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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ug 17. 2023

마카오 미식회 '매케니즈'의 모든 것

오직 마카오에서.
세계 유일의 맛, 매케니즈 퀴진.


Mixed seafood rice(Arroz de marisco) 한국인은 밥심! 마카오와 포르투갈의 적절한 조화, 해물밥


매케니즈, 마카오 유일의 맛


‘매케니즈(Macanese Cuisine)’는 오롯이 마카오만의 식문화다. 오랜 시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이자 교역항이었던 역사가 식문화에 스몄다. 사실 마카오는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인도, 넓게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다양한 식문화를 흡수해, 이를 마카오 고유의 맛으로 꽃피워 낸 셈이다. 

각종 향신료(정향, 메이스, 피리피리, 계피 등)는 물론 올리브오일, 바깔라우(말린 대구) 등 유럽의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포르투갈과 중국 광둥성의 요리법도 마카오 스타일로 해석했다. 아시아와 유럽이 혼재된 음식이 많다. 이것이 의외로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다. 근사한 매케니즈 레스토랑(혹은 포르투기스)에 방문하면 전채 요리부터 본식, 디저트까지 음식 종류만 60~70개가 훌쩍 넘는 메뉴판을 마주하게 된다. 


Dried cod fritters(Pataniscas de bacalhau) 바삭하게 튀겨 낸 염장대구 크로켓, Dried cod salad(Salada de bacalahu)산뜻하게 무친 염장대구 샐러드, Char-grilled dried cod (Bacalhau grelhado na brasa) 바깔라우 스테이크, 쫀득함이 일품

Clams(Ameijoas)마카오식 조개찜. 쫄깃한 조갯살 그리고 끝내주는 국물


시작으로는 말린 대구를 럭비공 모양으로 튀긴 바깔라우 프리터(Dried cod fritters, Pataniscas de bacalhau)와 조개찜(Clams, Ameijoas), 돼지 귀 샐러드(Pork ear salad, Salada de orelha de porco) 또는 바깔라우 샐러드를 추천한다. 바깔라우는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를 뜻하는데, 포르투갈을 비롯해 유럽에서 선호하는 식재료다.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인해 마카오에서도 그에 못지않게 다양한 바깔라우 조리법을 구사한다. 샐러드, 튀김, 그라탱, 구이 등 바깔라우 관련 메뉴만 한 장이 족히 넘는다.


Char-grilled beef spare ribs(Entrecosto de vaca grelhado) LA갈비 닮은꼴, 마카오식 바비큐


마카오가 미식 도시인 이유


본식으론 역시 해산물과 고기 그리고 밥을 추천한다. 한국인은 밥심이다. 해산물 육수와 새우, 홍합, 게 등으로 맛을 낸 해물밥(Mixed seafood rice, Arroz de marisco)은 필수로 주문해야 한다. LA갈비와 비슷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소갈비 구이(Char-grilled beef spare ribs, Entrecosto de vaca grelhado)도 식탁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 아프리칸 치킨(Grilled African Chicken, Galinha a Africana)도 빼놓을 수 없다.


Grilled African Chicken(Galinha a Africana) 포르투갈식 닭구이+모잠비크의 피리피리 고추와 땅콩소스, 아프리칸 치킨


아프리칸 치킨은 왜 아프리칸 치킨일까. 이 음식의 모태는 ‘포르투갈식 닭구이’다. 포르투갈식 닭구이는 보통 ‘피리피리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참고로 남아공에서 시작한 패스트푸드점인 ‘난도스(Nando’s)’가 피리피리 소스를 곁들인 포르투갈식 그릴 치킨을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피리피리 소스는 아프리카에서 나는 매운 피리피리 고추에 여러 향신료를 섞어 갈아 만든다. 피리피리 고추가 특히 유명한 곳이 아프리카 모잠비크 공화국이다. 모잠비크 공화국은 오랜 기간 포르투갈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아프리칸 치킨에는 인도의 터치도 녹아들었다. 대항해시대 당시, 포르투갈은 인도의 서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을 식민 통치했기 때문이다. 코코넛 밀크와 커리 향신료도 아프리칸 치킨에 들어간다. 결국 아프리칸 치킨은 포르투갈의 식민지 역사가 하나로 뭉쳐 만든 음식인 셈이다. 매운맛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 매운 치킨과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다.


