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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03. 2022

서울 동네 탐험,
‘동작구’ 가볼만한 곳 4

여행을 한다고 해서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오히려 가까운 곳에서 의외의 명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을 찾아가는 소소하지만 색다른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들의 영웅, 국립서울현충원


어릴 적 한 번쯤은 가보았을 국립서울현충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신 우리나라 제1의 국립묘지이자 호국추모공원이다. 이곳에는 역대 대통령과 임시정부 및 독립유공자를 비롯해 군인과 경찰관, 소방공무원 등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수많은 분들이 잠들어 있다. 우리 겨레의 뿌리와도 같은 공간에 그들이 보여준 숭고한 정신이 함께 깃들어 있다. 현충원은 유가족뿐 아니라 일반인과 견학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1년 365일 연중무휴로 개방한다.



현충원 정문에 들어서면 충성 분수대가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는다. 태극기를 받쳐 든 남녀상과 군인들을 상징하는 6인의 동상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높이 31m 규모의 현충탑과 위패봉안관에는 한국전쟁 전사자들의 위패와 유해가 모셔져 있다. 수많은 묘역들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애국지사와 임시정부 요인 등 순국선열들을 합동으로 추모하는 제단인 충열대에 닿는다. 선열들의 위패를 하나씩 지나쳐가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참배만이 아니라 묘역과 주변이 공원처럼 잘 가꿔져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심 속 숨은 벚꽃 명소로 명성이 자자하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국립서울현충원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현충로 210
문의: 02-748-0114



속이 다 시원하구나! 달마사



국립서울현충원과 맞닿아 있는 서달산 기슭에 자리한 달마사는 1931년에 창건된 도심 속 산사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교구인 조계사의 말사로 언덕 높은 곳까지 차로 오를 수 있어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 않다. 사찰에 들어서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전각들과 한강과 남산이 바라보이는 탁 트인 전망에 놀라게 된다. 서울 한복판에 자연과 도시가 한데 어우러진 절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달마사에는 대웅전과 극락전, 봉안당, 소림굴 등이 자리해 있으며 야외에 석조관세음보살과 마애존불상이 모셔져 있다.



경내를 가로질러 절 뒤편에 이어진 산책로를 올라가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풍경과 만나게 된다. 산 중턱에 조성된 전망대에 서면 달마사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 한강과 서울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붉은빛과 오렌지 빛이 뒤섞인 아름다운 도시의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달마사

주소 : 서울특별시 동작구 서달로 50-26
문의 : 02-813-7425



아니, 이런 곳에 왕가의 묘가? 양녕대군 이제 묘역



조선 시대 성군으로 존경받는 세종대왕의 뒤에는 맏형인 양녕대군이 있다. 양녕대군을 둘러싼 수많은 소문과 비화들은 예나 지금이나 세간의 관심거리이지만 정작 그의 무덤이 서울시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양녕대군이 묻힌 묘역과 사당은 가정집이 밀집해 있는 상도동 주택가에 있다. 이곳은 1972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한동안 출입을 제한했지만 2018년부터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양녕대군 이제 묘역은 왕가의 무덤치고는 다소 소박해 보이지만 봉분을 둘러싼 소나무가 위엄 있게 다가온다. 묘역 주변은 산책로처럼 조성해 여유롭게 다닐 수 있다. 사당에는 양녕대군이 쓴 숭례문 현판 탁본과 ‘후적벽부’를 새긴 오석을 감상할 수 있다. 양녕대군은 당대에 명필가로 이름을 날린 위인이기도 하다. 여러 친필 중에서 특히 초서로 쓴 후적벽부가 일품이다.

양녕대군이제묘역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양녕로 167



여기가 한강 뷰 맛집일세! 효사정 공원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효사정은 조선 시대 건립된 효의 상징으로 불린다. 세종대왕 시기에 우의정을 지낸 노한이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며 지은 정자로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지금 있는 정자는 1993년에 복원한 것이다. 노한은 모친상 후에 시묘를 한 뒤에도 그곳에 효사정을 지어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며 자주 찾았다고 한다.



효사정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한강과 도시가 어우러진 전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강 변에 세워진 정자들 가운데서도 효사정은 예로부터 수려한 경관을 품은 것으로 이름나 수많은 문인들이 이곳의 경치를 찬탄하며 시를 남겼다. 효사정 아래 조성된 공원에는 동작구 출신인 문학가 심훈의 동상이 있다. 한강을 따라 쉴 새 없이 달리는 자동차들과 가로질러 놓인 다리, 고층 빌딩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서울의 변화와 발전을 빠르게 훑게 한다. 밤의 야경 또한 매혹적이어서 늦은 밤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이들을 볼 수 있다.



효사정공원효사정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현충로 55
문의: 02-820-1258



글·사진 정은주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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