠오르는 듯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며 다양한 맛의 스콘과 케이크가 가득하다. 바로 옆에는 ‘연남동 223-14’라는 카페가 자리한다. 내부가 마치 2D 애니메이션에 들어온 듯한 환상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들도 한국에 들려 꼭 인증숏 한 장씩 남기고 가는 명소다.


반미프엉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29길 20 1, 2, 3층


카페레이어드 연남점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61-4



진정한 태국의 맛
툭툭누들타이


서울에서 진짜 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 툭툭누들타이가 제격이다. 툭툭누들타이는 연남동을 지금처럼 핫한 동네로 만든 장본인이다. 2011년 동진시장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태국 음식점이 2016년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한 이후에도 여전히 단골과 외부인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툭툭누들타이의 강점은 무엇보다 재료에 있다. ‘제대로 된’ 태국음식을 선보이고 싶던 주인장은 파파야, 레몬그라스 등 태국 현지 식재료 유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국내 열대 농산지를 찾아 나섰다고. 덕분에 똠얌꿍, 쌀국수, 쏨땀 등 메뉴 하나하나에 ‘진짜’ 태국이 담겼다. 태국에 온 것만 같은 인테리어와 플레이팅은 기본이다.



툭툭누들타이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61-8
영업시간: 월~금요일 11:30~22:00(브레이크 타임 15:30~17:00), 토~일요일 11:30~22:00(브레이크 타임 없음)
전화: 0507 1400 5130



여행은 책크인부터
책크인


책크인은 과거 2016년 3월에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여행사 ‘고앤두트래블’을 운영하며 여행책방을 꿈꿔왔던 ‘고윤경 대표’의 책방이다. 여행사에서 일할 당시 여행에 대한 영감을 주는 책방 같은 공간을 항상 꿈꿔왔다고 한다.



보통 여행은 항공과 호텔, 체크인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책을 구입해 읽는 것으로부터 여행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책크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작은 아지트 같은 느낌이 가득하다. 독서를 하며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와인도 함께 판매한다.



책크인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9 2층
영업시간: 매일 13:00~19:00(월요일 휴무)
전화: 010 6786 2803



헌 것 줄게, 새집 다오
연남 세모길 & 연남아파트


연남 세모길은 과거 저층 60여 가구가 모여있던 곳이다. 경의선 숲길과 연남동 끝자락, 가좌역에 걸쳐있는 삼각형 모양 골목이라 ‘세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후되고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재탄생되었다. 현재는 경의선 숲길의 나무, 골목길, 예술가의 공간과 건축물이 함께 어우러져, 흡사 작은 유럽풍 마을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남아파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연남아파트는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경호원들의 숙소로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말 오래된 집인만큼 내부에서 그 특징을 엿볼 수 있는데, 집안 화장실이 거실보다 높은 형태를 가진 아파트다. 과거 ‘연탄’을 사용할 때 지어진 아파트의 특성이다.


연남아파트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23길 54



골목에 피어나는 향기
가르니르


가르니르는 문학작품을 향으로 전해주는 곳이다. 가르니르는 불어로 ‘채우다, 점유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전문학 작품 속 인물들과 주제를 재해석한 향을 선보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안나 카레리나>, <오만과 편견> 등 다양한 문학작품이 조향사 김용진 대표의 손을 거쳐 향수로 탈바꿈되었다.



가르니르 김용진 대표는 연남동 골목이 좋아 골목골목 돌아다니다가 경의선 숲길 따라 끝까지 걸었고, 지금의 이 공간을 발견하게 되어 ‘가르니르’를 런칭했다고 한다. 한적한 연남 세모길을 향기롭게 만드는 주역이다.



가르니르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7길 71
영업시간: 수~토요일 12:30~20:00, 일요일 15:00~20:00, 월~화요일 휴무
전화: 0507 1323 8757



마포 마을여행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 곳곳에 서린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도보여행입니다. 전문적인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 설명과 재미있는 골목 스토리텔링을 여행에 곁들입니다. 알고 봐서 더욱 풍성했던 마포 마을여행을 <트래비>가 여러분들에게 생생히 전달합니다.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3월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www.mapo.go.kr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마포구청

매거진의 이전글 시골 마을 박물관에 숨겨진, 커다란 울림을 주는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