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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09. 2017

태국의 맛과 향을 느끼는 여행
치앙마이 쿠킹클래스

치앙마이(Chiang Mai)
향긋한 태국


눈으로, 코로, 입으로. 
태국은 쉴 새 없이 향기로웠으니.

감정이 버무려진 맛

생각만 해도 신맛, 동남아 특유의 단맛, 얕보면 큰코다치는 매운 맛에 오묘한 새콤한 맛까지. 태국 음식은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팟타이, 톰얌꿍, 푸팟퐁커리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메뉴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클래스를 치앙마이에서 경험했다.

미앙캄

올드 타운 골목에 위치한 아시아 씨닉(Asia Scenic)으로 향했다. 요리를 가르쳐 줄 오늘의 선생님 개쓰비(Gassby)의 설명을 듣고서 우리가 고른 음식은 팟타이와 스프링 롤, 쏨땀 그리고 그린커리.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애피타이저, 미앙캄(Miang Kham)을 맛보았다.

요리에 앞서 재료를 탐험하는 시간. 맡아 본 것도 같은 이 향은 뭐더라


‘모든 걸 싸 먹는다’는 의미의 미앙캄은 식전에 미각을 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먹는다. 생강, 땅콩, 라임, 샬롯 등을 한 잎에 모두 싸서는 다같이 “촉디(Chok Dee)(행운을 빌며)!”를 외쳤다. 고소한 맛, 쓴 맛, 신 맛 등이 한꺼번에 어우러진 이 맛처럼, 여러 가지 복이 우리 모두에게 깃들기를.

팟타이

첫 번째 요리는 면 삶기가 관건이라는 팟타이다. 실제로 예전에 대실패를 한 전적이 있기에 눈을 부릅뜨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다. 요리조리 열심히 따라 만든 결과, 과연 그 맛은? “내 팟타이 좀 먹어 봐요!” 서로에게 권하며 먹어 보는데 신기하게도 똑같은 재료에 똑같은 레시피로 만든 팟타이에서 조금씩 다른 맛이 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개쓰비는 ‘감정(Emotion)’ 때문이라 했다. 그날 그 사람의 감정에 따라 요리의 맛이 달라진다나.

스프링 롤

다음 코스인 스프링 롤과 쏨땀으로 넘어갔다. 볶은 재료들을 라이스페이퍼에 적당히 덜어 예쁘게 말아 스프링 롤을 완성한 후, 우리나라의 ‘김치’와 같은 쏨땀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린 파파야, 토마토, 견과류와 라임 즙을 절구에 넣고 으깨고 칠리를 세 개나 넣었다. 알싸하게 매우면서 상큼한 쏨땀에 족발 한 점이 생각나는 건 나만의 일일까. 

같은 레시피로 만든 쏨땀이거늘, 감정에 따라 맛이 이리도 다르다니

대망의 마지막 메뉴는 그린 커리다. 절구에 칠리, 고수, 양파, 커리, 생강 등을 넣고 20분 정도 절구로 마구 찧어 페이스트를 만드는데 그 과정이 험난했다. 절구가 생각보다 무거워 금세 힘이 빠지고 어깨가 뻐근해져 왔지만 찧고, 찧고, 또 찧어 드디어 완성! 

역시 각자의 감정에 따라 맛 차이를 보였다. 그중에서 적당한 묽기, 부드러움과 고소함을 모두 겸비한 <트래비> 기자님의 커리가 만장일치로 1등을 차지했다. 아마도 그날 기자님의 감정은 적당히 걸쭉하고, 부드러운 게 감칠맛이 돌았나 보다. 
 

그린커리

주소: 31, 5 Rachadamnoen Road Soi 7, Thesaban Nakhon Chiang Mai, Amphoe Mueang Chiang Mai, Chang Wat Chiang Mai 50200, Thailand 
전화: +66 84 640 0988 
홈페이지: asiascenic.com
 

글  태국 원정대 북부팀 (남지영)  사진 유운상  

“다행이었던, 잊지 못할 기억” - 김솔희

무계획이 계획이라며 살고 있던 올 여름, 마음 한 켠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막막했는데. <트래비> 태국 원정대를 만나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지인들 중에선 몇 번이고 태국만 가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태국만의 푸릇푸릇한 풍경과 맛있는 음식,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에 답이 있었다. 5월 말, 치앙마이를 비롯한 태국 북부 지방은 덥고 습했지만 원정대원들이 주는 즐거운 에너지 덕분에 산뜻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트래비>와 원정대 친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3+1의 여행” - 남지영

세 가지를 생각하고 갔다. 배낭을 다시 메는 것, 태국을 간다는 것,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 이미 다섯 번째 찾은 태국이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여행이었다. 탄성이 절로 나는 하늘과 초록이 지천인 곳을 뛰노는가 하면, 취재여행이라는 명목으로 여행기자의 노고도 고스란히 체감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그렇게 생각했던 세 가지에서 하나가 더 추가됐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더더욱 감사했다. 찬락쿤 막막(매우 감사해요)! 
 

“사랑해요” - 손예진

애초에 태국 원정대 모집 공고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문장이 있었으니, ‘셀 수 없는 먹을거리, 아기자기한 카페, 마사지 천국, 활활 불타는 야시장.’ 이번 여행은 실로 그 이상이었다. 늘 홀로 다니던 여행이 답이라 생각하던 탓일까. 함께하는 여행의 기쁨은 보다 크게 느껴졌다. 여행길에 나누었던 웃음들은 여전히 일상 속 큰 에너지로 작용한다. 또다시 태국을 방문한다면, 이들과 함께이고 싶다. 고맙다,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선물이. 최고의 일주일이 될 거라 했던 <트래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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