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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21. 2022

서산 '용현계곡'에서의
고품격 역사여행

용현계곡은 서산시 동쪽 끝 운산면에 자리하고 있다. 5km의 계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산림이 우거져 여름철 휴양지로 이름 높은 곳이다. 그런 용현계곡에 백제 시대에서 조선말에 이르는 옛 자취가 숨겨져 있다. 서산 아라메길 1-1 코스 구간 내의 계곡을 따라 고품격 역사여행을 떠나 보자.
 


서산아라매길 1-1


강댕이미륵불(0) - 쥐바위·인바위(0.2)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0.3) - 방선암(0.4) - 보원사지터(1.9) - 임도(3.1) - 개심사입구(3.9) - 전망대(4.2) - 전망대입구3거리(5.3) - 용현자연휴양림매표소(7.5) - 보원사지터(8.0) - 용현리주차장(9.0)
 
*서산 아라메길이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의 합성어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지역의 특색을 갖춘 친환경 트레킹 코스로 6구간 10개 코스가 조성돼있다.


서산아라메길1-1코스(솔바람길)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산7-107


용현계곡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용현계곡


백제의 미소
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


마애여래삼존상은 용현계곡 초입에서 650m 지점, 가야산의 수정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개울을 건너 돌계단을 오르면 관리 암자가 나타나고 좁은 문을 통과해 다시 계단을 오르면 절벽 면에 온화한 얼굴의 삼존상을 만날 수 있다.



마애불이란 암벽에 새겨진 불상을 말하며 여래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란 의미로 부처를 뜻하는10가지 이름 중 하나다. 국보 84호이며 공식명칭 ‘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은 백제 후기인 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마애불 중 최고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과 비율은 물론, 일조량을 풍부하게 받도록 방향 배치를 하였으며 10도가 기울어진 암벽에 불상을 새겨 비바람에 정면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했던 점에서 미적, 과학적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애삼존상은 좌측으로부터 ‘제화갈라보살입상’, ‘석가여래입상’, ‘미륵반가사유상’이라 한다. 이들이 품은 미소는 온화하고 자애로워 백제의 미소로 불리며 빛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표정이 달리 보인다. 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9년에 이르러서다.



전문가가 진면목을 알아보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산신령이 양옆에 본처와 후처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라 여겼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서산마애삼존불상
주소: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전화: 041-660-2538



선비의 풍류
방선암


마애삼존불상을 보고 내려와 계곡과 나란한 차도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바위 하나를 만나게 된다. 너무나 평범해서 신경 쓰지 않으면 지나치기에 십상이다. 바위의 이름은 방선암이다.



이곳에서 출생하여 풍기군수와 통정대부, 돈영부도정을 역임한 윤선좌를 비롯 해미 현 내의 선비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전해진다. 바위에는 방선암이란 글자 아래 윤선좌, 한맹유, 홍승권이란 이름이 선명하고 병오라 새겨져 있다. 즉 1846년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보원사지에서의 유적, 유물 탐구


방선암에서 용현계곡의 상류로 1km 올라가면 우측으로 넓은 대지가 나타난다. 통일신라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추측되는 보원사의 절터다. 절터의 규모는 약 4,000 여 평이다.


보원사 당간지주(보물 103호)


절터의 존재는 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밭에서 금동여래입상(현 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이 발견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보원사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작업은 2006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하였고 2015년에는 백제문화재연구원에서 8차 발굴조사를 시행하였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고려 광종 때에는 법인국사 탄문이 파견되었을 정도로 보원사는 큰 절이었다. 조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원사가 상왕산에 있던 것으로 기록 돼있으며 숙종 8년(1682)에 제작된 ‘동여고비’에도 보원사가 표시된 것으로 보아 조선 후기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측한다.



현재 보원사지에는 5개의 보물이 전시돼 있다. 또한, 임시법당이 설치되어 소중한 유물을 보존 관리 중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개울을 건너가면 넓은 절터를 산책하며 발굴된 사찰 건물의 잔해를 포함 그 천년을 넘게 이어온 고찰의 흔적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서산보원사지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지 오층석탑(보물 104호)



통일신라에서 고려초에 이르는 전형적인 석탑의 양식을 갖추고 있다. 목조탑파에서 석조탑파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 졌다. 2단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이 올라 있으나 상륜부에는 긴 철주만 남아있어 아쉽다. 1층 기단에 사자상을 2층 기단에는 불법을 수호하고, 대중을 교화하는 여덟 수호신을 그려 넣었다. 1968년 석탑을 해체 보수할 당시 4층 탑신에서 사리명, 사리내밥, 사리외갑, 납석소탑 등이 발견되었다.


서산보원사지오층석탑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119-1



보원사지법인국사탑(보물105호)



법인국사 탄문의 사리를 안치하기 위해 세운 부도탑이다. 탄문은 974년 국사로 책봉된 후 975년 보원사로 돌아와 입적했다.


서산보원사지법인국사탑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119-1



보원사지 석조 (보물 102호)



통일신라 때의 것으로 추측되는 석조로 길이 3.5m, 너비 1.8m, 높이 0.9m의 크기다. 석조는 사찰에서 물을 담아 두거나 기물을 씻을 때 사용했던 일종의 수조다.
 


보원사 당간지주(보물 103호)



기도나 법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부처나 보살의 은덕을 표시한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는데, 이 깃발을 매달아 두는 깃대를 ‘당간’이라 한다. 그 깃대를 지탱하기 위해 설치한 2개의 받침대가 당간지주다. 현재 남아있는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보원사지법인국사탑비 (보물 106호)



법인국사 탄문의 생애를 기록해 놓은 비석이다. 비몸 높이 230m, 폭 115cm 글자 수가 5,000여 자나 되는 거비다. 987년 세워졌으며 귀부, 비신, 이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대한불교조계종보원사
주소: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192-25
전화: 041-660-2461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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