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외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Sep 26. 2017

박준우 셰프와 함께 찾은
하와이 오아후섬 맛집 순례기

오아후 사람들은 스스로의 인생을 행운이라 여긴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저녁엔 핑크빛 석양으로 물드는 해변에서 조깅을 하고, 주말엔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삶이 이곳에선 평범하다. 하늘은 매일 파랗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무지개가 뜬다. 도시의 매력, 휴양지의 매력, 자연의 매력이 한데 섞여 있는 섬. 다채로운 인종과 문화만큼 먹거리도 다채로운 곳. 오아후를 여행하는 동안, 여행자도 스스로의 인생을 행운이라 여기게 된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다양한 하와이 로컬 맥주들


Explore Oahu Island

오아후 여행 중 최고의 45분
와이키키 오션스릴러
(Waikiki Ocean Thriller)


오아후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 노란 스피드 보트 위에서의 45분이다. 서핑에도 수영에도 큰 흥미 없는 사람들끼리의 여행이었던 터라 와이키키는 눈으로 감상하는 데 만족하려 했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예약한 ‘와이키키 오션 스릴러’ 투어는 신의 한 수! 우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오아후의 바다를 신나게 내달리고, 멋진 서퍼들이 파도를 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먼 바다에서 와이키키 해변과 다이아몬드 헤드를 감상하고, 물고기들에게 밥을 주기도 했다. 겨울 시즌인 12월부터 4월에는 투어 중에 새끼를 낳기 위해 하와이를 찾는 혹등고래와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데. 고래는 보지 못했지만 우리는 바다 거북이를 만나 오랫동안 인사를 나누었다. 두 번 세 번 추천하고 싶은 체험이다.

홈페이지: 로버츠 하와이 Robertshawaii.com 
오픈: 목~화요일 하루 3번(오전 10시, 11시, 정오) 출발, 수요일 투어 없음 
출발장소 | 알라와이 보트 하버(Ala Wai Boat Harbor)
가격: 성인 39.95USD, 어린이(만 4~11세) 29.95USD




하와이 속 또 다른 세계
차이나타운(Chinatown)

뉴욕에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가 뜨고, 서울에서 경리단과 망원동이 뜬 것처럼, 오아후에선 차이나타운이 트렌디한 동네로 떠올랐다. 궁금한 마음에 잠깐 짬을 내 찾아간 차이나타운은 포르투갈 이민자들의 영향을 받은 이국적인 건물들로 가득했다. 

두세 집 걸러 한 집씩 있는 딤섬 식당과 중국어로 표기된 거리의 표지판은 영락없는 차이나타운이었지만, 온통 붉은 장식으로 가득한 다른 나라의 차이나타운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하와이의 차이나타운은 중국인뿐 아니라 포르투갈, 일본, 필리핀, 타이완, 한국 등의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한 마을이다. 특히 신선한 과일과 채소, 생선을 파는 시장이 서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아후의 많은 요리사들이 차이나타운의 오아후마켓(Oahu Market)과 마우나케아 마켓 플레이스(Mauna Kea Marketplace)에서 장을 본다고.




Restaurants in Oahu


로컬들이 사랑하는 아침 식당
릴리하 베이커리(Liliha Bakery)


하와이 첫 아침식사를 위해 릴리하 베이커리를 찾아간 평일 아침 9시, 이미 넓은 홀이 사람들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매일 아침 6시 문을 여는 릴리하 베이커리는 1950년부터 꾸준히 로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식당이다. 버터롤을 반으로 갈라 구운 토스트를 식전빵으로 내주는데, 이 빵에 중독된 로컬들이 많다고. 

하와이에만 있는 독특한 메뉴인 ‘로코모코(Locomoco)’와 ‘사이민(Saimin)’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로코모코는 그레이비소스를 듬뿍 뿌린 햄버거스테이크에 반숙 달걀프라이를 올려 밥이랑 같이 먹는 음식이다. 이거 한 접시면 하루 종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고칼로리를 자랑한다. 사이민은 맑고 짭짤한 국물에 스팸, 새우, 옥수수, 어묵, 김 등의 고명을 올린 면 요리다. 스팸과 옥수수가 들어간 국수라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그야말로 하와이스러운 조합이다. 릴리하 베이커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은 ‘코코 퍼프(Coco Puffs)’다. 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베이비슈 종류의 빵인데, 많이 팔릴 땐 하루에 4,000~7,000개씩 팔리기도 한다고. 디저트로 맛보면 좋다.

