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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Dec 14. 2021

마포 마을여행,
아현, 흔적, 더듬다

아현동에는 과거와 현재가 흐른다.
아현의 흔적과 오늘을 두 발로 더듬어봤다.


  아현, 흔적, 더듬다

아현역 4번 출구 → 아현시장 → 아현동 간장게장 → 서활인서 터 → 선통물천 표지석 →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 성 니콜라스 성당 → 애오개역 4번 출구


추천코스: 아현역 4번 출구에서 애오개역 4번 출구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



아현동 그리고 애오개


아현동의 또 다른 이름은 ‘애오개’다. 이곳은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서울의 주요한 ‘서민 거주지’였다. 충정로에서 마포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아현동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 고개는 ‘아이처럼 작다는 의미’에서 아이고개 혹은 애고개라고 불리었고, 이를 한자식으로 표기하면 ‘아현’이 되는 것이다. 낡은 기와집 뒤에 솟은 최신식 아파트, 높은 빌딩 뒤에 숨은 작은 세탁소와 동네 슈퍼. 최근 아현동에는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중이다. 그래서 매일 낯선 곳이 되어간다. 있던 것이 없어지고,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아현동에는 여전히 오랜 동네만이 가진 감성이 남아있다. 사라져가는 아현의 흔적을 더듬었다.



전통시장의 매력
아현시장


아현시장은 아담한 규모를 가진 아현동의 전통시장이다. 동네 시장치고는 나름 한산한 편이다. 전통시장의 묘미는 역시 구경이다. 마땅히 사야 할 것이 없어도, 돌아다니다 보면 양손 가득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있게 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살짝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며 지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아현시장의 세월을 쫓아본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아현시장의 역사는 꽤 길다. 1930년대 북아현동의 굴레방 다리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좌판들이 1960년대 아현천 주변 공터로 자리를 옮겨 오면서 시장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더 컸으나, 현재 ‘아현 뉴타운 사업’으로 시장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다. 아현시장은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평생 달라지지 않을 것이 하나 있다. 시장인심.
 

아현시장
주소: 서울 마포구 굴레방로 9길 17
전화: 02 364 3600



친절함의 정석
아현동 간장게장


오래된 시장에는 오래된 맛집이 함께하는 법. 아현시장 초입 바로 앞쪽에 위치한 ‘아현동 간장게장’ 같은 곳들. ‘맛’으로만 따진다면 마포 공덕동에 위치한 ‘진미식당’과 견줄 만큼이라는 소문이 가득하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시장답게 착한 가격이다.



꽃게, 돌게로 구성된 간장게장, 양념게장 이외에도 오징어볶음,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다양한 식사류를 판매한다. 아현동 간장게장을 꼭 한 번 들려야 하는 이유 단 한 가지를 뽑자면 맛을 뛰어넘은 친절함. 이처럼 친절한 응대와 서비스는 어디서도 볼 수 없다.



아현동간장게장

주소: 서울 마포구 굴레방로 13
영업시간: 월~금요일 10:00~21:00(브레이크 타임 14:00~17:00), 토요일 10:00~20:30(브레이크 타임 13:30~17: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전화: 02 312 7530



역사의 기억
서활인서 터


아현동 곳곳에는 우리나라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표지석이 놓여있다. 아현중학교 앞에 설치되어 있는 ‘서활인서 터’도 수많은 흔적 중 하나다.



‘활인서’는 조선시대 당시 도성 내 병인을 구료하는 업무를 관장했던 관서다. 쉽게 풀어 설명하면 전염병자를 격리 후 치료하기 위하여 도성 밖에 설치한 의료기관이었던 것. 서활인서는 서소문 밖, 동활인서는 동소문 밖에 위치하였다고 한다. 시민들은 표석을 지나칠 때마다 아현동의 과거를 어루만진다.
 

아현중학교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247



사라진 물길의 기억
선통물천 표지석


‘선통물천’은 1925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인공하천이다. 이름의 유래를 찾아 시대를 더욱 거슬러 오르면 ‘선통물천’은 아현천의 다른 이름이었다. 당시 마포에 모인 여러 물자를 배에 나눠 실은 뒤 아현천을 거슬러 올라가 ‘돈의문(서대문)’ 부근까지 운반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람보다 물건이 먼저 통과하는 물길’이라는 뜻으로 ‘선통물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아현동은 선통물천과 전차의 영향으로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복개 공사로 지금은 그 물길을 볼 수가 없게 되었고, 현재는 표지석으로 그 위치만을 기억하고 있다. 선통물천 표지석은 아현동 일대가 과거 물류 중심지였다는 강력한 ‘증거’다.



약국 속 책방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외관은 평범한 약국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책방이 펼쳐진다. ‘푸른약국’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되는 작은 책방,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이다. 이곳의 역사는 ‘박훌륭’ 약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 안에 책방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좋아하는 것을 가장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 하나로 호기롭게 시작했단다.



책방 안에는 주인이 직접 고른 책들로 가득하다.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작가들의 친필 사인이 있는 책들도 상당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이곳은 읽고 싶었던 책을 직접 만져보고 생각지도 못한 책을 발견할 수 있는 오프라인 책방만의 매력이 톡톡한 곳이다.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90 푸른약국 안
영업시간: 월~금요일 09:00~20:00, 토요일 09:00~15:00, 일요일 휴무



비잔티움 양식
성 니콜라스 성당



고즈넉한 아현동 언덕길, 유독 이국적인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성 니콜라스 대성당’이다. 1903년 러시아 정교회 선교사였던 ‘흐리산프 솃콥스키’가 고종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정동 터(현재 경향신문 사옥)에 세운 성당을 1968년 아현동에 옮겨와 다시 지었다. 울산에 있는 ‘성 디오니시오스 성당’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단 2곳밖에 없는 비잔티움 양식 성당으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울성니콜라스대성당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8길 43



마포 마을여행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 곳곳에 서린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도보여행입니다. 전문적인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 설명과 재미있는 골목 스토리텔링을 여행에 곁들입니다. 알고 봐서 더욱 풍성했던 마포 마을여행을 <트래비>가 여러분들에게 생생히 전달합니다.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3월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www.mapo.go.kr



글·사진 이송은 취재협조 마포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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