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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21. 2022

걷다 보니 알겠어.
나 속초 좋아했네

설악산과 속초 해변이 전부가 아니다.
스치듯 돌아보기엔 속초의 매력이 너무 많다.
차에서 내려 여행의 속도를 늦추면 속초가 가까워진다.   


영랑호


신라 화랑도 반한 '영랑호'


속초에는 영랑호와 청초호라는 이름도 예쁜 2개의 호수가 있다. 두 호수 모두 바다로 가는 물길이 막혀 생긴 석호다. 호수 끄트머리는 바다와 이어지는데 풍선 주둥이를 생각하면 쉽다. 잔잔한 호수만 봐도 맘이 편해지는데 바다까지 만났으니 사람이 모이고 여러모로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규모도 제법 크다. 영랑호는 둘레가 8km, 청초호는 둘레가 5km 가량이다. 호수를 돌아보려면 호수마다 각각 최소 2시간은 잡아야 한다.


영랑호 산책길


당연히 걷기 좋게 정비도 해놨다. 전국 어느 곳을 가나 걷기 좋은 길이 있는데 속초에는 10개 코스의 사잇길이 있고 1코스가 영랑호 길이다. 영랑호는 신라시대 화랑인 영랑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영랑이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치고 무술대회가 열리는 지금의 경주로 가는 길에 이 호수를 발견하고 아름다움에 빠져 걸음을 멈추고 오래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영랑호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영랑호수윗길
영랑호수윗길


영랑호는 벚꽃과 일몰로도 유명한데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영랑호 중간을 가로지르는 영랑호수윗길이 2021년 11월 정식으로 개장했다. 이름은 윗길이지만 정확히는 나무 데크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400m 길이의 다리다. 다리 가운데에는 원형 광장이 있어 설악산과 울산바위, 멀리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다. 데크가 호수 수면과 가까워 사진을 찍으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영랑호수윗길 덕분에 시간이 없는 사람은 온 길을 되돌아 걷지 않고도 영랑호의 절반을 돌아볼 수 있다.

영랑호수윗길
주소: 강원 속초시 영랑호반1길 49



보는 재미가 있는 청초호


영랑호와 속초해수욕장 사이에는 청초호가 있다. 청초호길은 7번째 사잇길 코스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엑스포 상징탑이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원점회귀 코스로 아무 곳에서 시작해도 문제가 없다. 영랑호길이 호수를 따라 풍경을 즐기면 걷는 길이라면 도심과 가까운 청초호길은 보다 역동적이다.



호수를 따라 걷다가 호수가 보이지 않는 도로로 살짝 나와 속초수협을 지나 설악대교도 건너고 갯배도 탄다. 오름을 내려오면 마을이 나오고 논밭도 지나는 제주 올레와 느낌이 흡사하다. 올레길처럼 갈림길에는 표지판과 리본이 설치돼 있어 어렵지 않게 코스를 이어갈 수 있다.


청초호
청초정


설악대교에서 내려오면 아바이마을과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무동력선이라는 갯배가 있다. 아바이마을은 1.4 후퇴 때 피난 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피난민들이 정착한 마을이다.

갯배를 타고 청초호와 바다가 이어지는 좁은 물길을 건너면 과거 속초수협 건물을 재생한 갯배st이 눈에 들어온다. 2020년 문을 연 갯배st의 1층은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공방, 소품 상점 등이 있고 2층은 전시홀과 오픈바 등을 갖춘 스타리안이이라는 복합공간이 운영 중이다.



갯배선착장

강원도 속초시 중앙부두길 39


청초호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속초청년몰 갯배ST

강원도 속초시 중앙부두길 24 속초청년몰 갯배ST



보는 재미 먹는 재미, 속초관광수산시장



갯배st이 현대적으로 해석한 문화예술 공간이라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가득한 전통 시장이다. 전국구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닭강정을 비롯해 오징어순대, 대게, 호떡 등의 먹거리가 여행객의 오감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거리 두기 여파로 음식을 포장해 가는 수요가 늘면서 저녁 시간에는 평일에도 맛집마다 제법 긴 줄이 설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 주차는 길 건너 속초 중앙시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하다. 주차 요금은 10분에 200원인데 시장 안 대부분의 상점에서 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2



해장에도 좋은, 속초문어국밥



속초관광수산시장에 있는 국밥집이다. 한우로 우려낸 국밥에 문어 슬라이스를 올려 낸다. 문어가 살짝 얼어 있는 상태로 나오고 샤부샤부처럼 뜨거운 국물에 한 점씩 담가 먹으면 된다. 주말에는 7시, 주중은 8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 해장을 위해 찾는 손님도 많다. 중앙시장 주차장에 주차하면 편하고 식당에서 주차권을 챙겨 준다.

속초문어국밥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43



베트남 쌀국수, 매자식당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멀지 않은 동명동에도 맛집이 많다. 동해 일출을 가장 먼저 맞는 동네라는 이름의 동명동에는 매자식당이라는 쌀국수 집이 있다. 한우 갈비와 사태로 우려낸 쌀국수를 판매한다. 생활의 달인에도 소개된 집으로 젊은 고객이 많다. 쌀국수는 고기가 넉넉히 들어가 있고 분짜도 평이 좋다. 국수 가계를 하던 최매자 할머니와 고깃집을 하던 그 할머니의 딸을 이어 고기 육수로 쌀국수를 만드는 손녀가 식당을 열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매자식당
주소: 강원 속초시 번영로105번길 17



베이커리 가루



크림빵 달인으로 방송에 소개된 곳이다. 쫄깃한 빵 속에 하얀 우유 크림이 듬뿍 들어있는 원준이 엉덩이빵이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빵 종류가 다양하다. 바게트 같은 하드 계열 빵도 반응이 좋고 식빵도 잘 구워 낸다. 청초호 호수공원 입구와 가깝다.

베이커리 가루

주소: 강원 속초시 청초호반로 208 1층



체스터톤스 속초


공유 주방


영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부동산 브랜드 체스터톤스가 속초에 진출했다. 객실마다 인덕션과 냉장고, 세탁기 등을 갖추고 있지만 식기류는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요리를 하거나 냄새가 나는 음식을 포장해 먹는다면 공유 주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조리 기구와 오븐, 식기세척기까지 갖추고 있고 주류 반입도 가능하다.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루프탑에 올라가면 청초호와 동해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체스터톤스속초
주소: 강원 속초시 엑스포로 109



글·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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