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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19. 2024

고양의 숨은 여행 공간 6

여행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꼭 유명할 필요는 없다.
놓칠 수도, 모를 수도 있는 고양특례시의 공간들.


고양동의 옛 발자취
벽제관지 & 600년 향교골 은행나무


벽제관지는 조선 시대의 대표적 객사인 벽제관이 있던 장소다. 조선의 21대 왕 영조, 황희 정승, 중국의 사신들까지 다녀간 곳으로, 조선의 특급 호텔인 셈이다. 벽제관은 중국과 조선을 잇는 곳에 자리해 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중국 사신들이 한양에 들어가기 하루 전에 이곳에서 머물며 예의를 갖추는 것이 관례였으며, 중국으로 가는 우리나라 사신들 또한 여기에서 휴식을 취했다. 원래 벽제관은 지금보다 3km 서쪽에 지어졌는데, 임진왜란 이후 1625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여러 굴곡을 겪은 벽제관의 흔적은 찾기가 힘들다. 지금은 건물의 기둥을 받치던 돌 일부만 남아있다. 물론 벽제관의.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안내판이 설치돼 있고, 과거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또 시가 2021년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기존에 파악되지 않았던 담장과 부속 건물 유구가 발견했다.



벽제관지 방문 이후에는 고양동을 지키는 은행나무도 보고 가자. 높이 24m에 달하는 향교골 은행나무는 600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서 주민들을 반기고 있다. 조선 초기에 심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고양군청이 고양동에 자리하면서 군수, 관리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벽제관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언덕 위 바비큐 하우스
힐하우스


고양동은 조선시대 북방 외교의 교통로였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백반집만 가득할 것 같은 곳에 이국적인 식당도 더러 있다. 그중에서 바비큐 전문점 힐하우스가 눈에 띈다.



힐하우스는 아버지와 두 아들이 한땀 한땀 정성스레 꾸민 산장 분위기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약 10시간 훈제를 거친 바비큐가 시그니처다. 통삼겹과 폴드포크, 베이비백립 3가지 종류의 고기와 미니번, 샐러드, 코울슬로, 감자튀김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부드럽고 담백한 고기와 미니번, 코울슬로, 살짝 매콤한 소스를 활용해 근사한 버거를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직접 볶은 원두로 내려주는 근사한 커피도 있어 식사부터 후식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원목이 선사하는 따스한 분위기에서 바비큐를 즐기니 어느 여행 부럽지 않다.



힐하우스 커피&바베큐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동헌로 385-18
영업시간: 매일 11:00 - 21:30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전화: 010-9810-1177
홈페이지: www.instagram.com/hill_house____/



대자산 깊숙한 곳에는
최영장군묘


대자산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동네 뒷산이다. 여행자들이 일부러 가는 곳은 아니고, 주민들이 산책 겸 등산으로 즐겨 찾는 곳이다. 그렇지만 이 산에는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려 말 최고의 명장 최영 장군의 묘다.



최영 장군(1316~1388년)은 안팎으로 혼란했던 원명 교체기에 밖으로는 외적을 물리치고 안으로는 고려왕실을 지키려 한 명장이자 재상이다. 고려 공민왕 1년(1352년) 조일신의 난을 평정한 후 100여 회의 전투에서 매번 승리했다. 하지만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을 막지 못하고 1388년 73세에 처형됐다. 이후 아버지의 묘소 앞에 안장됐다. 최영장군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평생을 청렴하게 지내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됐으며, 고양을 중심으로 무속신앙의 숭배 대상으로 섬겨지기도 했다.
 


최영장군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산70-2



애달픈 마음 담아
성령대군묘


최영장군묘 근처에 또 다른 묘가 있다. 조선 태종의 넷째 아들이자 양령, 충령(세종대왕)대군의 친동생인 성령대군 이종의 묘다. 그는 1414년에 대군이 됐으며, 어릴 때부터 총명해 부왕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14살 때 홍역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태종대왕은 이를 몹시 비통히 여겨 친히 제문을 짓고, 분묘 옆에 대자암자를 지어 대군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성령대군의 묘는 대자산 기슭에 있는데, 장대석 3단을 쌓았으며, 주위에 호석을 둘렀다. 석조물이 많고, 조성양식도 특이해 조선시대의 묘제 연구에 좋은 자료다. 이곳에 오면 대자천, 건자산을 비롯해 대자동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령대군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로컬 마켓의 즐거움
원당시장


고양 원도심의 주축은 원당이다. 그리고 장터가 필요할 땐 원당시장으로 향했다. 1980년 문을 연 원당시장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수많은 상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의류와 정육, 채소, 과일, 생선, 생활용품 등 일상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구매할 수 있다.



상설시장이라 언제든 방문할 수 있고, 할인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 방문하면 역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막 튀긴 핫도그와 고소한 부침개, 김치, 두부, 김밥, 만두, 족발, 빵 등이 기다리고 있다.



원당시장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호국로790번길 17 영프라자 2층



꽤 골고루 준비했어
성사골 맛집 테마거리


흥도동과 성사동을 아우르는 성사골 맛집 테마거리는 화려한 고양관광특구와 조금 다른 정취가 풍기는 관광특화거리다. 가족, 연인, 친구, 지인 모임 등 어떠한 목적으로 와도 만족할 수 있는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두부, 장어, 쌈밥, 칼국수, 추어탕, 보리밥, 해물찜, 짬뽕, 삼계탕 등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과 카페가 몰려 있다.


밀밭칼국수

밀밭칼국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흥도로 455 1층


임가네한우마을

임가네한우마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흥도로 443-12 임가네한우마을


많은 식당이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여러 명이 방문하기도 좋다. 게다가 덕양구 중심부에 위치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해 여행 일정을 구성하기도 적절하다. 자동차 기준으로 서오릉까지 약 10분, 서삼릉까지 약 15분밖에 걸리지 않아 세 곳을 여행 코스로 묶어도 좋다.


빵다방

빵다방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흥도로 449 빵다방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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