주소: Liliha Bakery Nimitz, 580 N. Nimitz Hwy., Honolulu, HI 96817
홈페이지: lilihabakeryhawaii.com
가격: 로코모코 11.99USD, 사이민 7.99USD
인포: 식당 앞 전용주차장에 무료 주차 가능




오직 이곳에만 있는 하와이안 버거
하드록카페 호놀룰루(Hard Rock Cafe Honolulu)


기타 300여 대가 천장과 벽을 화려하게 장식한 하드록카페 호놀룰루. 와이키키의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오는 2층 테라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하드록은 세계 곳곳에 있는 체인 레스토랑이니까 메뉴도 다 똑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놀랍다. 참치 포케도 있고 신선한 생선으로 만든 아일랜드 스타일 타코도 있다. 특히 ‘다 카인 버거(Da Kine Burger)’는 세계에서 오직 이곳, 하드록카페 호놀룰루에만 있는 버거다. 하와이 돌(Dole) 농장의 파인애플, 포르투기 소시지와 몬터레이 잭 치즈, 앵거스 쇠고기 패티에 참깨 간장 소스를 바르고 과카몰리를 듬뿍 올린 버거를 한입 베어 무니 기분이 확 좋아졌다. “하드록카페는 처음 와 봤는데 꽤 괜찮네요!” 박준우 셰프가 말했고, 나도 하드록카페가 이렇게 맛있는 곳인 줄 몰랐다며 맞장구쳤다.

하드록카페는 맛도 좋지만 양도 어마어마하다. 인기 많은 애피타이저를 한 접시에 모아 놓은 ‘점보 콤보(Jumbo Combo)’도 그렇고, 밀크셰이크도 그렇고, 그 양에 놀라 입이 떡 벌어진다. 독특한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트위스트 앤 샤우트 셰이크(Twist and Shout Shake)’를 추천. 기네스 스타우트 흑맥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아이리시크림, 캐러멜, 초콜릿을 섞은 셰이크다. 

주소: 280 Beachwalk, Honolulu, HI 96815
가격: 다 카인 버거 18.85USD, 점보 콤보 24.95USD, 아일랜드 스타일 타코 21.95USD, 클래식 다이너-스타일 밀크셰이크 7.50USD
인포: 전용 주차장은 없다. 근처의 뱅크 오브 하와이 지하주차장에 유료 주차하면 편하다.




명당에서 즐기는 와이키키 만찬
더 베란다(The Veranda at Moana Surfrider, A Westin Resort & Spa)


태양이 하와이의 하늘 중앙에 뜬 시각. 와이키키 모래사장과 맞닿은 ‘더 베란다’ 레스토랑의 창가 자리에 앉았다. 서핑 하는 사람들, 물놀이 하는 아이들, 태닝 중인 사람들이 복닥복닥 어우러진 와이키키 해변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왜 다들 하와이 하면 와이키키~ 와이키키~ 하는지 알겠네요.” 이런 대화가 절로 나왔다. 

모아나 서프라이더(Moana Surfrider)는 1901년에 문을 연 와이키키 최초의 호텔이다. 당시엔 와이키키 해변이 텅 비어 있었을 테니, 최고의 명당을 골랐을 테다. ‘더 베란다’는 이 호텔 1층에 자리했다.

