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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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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25. 2022

세월을 이겨낸 광주의 오래된 식당 3

좋은 식당의 덕목은 맛에 그치지 않는 것 같다. 오랜 세월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을 매개로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공간으로 활용되니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아니면 한 번은 찾길 바라는 광주의 오래된 식당들이다.


월계수식당의 대표 메뉴 ‘삼선볶음밥’


광주인과 함께한 40년
월계수식당


1984년 개업한 월계수식당은 충장로의 터줏대감이다. 벌써 38년이나 됐고, 위치 덕분에 많은 광주인이 이름은 들어봤을 것 같다. 특히, 60~70년 부모님 세대가 대학생일 때도 있던 식당이라 1980~1990년대생도 익숙한 식당이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식당인 셈이다.


충장로의 터줏대감인 월계수식당


대표 메뉴는 삼선볶음밥이다. 중식당의 볶음밥과는 확연히 다른데, 숟가락질을 쉽게 멈추기 힘든 매력이 있다.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맛인데, 수제 비빔양념이 포인트다. 매콤하면서 감칠맛 강한 양념장을 반 수저 또는 한 수저를 덜어 비비면 볶음밥의 고소한 맛과 훌륭한 조화를 보여준다.

가격도 5,500원으로 착한 편인데, 볶음밥으로만 배를 채우려면 곱빼기(6,500원)를 주문하는 게 좋다. 고기, 새우, 치즈 등을 추가할 수 있는데,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기도 하다. 이밖에 옛날 돈까스, 우삼겹 짬뽕, 칼국수, 짬뽕국밥 등이 있다. 생고기를 이용해 큼직하게 튀겨낸 옛날 돈까스도 경양식 전문점 부럽지 않을 정도로 괜찮다.


우삼겹짬뽕, 옛날 돈까스 등도 볶음밥과 함께 먹을 만하다


월계수식당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102-11



돼지갈비가 먹고 싶을 땐
황솔촌


돼지갈비만큼 친근한 외식이 있을까. 달짝지근한 양념과 부드러운 돼지고기, 그리고 흰쌀밥과 된장국이면 한 끼 뚝딱이다. 광주에서는 황솔촌(구 민속촌)이 친숙한 브랜드다. 현재 황솔촌은 상무·충장·수완·운암점 4곳의 매장이 있다.


‘황솔촌’하면 역시 양념돼지갈비가 우선 떠오른다


특히, 충장점이 마치 민속촌 같은 분위기라 친구들과 만날 때나 가족 외식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다. 메뉴는 지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서는 양념돼지갈비가 1순위다. 양념돼지갈비를 시키면 투구처럼 생긴 불판이 나오고, 돼지생갈비를 주문하면 그릴이 나온다. 생갈비보다는 역시 양념돼지갈비다.


새우젓으로 맛을 낸 애호박찌개, 솥밥과 참 잘 어울린다


양념갈비를 먹고, 불사리 추가, 그리고 식사는 쟁반냉면 또는 애호박찌개가 좋겠다. 밥은 공깃밥보다 찰기가 더 살아있는 솥밥을 추천한다. 또 상무점의 경우 점심에만 식사(압력솥밥·비빔냉면·물냉면 중 택1)와 양념돼지갈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갈비정식 등도 준비돼 있다. 샐러드와 채소 무한 리필은 덤이다.


황솔촌 상무점

광주광역시 서구 운천로 143



탕수육으로 증명한 가치
영성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중국집 한 곳 정도는 있을 것 같다. 짬뽕과 짜장, 그리고 탕수육이 생각날 때면 주저하지 않고 갈 수 있는 그런 식당 말이다. 이 때문에 돼지갈비와 마찬가지로 감히 ‘이곳이 최고다’라고 단언하기 힘들다. 동구청 근처에서 오랜 시간 영업하고 있는 영성원은 폭신한 튀김과 두툼한 고기를 장점으로 한 탕수육, 제대로 볶아낸 간짜장 등이 매력적인 식당이다.


폭신한 탕수육이 영성원의 대표 메뉴다
옛 정취가 묻은 영성원의 실내


특히, 큰 그릇을 가득 채운 황금빛 탕수육은 식탁에 등장하자마자 시선을 잡아챈다. 따뜻한 김을 한껏 머금은 탕수육을 베어 먹으면 이 식당의 가치를 인정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가격도 요새 외식 물가 생각하면 비교적 착한 편이다. 마음 가볍게 방문해 탕수육과 간짜장, 볶음밥 혹은 짬뽕이면 2~3명 식사로 적당하다. 참, 짬뽕은 방문할 때마다 약간씩 다른 모양새다. 어떤 날은 순한, 다른 날은 얼큰하기도. 온라인 방문 후기를 봐도 제각각이다. 조금의 주의가 필요하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볶아낸 간짜장도 매력적이다


영성원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82번길 13-7



이제부터 더 친해질
스코트 커피


위 3곳에 비하면 스코트 커피는 이제 막 출발선에 발을 들인 것과 같다. 2017년부터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광주지방법원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다. 이곳의 시그니처 커피는 크림라떼다. 스코트 커피의 에스프레소와 부드러운 생크림이 만나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 음료가 됐다. 수저로 생크림을 떠먹고, 생크림과 커피를 같이 입에 넣기 위해 빨대보다는 잔을 들고 마셔야 한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커피의 고소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음료다.


크림라떼와 오늘의 커피가 대표 메뉴다


평일에는 근무 중 휴식으로, 주말에는 달콤한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곁에 두고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매일 다른 매력을 가진 싱글오리진 커피를 제공하는 오늘의 커피도 훌륭하다. 드립 커피와 같은 방식인 배치브루로 커피를 내린다고. 부드럽고, 커피의 풍부한 향을 느끼기에 적합하다. 이밖에도 수많은 종류의 커피와 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크루아상 샌드위치, 스콘, 뺑오쇼콜라 등의 베이커리 메뉴도 준비하고 있다.


따뜻한 분위기의 스코트 커피. 광주지방법원 앞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스코트 커피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로 73




여행+
무등산 아랫자락
충민사


무등산의 정기를 받은 충민사


무등산 주변에 오래된 사당이 몇 곳 있다. 1985년 완공된 충민사도 그중 하나다. 이곳은 정묘호란 때, 청나라 침략군에 맞서 안주성 싸움에서 전공을 세우고 장렬히 순국한 전상의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 무등산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사당은 수려한 산세를 뽐내고 있다. 경내에는 전상의 장군의 영정과 위패가 봉안된 사당과 수의문, 정렬각, 유물관 등이 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라 지산동 또는 무등산 드라이브, 무등산 둘레길 탐방 중 방문해도 괜찮다. 한적한 사당을 거닐면서 빼어난 풍경을 즐기기 충분하다.


무등산 아랫자락에 있어 빼어난 산세를 즐길 수 있다


참, 충민사 근처에 있는 충장사(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킨 충장공 김덕령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곳)는 보수 공사로 인해 관람이 불가하다. 2023년 1월 25일(예정)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충민사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1050 충민사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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