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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pr 08. 2024

화담채, 10만 송이 수선화 숲에서 느끼는 예술의 향기

봄은 자연이고 산책이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 리조트 안엔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봄의 공간이 있다. 화담숲 입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화담채’는 올 3월 29일 문을 열었다. 4월이면 10만 송이 노란 수선화가 숲을 가득 메운다고 하니 연인의 손을 잡고 봄나들이 어떨까? 



화담채는 우선 건축부터 눈에 띈다. 한국 전통가옥의 짜임새와 소재, 기술을 곳곳에 적용해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530평에 이르는 화담채는 너른 공간 안에 다른 형태와 주제를 가진 다양한 공간으로 구분된다.



우선, 지형의 고저차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오브제(objet) 계단’부터 심상치 않다. 따뜻한 아이보리색의 콘크리트 벽 앞에 선 나무 한 그루조차 조형미를 뽐낸다. 실제로 화담채에선 식재된 모든 꽃과 나무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데, 각각 수형에 맞는 구조와 조형미를 갖춰 하나의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미디어아트관 ‘별채’에서는 숲의 이야기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약 137평, 높이가 7미터에 이르는 공간은 화려한 꽃으로 이루어진 미디어아트로 뒤덮인다. 그 한가운데 서면 판타지 영화 속으로 들어온 듯 환상적인 기분에 젖는다. 몰입감이 대단해서 꽃 향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작품명은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이희원 작가의 ‘플라워’로, LG의 생성형 AI 엑사원 아틀리에가 화담숲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표현했다. 또다른 작품은 엑사원 아틀리에가 저작권 문제가 없는 3억5천 장의 데이터와 화담숲 이미지 6천7백 장을 학습한 뒤, 화담숲의 사계절 풍경을 상상해 계절에 맞는 화풍의 그림으로 재창조했다. 변화하는 숲의 시간 속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공지능이 예술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은 화담채의 하이라이트이며,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  



메인건물 ‘본채’는 고요한 한옥의 정취가 가득한 공간이다. 황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서까래와 한지로 바른 벽, 콩기름을 바른 온돌장판과 대청마루 등 곳곳에서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최병훈 작가의 ‘물의 명상’


창 밖을 바라보면 최병훈 작가의 ‘물의 명상’이 눈에 들어온다. 최병훈 작가는, “침묵하는 바위와 흐르는 물이 공존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 곳에서 정적인 숨결에 나를 맞추다 보면 고요한 사유의 시간 속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짧지만 도시인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태수 작가의 ‘Stone Composition 039’


화담채 본채 ‘마당’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바위 작품이 있다. 이태수 작가의 ‘Stone Composition 039’은 거대한 바위를 가벼운 구름처럼 공중에 띄워 우리의 감각과 인식을 의심하게 만든다. 천창에서 떨어지는 빛의 질감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작품의 모습이 변하므로, 위치를 바꿔가며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석 작가의 ‘웨이비 포레스트(Wavy Forest)’


화담채 본채에도 미디어아트가 있다. 이석 작가의 ‘웨이비 포레스트(Wavy Forest)’는 물고기가 헤엄치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빛의 숲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가 200여장의 이미지를 재해석하여 만든 숲의 공간에 LG상록재단에서 발간한 어류도감 속 토종 민물고기 12종을 채색해 올리면 물고기가 숲을 유영하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터액티브 미디어아트다. 


정우원 작가의 ‘The Bird’


로봇공학과 예술이 공존할 수 있을까? 본채에 전시된 또다른 작품인 ‘The Bird’는 로봇공학을 전공한 정우원 작가가 메탈 프레임의 속도와 움직임을 정교하게 계산해 새의 우아한 날개짓을 만들어냈다. 


전아현 작가의 ‘심산, 화담의 초상’


전아현 작가의 ‘심산, 화담의 초상’은 레진과 콘크리트로 운무가 켜켜이 쌓인 화담숲의 산세를 표현했다. “자연의 찰나를 중첩시켜 변하지 않는 영원함을 담아 낸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어지는 공간은 ‘뜰’과 ‘옥상정원’이다. 옥상정원으로 올라가면 단일 수종(4~5월 설유화, 그 외 기간 파니쿰 노스윈드)이 무한히 펼쳐진 화단 너머로 화담숲과 곤지암 리조트의 전경이 보이는 시그니처 공간 ‘인피니티 풀(PUUL)’을 만날 수 있다. 
화담채는 상설 전시뿐 아니라 특별전시 및 그 외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화담채는 시간대 별 입장정원에 따른 100%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화담숲 예약 시 함께 예약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화담숲과 동일), 입장마감은 오후 5시, 이용요금은 5천원이다. 3월 29일부터 한 달간 개관을 기념해 50% 할인을 진행한다. 



화담채가 있는 화담숲은 4월 말까지 ‘봄 수선화 축제’를 진행한다. 10만여 송이의 수선화가 노란 물결을 이루는 숲 속에서 봄의 절정을 만끽해보자. 


화담숲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1


화담채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글·사진 김진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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