감자 전분을 넣어 만든 쫄깃한 식전 빵에 하와이안 소금이 들어간 버터를 발라 먹는 것으로 만찬은 시작되었다. 애피타이저인 럼프 크랩 케이크(Lump Crab Cakes)와 로브스터를 듬뿍 넣은 ‘비 더블엘 티(Bee Double-el Tee)’ 샌드위치, 라멘 누들로 만들어 독특한 ‘로컬 스타일 치킨 카르보나라(Local Style Chicken Carbonara)’를 맛보면서 차례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솔솔 불어오는 바닷바람 덕분에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상쾌했다. 테라스 자리에는 애프터눈티를 즐기는 손님들이 가득했다. 이곳에선 모두가 더없이 행복한 와이키키의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주소: 2365 Kalakaua Ave., Honolulu, HI 96815
홈페이지: www.moana-surfrider.com/dining/veranda
가격: 럼프 크랩 케이크 19USD, 비 더블엘 티 샌드위치 25USD, 로컬 스타일 치킨 카르보나라 29USD, 애프터눈티 세트 45USD 
인포: 더베란다 레스토랑 이용객은 호텔 발렛 주차를 무료 이용 가능




트렌디한 하와이안 중식을 즐기다
야우아차(YAUATCHA)


하와이는 미국의 일부이지만 동양 식문화가 아주 깊숙이 파고든 곳이다.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당연하다는 듯 포크와 나무젓가락을 함께 제공한다. 하와이에서 일식, 중식, 한식 같은 음식은 어쩌다 한 번 먹는 음식이 아닌 일상의 음식이다. 하와이의 중식은 어떤지 궁금해 지난 2월 새로 생겼다는 레스토랑 ‘야우아차’를 찾아갔다. 2004년 런던에 문을 연 야우아차 1호점은 오픈 1년 만에 미슐랭스타를 받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라고 한다.

평일 저녁이었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레스토랑은 붐볐다. 손님들 중엔 패셔너블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어두운 조명으로 꾸며진 레스토랑에는 클럽 라운지에서 흐를 법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는 ‘새우와 크리스피 두부 창펀(Prawn and Crispy Beancurd Cheung Fun)’은 그 이름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크리스피한 식감이 훌륭했다.
 
탕수육(Sweet and Sour Pork)에는 하와이답게 석류와 파인애플이 듬뿍 들어가 달콤했다. 야우아차의 반전은 디저트에 있다. 이번 하와이 여행에서 먹어 본 모든 디저트 중에서 이곳의 디저트가 최고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알고 보니 야우아차에는 유명한 페이스트리 수석 셰프가 이끄는 페이스트리 팀이 있고, 마카롱과 케이크 등 각종 제과를 주문제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주소: 3FL, International Marketplace, 2330 Kalakaua Avenue, Honolulu, HI 96815  
홈페이지: www.Yauatch.com/Waikiki
가격: 새우와 크리스피 두부 창펀 11USD, 탕수육 19USD, XO 소스 로브스터 튀김(Wok-fry Lobster in XO Sauce and Asparagus) 48USD, 초콜릿 페블(Chocolate Pebble)케이크 12USD  
인포: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주차장에 유료 주차. 식사 후 레스토랑에서 받은 주차권을 제시하면 주차 요금을 할인해 준다.




이웃섬에 놀러온 듯한 기분
카할라 호텔 & 리조트 플루메리아 비치하우스


아무리 하와이 하면 와이키키 해변이라지만, 조용한 휴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와이키키 해변이 다소 번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나의 해변에 수많은 호텔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 와이키키의 넘치는 활기에 지쳐갈 때 즈음 아침식사를 하러 찾아간 카할라 호텔 & 리조트의 플루메리아 비치하우스는 조용하고 고요했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10분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데도 마치 이웃섬에 놀러간 듯한 느낌. 정갈하게 다듬어진 정원을 가진 주택들이 모여 있는 소위 ‘부자동네’에 있는 5성급 호텔이어서, 서비스와 분위기가 남달랐다.
 
다양한 종류의 요거트와 빵, 동양인 투숙객들을 배려한 낫토와 쌀밥 등을 먹으면서 와이키키와는 또 다른 오아후의 바다를 감상했다. 해변엔 아침부터 사진에 추억을 담는 커플들이 여럿이었다. 알고 보니 카할라 호텔 & 리조트는 배우 이영애의 결혼식 장소였고, 스몰웨딩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1964년 문을 연 이래로 수많은 국빈과 유명인사들이 머물고 갔다 한다.
 