Oxtail Stew(Rabo de boiguisado) 마카오의 보양 음식, 소꼬리 스튜


매케니즈 음식들은 대체로 샹그리아, 와인, 포르투갈 맥주와 궁합이 좋다. 정리하면 ‘술’과 먹기 좋은 ‘간’이라는 뜻이다. 디저트로는 세라두라(잘게 부순 비스킷이 올라간 크림 푸딩), 캐러멜 에그푸딩이 괜찮고, 에그타르트와 밀크티로 마무리하면 조금 더 든든히 식당을 나설 수 있다. 


Serradura(木糠布丁)달콤한 크림으로 찍는 식사의 마침표


매케니즈 음식이 재밌는 점은 아프리칸 치킨도, 해물밥도, 조개찜도 식당마다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특히 아프리칸 치킨은 바싹 굽기도, 커리를 듬뿍 올리기도 한다. 또 부드럽게 조리한 닭고기 위에 살짝 매콤한 소스를 얹은 내어 주는 스타일도 있다. 해물밥도 마찬가지. 어느 집은 리소토처럼 쌀과 소스가 잘 흡착된 상태로 내어 주는가 하면 어느 집은 우리나라의 국밥처럼 국물이 가득해 마시듯 먹어야 하는 해물밥도 있다. 

결국 ‘매케니즈’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식당마다 다른 스타일을 뽐내고 있으니 다른 식당을 가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맛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마카오는 명실상부 미식 도시다. 맛에 명확한 ‘카테고리’가 있고, 동시에 풍부한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Macanese Restaurant
추천 List

Restaurante Litoral  마카오 반도 & 타이파 
A Lorcha 마카오 반도
Riquexo 마카오 반도
IFT Educational Restaurant 마카오 반도
Restaurante Ali Curry House 마카오 반도
Manuel Cozinha Portuguesa 타이파
Antonio 타이파
O Castico 타이파
Le Cesar Old Taipa  타이파
Espaco Lisboa 콜로안




간식도 남달라요


여행 내내 레스토랑만 다닐 순 없다. 종종 가벼운 식사가 필요하다. 이때 ‘주빠빠오(猪扒包, Pork Chop Bun)’가 완벽한 대안이다. 포르투갈식 돼지고기 샌드위치인 ‘비파나(Bifana)’에서 파생된 음식이다. 빵+고기 조합, 맛은 100% 보장이다.


Pork Chop Bun(猪扒包) 빵+고기=진리, 마카오 국민 패스트푸드, 주빠빠오


주빠빠오 역시 가게마다 맛이 천차만별이다. 어느 가게는 크루아상 사이에 고기를 껴 넣기도 하고, 어느 가게는 파인애플번에 고기를 껴 넣기도 한다. 돼지고기도 집집마다 시즈닝이 각기 다르다. 주의할 점으로는 보통 주빠빠오의 돼지고기는 갈비 부위를 사용한다. 뼈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서 먹는 것이 좋다. 주빠빠오와 찰떡 궁합인 음료는 역시 밀크티다. 단맛이 적어 기름진 입 안을 개운하게 해 준다.


Milk Tea 주빠빠오와 영혼의 단짝, 밀크티


마카오에서 만나는 ‘에그타르트’도 특별하다. 마카오 가까운 홍콩의 경우 에그타르트에 ‘타르트 도우’를 사용한다. 그래서 촉촉하고 쿠키 같은 식감이 느껴진다. 반면 포르투갈의 경우 ‘페이스트리 도우’를 사용한다. 덕분에 좀 더 바삭한 식감이다.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페이스트리 도우를 사용한다. 바삭한 식감은 비슷하고 당도는 훨씬 낮다. 커스터드 크림에서 설탕의 단맛보다는 계란의 풍미가 맛의 주를 이룬다. 덕분에 식사 대용으로 좋다. 시원한 레몬티(氷紅茶, 빙홍차)와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Egg Tart(Pastel de nata) 마카오 하면 역시 에그타르트, 1일 1개는 필수!



Egg Tart
추천 List

Lord Stow’s Bakery 코타이 & 타이파 & 콜로안
Cuppa Coffee 마카오 반도 & 타이파
Magaret’s Cafe e NATA 마카오 반도



Pork Chop Bun & Milk Tea
추천 List

Sei Kee Cafe 마카오 반도 & 타이파
Cafe Chion Chau 마카오 반도
Tai Lei Loi Kei 타이파



글 강화송 기자, 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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