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여행은 명확하다.
갈 곳을 정할 때 고민할 부분이 적다는 의미다.
대표 명소인 보문사를 필두로
석모도 수목원, 민머루해수욕장,
강화석모도미네랄온천이 4대 목적지다.
숙소는 석모도 자연휴양림을 활용하면 된다.
다섯 곳만 활용해도 꽤 알찬 석모도 1박2일 여행이 가능하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좀 더 바쁘게 석모도를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소소한 여행지 3곳을 모았다.
석모도 여행의 시작
대섬
쭉 뻗은 석모대교(1.41km)를 건너 석모도에 진입한다. 한나절 여행에 적합한 드라이브 코스이자 걷기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출발점은 대섬을 볼 수 있는 석포리 선착장. 석모대교를 건너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목적지다. 지금은 운항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흔적은 남아 있다.
석포리 선착장은 석모대교 개통 전,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까지 운항하던 배들이 드나들던 곳이다. 선착장 옆으로는 시장 규모는 작지만 정감 있는 모습의 나룻부리항시장도 있다. 5~6곳의 상점에서 젓갈과 채소(특히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와 속노랑 고구마)를 판매하고, 아침 식사를 해결할 만한 식당도 몇 곳 있다.
선착장에서 보는 바다가 의외로 멋지다. 특히, 대섬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게임 <슈퍼 마리오>의 버섯 모양을 하고 있는 대섬은 나룻부리항시장 뒤쪽의 경치가 돼 준다. 섬 앞으로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 무리도 볼 수 있다. 시장 오른쪽으로 부잔교(어업인 전용, 관광객 사용금지)가 있는데, 이 근처에서 보는 대섬도 놓치지 말자. 대섬은 오전(정오 전까지)이 가장 예쁘다.
대섬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석포리
석모도의 바람길
매음리
석모도에는 16km 길이의 걷기 여행길이 있다. 강화나들길 11코스인 석모도 바람길(보문사가는길)이 주인공이다. 먼저 소개한 나룻부리항시장부터 시작하는 코스로 대부분 평지로 이뤄져 있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길이다.
석모바람길카페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삼산동로 229
매음리는 코스의 1/3 지점에 있으며, 칠면초군락지와 보문선착장 등이 주요 볼거리다. 메인은 아니지만, 잠깐 들러서 쉬었다 가기 좋은 포인트다. 게다가 바다를 곁에 두고 있어서 석모도의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보문선착장은 쉼터 겸 석모도 갯벌을 볼 수 있어 한 번쯤 들르면 좋다. 석모바람길 카페와 식당도 있는데, 강화도 향토음식인 젓국갈비와 밴댕이무침 등을 판매하고 있다.
허기를 달랜 이후에는 선착장으로 향하면 된다. 시간 때가 맞으면 석모도 바다와 갯벌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심심하지 않게 펜스를 화사한 색감으로 칠해놨고, 자전거를 쌓아 만든 작품도 있다. 석모도 맞은편 마니산을 포함한 화도면 풍경도 제법 근사하다. 휴식 시간을 알차게 즐긴 이후에는 제방길을 따라 바람길 여행을 이어가면 된다. 걷다 보면 어류정항을 만나게 된다.
즉흥 여행의 묘미
매음리선착장
석모도 대표 해변인 민머루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매음리선착장. 표지판은 장구너머항이라는 이름으로 안내하고 있다. 민머루해수욕장에서 언덕만 넘으면 만날 수 있는 항구다. 가는 길 풍경도 좋아 잠시 차를 멈추게 된다. 높은 곳에서 해수욕장을 한 번 더 눈에 담고 가는 지점이다. 마지막 즐거움까지 챙기고 나면 아담한 항구를 만나게 된다.
기대 이상으로 활기차다. 선착장 주변으로 5~6곳의 식당(활어회를 포함한 해산물 전문점)이 둥지를 트고 있다. 야외 좌석도 구비하고 있어 항구의 낭만을 챙길 수 있겠다. 선착장 한편은 낚시꾼들의 차지다. 선착장 끝까지 가면 ‘철썩철썩’ 소리 내는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낚싯대를 던져두고 인내하는 이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즉흥적으로 방문한 것 치고는 눈에 담을 수 있는 모습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항구를 제 집처럼 활용하고 있는 길고양이들까지. 그날만 많았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기 고양이도 더러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매음리선착장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1048-16
강화도+
지금 주목받고 있는 경양식집
뉴욕뉴욕
마냥 호재인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최근 강화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식당은 경양식 전문점 ‘뉴욕뉴욕’이다. 10월 말부터 국내 뉴스란을 들썩인 인물의 단골집으로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된 메뉴를 보면 뉴욕돈까스, 양갈비, 철판낙지라이스, 안심돈까스 등 다양한데 최근 들어 손님이 몰리면서 메뉴는 뉴욕돈까스(1만원)와 치즈 오븐 스파게티(1만2,000원) 2가지만 판매하고 있다.
내부는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데, 메인 홀 포함 공간도 꽤 넓다. 또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좌석도 있다. 음식은 생각 외로 괜찮다. 막 조리한 돈가스는 경양식의 기본을 잘 지켰고, 고기가 너무 얇지 않고 적당해 씹는 맛도 있다. 적당히 새콤한 소스도 돈가스와 잘 어울리고, 마요네즈 마카로니와 베이크드빈스가 소박함을 덧댄다. 치즈 오븐 스파게티도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갑자기 많은 손님이 몰려오고 있음에도 차분하게 응대하는 주인장의 모습은 마치 도인 같기도 하다. 다만,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확률이 있다. 점심 식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아예 일찍 오거나 오후 2~3시쯤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
뉴욕뉴욕
주소: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410-1 뉴욕뉴욕
전화: 0507-1350-2838
영업시간: 매일 11:30 - 16:00
가격: 뉴욕돈까스 10,000원 치즈오븐스파게티 12,000원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