주소: 5000 Kahala Avenue, Honolulu, Hawaii, 96816
홈페이지: 카할라 호텔 & 리조트 kr.kahalaresort.com
요금: 조식 뷔페 성인 38USD·어린이 19USD, 런치 메뉴당 10~30USD


"하와이의 식문화는 원주민의 전통과 외부에서 유입된 미국의 문화 그리고 일본 이민자들의 문화가 섞여 있어 몹시 흥미로웠어요. 현지의 식재료와 전통의 흔적이 남아 미국의 감성과 일본의 조리법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베란다 레스토랑에서




셰이브 아이스를 위한 여정
노스 쇼어(North Shore) 드라이브


하와이에 가면 꼭 먹어 보리라 마음먹었던 것 중에 ‘셰이브 아이스(Shave Ice)’가 있었다. 곱게 간 얼음에 무지개 색 시럽을 뿌린 하와이안 빙수. 그것도 꼭 할레이바(Haleiwa)에 있는 ‘마츠모토(Matsumoto) 셰이브 아이스’에서 먹어 보고 싶었다. 그곳이 원조라고 들어서다. 할레이바는 오아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인 노스 쇼어(North Shore) 해안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이다. 셰이브 아이스로도 유명하지만 새우트럭과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으로도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호놀룰루에서 할레이바까지는 편도 1시간 30분이 걸리는 긴 여정. 멋진 드라이브 코스도 즐기고, 노스쇼어 해변도 구경하고, 셰이브 아이스도 먹으러, 겸사겸사 길을 나섰다.

마츠모토 셰이브 아이스 앞엔 과연 소문대로 길고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가게 앞 의자와 테이블에는 셰이브 아이스가 녹은 물까지 빨대로 쪽쪽 빨아먹는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기다리는 시간 동안 우리의 기대도 무럭무럭 커졌다. 마침내 입장! 원하는 사이즈(스몰 또는 라지)와 맛(35가지 중 3가지 선택), 토핑(아이스크림, 팥, 연유, 모찌)을 이야기하면 직원들이 일사불란한 손놀림으로 토핑을 넣고 얼음을 얹고 시럽을 뿌려 내준다. 우리는 하와이안(파인애플, 코코넛, 바나나 맛)과 마츠모토(레몬, 파인애플, 코코넛 맛) 그리고 박준우 셰프가 고른 멜로나, 리치, 코코넛 맛을 하나씩 주문해 받았다.

드디어 시식. 그런데 이건…, 초등학교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 먹던 색소 가득한 빙과 맛? 박 셰프와 우리는 애써 “괜찮은데?”라며 몇 스푼씩 더 떠먹었지만, 역시 더도 덜도 아닌 그 맛이었다. 토핑을 많이 추가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팥을 추가했어야 했나?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일부러 이걸 먹으러 할레이바까지 올 일은 아니었단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노스 쇼어에서 서핑을 즐기는 몸매 좋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곳이니 드라이브 중 한 번쯤 들러 볼 만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노스 쇼어에 한국식 과일 빙수를 전파하면 ‘대박’이 나겠단 생각도 함께.


마츠모토 셰이브 아이스
주소: 66-111 Kamehameha Hwy #605, Haleiwa, HI 96712 
가격: 스몰 사이즈 2.75USD, 라지 사이즈 3.00USD, 토핑 추가시 각 0.50~1.00USD 추가
홈페이지: matsumotoshaveice.com




*하와이 라나이섬과 오아후섬으로 박준우 셰프와 함께 미식 여행을 떠났다. 

셰프 박준우
식품주간지 기자로 일하다 2012년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1에서 준우승했다. <올리브쇼>와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했고 2017년 현재는 KBS <서가식당>에 출연하고 있다. 라디오와 칼럼을 통해 유럽문화와 음식 이야기를 한다. 서울 연희동에서 레스토랑 알테르에고와 디저트카페 오트뤼를 운영하고 있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고아라
취재협조 팩림마케팅그룹 pacrimmarketing.com, 하와이관광청 gohawaii.com/kr

매거진의 이전글 프랑스 현지인들의 숨겨둔 여행지 Best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