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맛집과 카페, 앤티크 소품샵, 공방이 모인 밤리단보넷길. 10년 전부터 동화 같은 분위기와 각종 상점이 모여 있는 동네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명실상부 고양시 최고의 핫플로 거듭났다. 곳곳에 감각적인 카페와 이국적인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어 몇 번을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다. 어떤 시간대에 가도 좋은데, 사람이 많아지기 직전인 아침에는 차분한 동네의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많은 곳에 줄을 설 정도로 인파가 늘어나니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미리미리 움직이는 걸 추천한다.
작지만 감각적인
언티크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됐지만 멋진 공간과 맛있는 마들렌으로 주목받고 있는 언티크. 우드톤에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에 일단 눈길이 간다. 영어로만 쓰여 있어 제법 이국적인 느낌도 든다. 마들렌이 가득한 쇼케이스만 봐도 디저트 덕후들은 기쁠 터. 기본 마들렌보다는 다양한 맛을 첨가한 마들렌을 판매하고 있다. 메밀쑥과 갈릭 크림치즈, 커피헤이즐, 군옥수수, 솔티드 초코, 말차, 베리 스트로베리, 바질 레몬 등 여러 맛이 준비돼 있다. 주재료의 특징이 뚜렷하고, 단맛도 강조해 디저트로 딱이다.
여기에 커피를 곁들이면 완벽한 맛의 조합이 완성된다. 안정적인 맛을 선택하고 싶다면 바질 레몬과 베리스트로베리, 솔티드 초코를 추천하며, 한국적인 맛을 기대한다면 메밀쑥과 군옥수수, 갈릭 크림치즈 등이 좋다. 색감도 알록달록해 선물용으로 활용할 만한데, 10구 세트가 준비돼 있으니 특별한 날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
언티크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139 1층 언티크
12시가 되면
히히히
에그타르트는 국내에서 참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간식이다. 동네 빵집에서도, 프랜차이즈 빵집도, 전문점도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도 히히히는 뚜렷한 색채로 많은 사람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12시 오픈에 맞춰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선보이는데, 포르투갈식과 홍콩식 두 가지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바삭하고 달콤한 에그타르트를 찾으면 포르투갈을,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면 홍콩을 선택하면 된다. 각각 먹어보면 특징이 명확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하나씩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매장이 협소해 포장 판매가 주를 이루는데, 음료와 함께 먹는다면 포르투갈식은 에스프레소나 커피를, 홍콩식은 우유 또는 우유가 들어간 음료와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추가로 솔티 카라멜 피낭시에도 판매하고 있다.
히히히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94번길 10 1층
미국 부럽지 않은
밤가시버거
밤리단길에는 식당이 워낙 많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알았던 걸까.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 밤가시버거가 유명하다고 귀띔해줬고, 에디터는 덥석 물었다. 가게에 들어가니 외국인도 여럿 있다.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추천 메뉴인 밤가시 오리지널 버거와 마메리칸 치즈 버거, 머쉬룸 치즈 버거, 쉬림프 버거를 포함해 7개의 버거 메뉴가 있고, 프렌치 프라이즈, 스위트 포테이토 프라이즈, 칠리 치즈 프라이즈 같은 감자 튀김 메뉴가 준비돼 있다.
버거의 경우, 우리밀과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번이 특징이다. 미디움 웰과 웰던의 중간 정도의 굽기로 제공되는 패티는 육향과 육즙이 살아 있고, 채소도 신선해 아삭한 식감이 돋보인다. 밤가시 오리지널 버거는 햄버거의 공식을 충실히 지켰는데, 미국 부럽지 않은 맛이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알맞은 크기라 한 입 크게 먹으면 다양한 맛이 입 안을 채운다. 여기에 바삭한 감자튀김과 바닐라 쉐이크 등을 곁들이면 밤리단길에서 미국 여행까지 한 셈이다.
밤가시버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72번길 46
우아한 공방 카페
조바티커피
밤리단보넷길은 원래 10년 전 보넷을 쓰고 플리마켓을 열었다 해 보넷길로 불린 곳이다. 곳곳에 보넷길 시절의 감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덕분에 공방과 카페가 합쳐진 형태의 가게도 종종 보이는데 조바티커피가 그중 하나다. 가죽으로 만든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우아하게 꾸민 공간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유럽풍의 앤티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공간인데, 작가들이 직접 만든 작은 가방과 액세서리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구매도 가능하다.
음료도 허투루 내지 않는다. 다양한 원두를 사용한 드립 커피를 제공하고, 티와 에이드, 스무디 등의 음료도 준비돼 있다. 또 와플과 크로플, 베이글 등 간단한 음식도 있다.
조바티커피 밤리단길카페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72번길 30-5 1층
밤가시 공원 바라보며
미니타이
가게 근처를 몇 번 지나가다 영업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궁금해서 찾아간 곳이다. 뿌팟퐁커리(1만9,000원),똠양쌀국수(1만원), 텃만꿍(5,500원) 등이 대표 메뉴인 태국 음식점이다. 합리적인 가격도 인기 요소의 하나다. 뿌팟퐁커리를 제외하고는 타이완칠리 볶음밥, 꾸웨이띠오느어(소고기 쌀국수), 팟타이꿍(볶음 쌀국수), 카오팟꿍(새우 볶음밥) 등 식사 메뉴는 1만원 이하다. 요즘 외식 물가와 비교하면 크게 부담 없는 가격이다.
맛도 준수하다. 똠양쌀국수는 매콤 새콤한 국물, 새우, 버섯, 고수 등이 들어간 면요리다. 새콤한 맛이 미각 세포를 깨우고, 매콤한 국물은 한국인 취향에도 딱이다. 여기에 통통한 새우살을 튀겨낸 텃만꿍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적당하다. 바 자리에서 밤가시공원을 바라보며 주말의 여유로운 만끽할 수 있다.
미니타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145번길 1 1층
여행+
근현대사의 흔적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
여유롭고 동화적인 분위기의 밤가시마을에서 근현대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제15대 대통령이자 한국 최초의 노벨평화상(2000년) 수상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관이다. 1998년 2월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거주하던 집(1995년 12월 완공)을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저 기념관은 본채와 별채로 구성돼 있으며, 본채는 원형을 보존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을 삼을 반추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별채의 경우 시민과 더불어 평화·인권·통일을 공유하는 장소로 재구성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직접 썼던 지팡이, 안경, 펜, 의류 등 30종 76개 애장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IMF 극복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세계 경제인과 기업인을 만나 투자를 일군 본채 1층이 기억에 남는다.
김대중 대통령 사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햇살로95번길 34-12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