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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10. 2017

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 재래시장 투어

방콕 가는 길은 풍성했나니
후아힌에서 방콕으로 가는 길. 
차로 3시간 안팎 걸리는 길 위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 봤다. 
그저 가는 길목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매력적인 시장들이 속속 등장했다. 


랏차부리
 
상상 속 시장을 떠다니다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Damneon Saduak Floating Market)


음식, 마사지, 쇼핑, 수상시장 등. ‘태국’ 하면 연상되는 몇 가지 중에서도 특히 수상시장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의 뱃사공, 상인과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며 흥정하는 손님들.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은 이 모든 그림이 반영된 곳이었다.

4인용 배를 빌려 탑승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투어를 시작했다. 시장에 들어서기 전의 마을은 아주 평화로웠다. 유유히 지나가는 배 몇 척과 거대하게 자란 물속의 부레옥잠, 햇볕을 쬐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여유를 누렸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마어마한 교통 체증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 웅성웅성 울려 퍼지는 소리에 정면을 보니 웬걸, 상인의 배와 관광객의 배들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신기한 건 상인의 배다. 통과가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길로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주 태연하게 노를 저어 지나갔다. 

과일, 먹을거리부터 기념품까지 배 위 제품의 장르는 정말 다양했다. 기념품을 파는 한 배에 멈춰 섰더니, 상인은 한동안 떠날 줄을 몰랐다. 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를 또 권하고, 상인은 기념품을 모두 팔 기세였다.

한 명씩 앉을 때마다 일렁이는 배에 마음을 부여잡아야 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배가 한 쪽으로 기울어 꼿꼿이 허리를 세워야 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보트 투어였다.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상상하던 태국의 수상시장 그대로였다.  

주소: Damnoen Saduak, Damnoen Saduak District, Ratchaburi 70130, Thailand 
오픈: 월~목요일 09:00~20:00, 금~일요일 08:00~17:00 
보트투어│배 1대당 600B(최대 4명) 




사뭇송크람
 
기찻길 위에 일어난 마법
매끌롱 기찻길 시장 
(Mae Klong Market)


그동안 소문으로 듣긴 했다. 태국 어딘가 기찻길에 펼쳐지는 시장이 있다고. 기차가 들어오면 황급히 널린 좌판과 천막을 거둬들이고, 기차가 지나가면 다시 천막을 치고 좌판을 늘어놓는다고. 몇 년 전 국내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돼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꽤나 알려졌다는 그곳, 매끌롱 기찻길 시장을 이번에 처음 가 봤다.

매끌롱역은 기찻길 시장이 열리는 시작점이다. 역사 밖에 이어진 철로를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풍경이 무척 낯설면서 신기하다. 밖에서 보기에는 이곳이 시장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사람 키만큼 낮게 내려진 천막 안으로 들어서면 그제야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레일에 바짝 붙여 놓은 좌판마다 생선과 야채, 과일들이 빼곡해 그나마 이곳이 시장임을 알려 준다. 

역사에서 종이 울리자 갑자기 상인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늘어놨던 좌판을 뒤로 빼내고 천막을 걷어내자마자 천천히 기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장이 기찻길로 변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아찔하지도 위험하지도 않았다. 기차를 에워싼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은 탓이다.

기차가 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좌판과 천막들로 채워진 기찻길이 능청스러워 보인다. 환호하는 관광객들 너머로 상인들은 무심하게 물건들을 다시 정리한다. 우리에겐 다시 보기 힘든 진기한 구경거리가 이들에겐 매일 같이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이라니. 다시 떠올려도 아이러니하다.

TIP
매끌롱역을 지나가는 열차는 하루에 4대뿐. 기차가 들어오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야 기찻길 시장이 열리고 닫히는 진풍경을 제때 만날 수 있다. 워낙 유명해진 탓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기차는커녕 사람들 뒤통수만 실컷 보다 돌아와야 할지도 모른다.

주소: Kasem Sukhun Alley, Tambon Mae Klong, Amphoe Mueang Samut Songkhram, Chang 
Wat Samut Songkhram 75000, Thailand   
오픈: 매일 06:20~17:40 



‘톡’ 하면 ‘퐁’ 빠질 것 같은
암파와 수상시장 
(Amphawa Floating Market)


방콕에서 남쪽 방향, 차로 1시간 반 정도 가면 만나는 시장, 암파와 수상시장은 금, 토, 일 3일만 열리는 주말 시장이다. 점심시간 즈음부터 밤 9시 정도까지 열리는데 매일 열리는 시장이 아니어서인지 3일 내내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붐빈다. 

수상시장마다 매력이 제각각이지만, 특히 암파와 수상시장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수상가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배 위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담넉사두억 수상시장과는 달리 강가 옆 거리에 있는 시장이 더욱 붐볐다.

거리는 성인 2명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가다 누군가 ‘톡’ 하고 치면 강가로 ‘퐁’ 하고 빠질 것만 같았다. 슬슬 출출해질 무렵, 배 위에서 바로 조리해 파는 음식을 강가에 앉아 즐겼다. 즉석에서 굽는 조개구이의 맛은 꿀맛이다.
 
주소: Amphawa, Amphawa District, Samut Songkhram 75110, Thailand
보트투어│배 1대당 1,500B, 1인당 150B 



시장 관람 후엔 반딧불 투어


암파와 수상시장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중 ‘반딧불 투어’가 대표적이다. 배를 타고 수상시장을 지나 인적이 드문 풀숲으로 향하는데 그때 마주하는 푸른빛이 하늘이 내린 선물같이 느껴진다. 어둠 속에 반짝이는 별처럼 자그마하지만 큰 감동을 준 반딧불이. 떼로 몰려다니는 수많은 반딧불이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청정지역의 반딧불을 본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투어를 마친 후에는 근처 수상레스토랑에서 디너를 즐기길 추천한다. 반딧불 투어의 후속편으로 적격인 로맨틱한 밤을 선사할 터이니. 




후아힌을 조금 벗어나 닿은  해양 도시.
사뭇사콘


시장 가운데에 기차역이 있는
마하차이 시장
(Mahachai Market)


현지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삶의 체험 현장 같은 곳이다. 어시장으로 이름난 곳인 만큼 생선과 해산물 좌판이 죽 늘어서 있다. 시장 가운데 있는 작은 마하차이역도 재미나다. 플랫폼과 맞닿을 정도로 붙어 있는 상점들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주소: Rat Banchop Road, Muang Samut Sakhon, Changwat Samut Sakhon 74000, Thailand


글 정은주 , 태국 원정대 중부팀(임소정,최아름,최지원) 사진 장미라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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