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가 일렁이고 고운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진다.
낮에는 서퍼들이 역동적인 물결을 이루고 해 질 녘에는 붉은 노을이 잔잔히 출렁거린다.
해변 그 자체의 매력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더해진
서해안 명소 ‘만리포니아’를 알차게 즐겨보자.
서해안 서핑 메카, 만리포해수욕장
서해안 3대 해변으로 손꼽히는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몇 해 전부터 만리포니아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서해안에서 보기 드물게 서핑 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서핑의 메카인 캘리포니아에 비유해 만리포니아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맑은 바다 위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가르는 모습은 서해안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만리포해수욕장이 서핑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바다 풍경만이 아니라 주변 상권 풍경도 달라졌다. 횟집과 숙박 시설만 늘어서 있던 해수욕장 거리에 서핑 숍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힙한 기운이 더해졌다. 전형적인 옛 해수욕장에서 트렌디한 해변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은 꼭 서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유려한 해안선을 따라 드넓은 해변이 펼쳐져 바닷가 산책을 즐기기 좋다. 또한 물이 맑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 역시 만리포해수욕장의 자랑거리다.
만리포해수욕장
주소: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니아가 한눈에, 만리포전망타워
만리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한눈에 담으려면 만리포전망타워를 이용하자. 해수욕장 남쪽 언덕배기에 자리한 만리포전망타워는 2021년 여름 개장한 신생 명소다. 높이 37.5m이며 전망대 층은 원형 통유리로 이뤄져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내려올 때는 야외 계단을 이용해도 좋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바라보는 전망 또한 특별하다. 단 기상 상황에 따라 계단 개방 여부는 달라진다. 야간에 진행하는 경관 조명과 레이저 쇼도 놓치지 말자.
만리포전망타워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1323-240
환경 보호의 소중함을 깨닫는 공간,
유류피해극복기념관
해수욕장 북쪽 구역에 자리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방문해보자.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와 피해, 극복 과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기념관이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 크레인과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기름이 바다를 뒤덮었다. 이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가 바로 만리포해수욕장이다. 시커먼 기름이 바다와 해변을 삼키자 전국에서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으로 달려가 방제 작업을 벌였다. 수많은 사람이 손수 바다의 기름을 걷어내고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바다는 다시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의 만리포해수욕장을 보면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잠시 시간을 내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방문해보자. 지금 내 눈앞에 존재하는 깨끗한 바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주소: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20
바다를 건너 이국풍 수목원까지, 뭍닭섬 산책로와 천리포수목원
해변 북쪽 끝자락에 볼록 튀어나온 뭍닭섬이 있는데 둘레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됐다. 바다와 송림을 두루 즐기는 산책로로 일부는 해상 인도교로 이뤄져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뭍닭섬 산책로를 따라 만리포해수욕장 옆에 있는 천리포수목원까지 이동 가능하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고(故)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가 설립한 한국 최초의 민간 수목원으로 유명하다.
천리포수목원은 수많은 식물 종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호랑가시나무와 목련 종이 다채롭다. 겨울철이면 호랑가시나무가 붉은 열매를 소복하게 맺어 수목원에 생기가 돈다. 특히 천리포수목원은 바다를 끼고 있어 겨울에도 남다른 운치를 선사한다.
뭍닭섬 산책로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수목원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바다를 눈에 담고 커피 한 잔, 피노카페
만리포해수욕장 곳곳을 돌아다니다 ‘커피 수혈’이 필요한 순간, 찾아갈 만한 카페. 해수욕장 주변에 오션뷰 카페가 몇 있는데 피노카페는 야외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해변을 내다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테라스에 앉아 소나무와 바다,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면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햇살 쨍한 낮 경치도, 노을 물드는 저녁 무렵 전망도 모두 근사하다.
피노카페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2길 184
글·사진 김수진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