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시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사가현의 남쪽에 있다. 우레시노강에는 두루미가 자주 찾아와 ‘두루미가 즐기는 온천’ 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3대 피부 미인 온천 중 한 곳으로 손꼽힌 우레시노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하루 3,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며 온천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에도시대부터 차 재배를 시작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는 큰 차나무가 있을 만큼 녹차도 유명하다. 최근 조성된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는 이곳의 녹차 밭을 걷는 트레킹 여행으로 뜨고 있다.
우레시노의 4가지 우레이시!
*우레시노라는 이름은 이 곳 강에서 온천이 솟는 것을 발견한 신공(神功) 왕후가 그 온천수로 병사들이 치유되자 ‘아, 기쁘다!(우레시이)’ 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사가다움’이라고 부르고 싶은 카페
우레시노 녹차 한 모금
글 차승준
미인 온천으로 유명한 우레시노에서 온천욕을 즐겼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목욕탕에 다녀오면 엄마를 졸라 바나나우유를 먹어야 비로소 목욕이 끝이 났다. 요시다야 료칸에서 운영하는 카페 키하코(Cafe & Shop KiHaKo of YOSHIDAYA)는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숍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점심, 저녁 디저트 타임을 따로 운영하고 각 시간마다 가장 어울리는 메뉴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카페 앞마당의 잔디밭에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한참을 사진을 찍어대도 관심조차 주지 않는 염소 한 마리가 터줏대감처럼 도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하얀 염소와 잘 어울릴 법한 백색의 심플한 구성에 모든 테이블이 저마다 특색 있는 의자로 현대적 감각을 겸비했다. 덕분에 카페에 들어서면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또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에 자리 잡고 있어 걷다가 지치면 잠시 들러 시원한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쉬어 가기에도 안성맞춤이고,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우레시노 미인 온천에 왔다면 카페 키하코를 찾아 달콤한 음료 또는 우레시노산 녹차와 달달한 디저트를 먹어 줘야 온천욕을 제대로 마쳤다고 할 수 있겠다.
주소: 379 Ureshinomachi Iwayagauchi, Ureshino-shi, Saga
전화: +81 954 42 0026
오픈: 9:30~21:00, 매주 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yoshidaya-web.com/kihako
몽글몽글 보글보글
온천수로 끓인 두부 요리
글 권라희
우레시노에 가면 온천 유도후(湯豆腐, ゆどうふ)를 꼭 한 번 맛봐야 한다. 유도후는 다시마를 우려낸 뜨거운 국물에 두부를 살짝 데쳐 양념장에 찍어 먹는 요리를 말하는데, 소안 요코초(宗庵 よこ長)가 대표적인 온천 유도후 맛집이다.
이곳의 두부는 100% 우레시노산 콩만으로 만들어 신선하고 콩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마치 모차렐라 치즈같이 탄력 있고 부드럽다. 온천수의 염화마그네슘 성분이 두부와 절묘하게 섞여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작고 하얀 덩어리가 된다. 입 안에서 두부가 뭉개지는 순간 고소한 향과 단맛이 가득 찬다. 두부다운 두부란 이런 것이라고 한 수 가르쳐 준다. 국물은 우레시노 온천수로 만들어 특유의 맛이 있다. 소안 요코초는 1959년에 문을 연 이래 우레시노 시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점심시간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지만 다들 인내심 있게 앉아 있다. 두부공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포장한 두부와 온천수를 주문할 수도 있다.
주소: Otsu-2190 Ureshinomachi Oaza Shimojuku, Ureshino-shi, Saga
전화: + 81 954 42 0563
오픈: 10:00~21:00,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격: 온천두부정식 850엔, 특선 온천두부정식 1,080엔
찾아가기: 우레시노 버스센터에서 도보 3분
홈페이지: www.yococho.com
반짝이는 두 눈을 믿어
한 바구니 가득 도자기를 담아 볼까
글 이민영
어렸을 적, 소풍 전날이면 설레어 밤잠을 설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신나는 일은 보물찾기였다. 우레시노에서 4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도자기마을 ‘요시다사라야’를 향하는 길에 유독 들떴던 이유 역시 보물찾기에 있었다. 도자기를 바구니에 가득 담아 사갈 수 있는 요시다사라야 트레저헌팅에 참여하기로 한 것.
한적한 시골 뒷골목에 들어서면 마치 오랫동안 감춰진 고대 유물을 찾으러가는 것 같은 비장함이 저절로 생긴다. 그러다 고양이들조차 우아한 도자기에 밥을 먹고 있는 주택 입구로 들어갔다. 도자기 유통업체인 야마다이의 창고에 가득 쌓인 도자기들을 보자 눈이 아름다움에 반응하고, 저절로 심박수가 빨라진다.
창고 안에는 요시다 도자기뿐만 아니라 아리타와 이마리 도자기들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밥공기부터 주전자, 술잔, 물컵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준비되어 있는 장갑을 끼고 도자기를 이리저리 살피지만, 한숨이 나온다. 뭐가 보물인지 도통 구분하기 힘든 것.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고, 주인어른께 살포시 말을 걸어 보자. 필요한 종류를 얘기하면, 괜찮은 제품들을 추천해 주신다. 주인아주머니의 특급 비법은 바로 ‘안목’. 간절한 눈으로 쳐다보면, 희소가치가 높은 도자기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마법이 벌어질 수도!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신공을 발휘해 최대한 많이 담으면 된다. 도자기를 고르다 보면, 금세 바구니를 가득 채우게 되니 당황하지 말자.
주소: 4051 Yoshida, Ureshino-shi, Saga
전화: +81 954 43 9214
오픈: 9:00~12:00
홈페이지: owatari.com/en
가격: 바구니小 5,000엔, 바구니大 1만엔
제한시간 90분, 오전에만 운영(참가인원은 하루 10명)
찾아가기: 우레시노 올레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히젠요시다 도자기회관에 가면, 트레저헌팅 장소가 그려진 지도 한 장을 구할 수 있다.
피부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곳
머리카락부터 발가락까지 호강을
글 이민영
1300년 역사의 우레시노 온천은 3대 미용 온천 중 하나다. 온천수에 포함된 다량의 나트륨이 피지를 제거해 온천욕이 끝나면 미끈미끈한 피부를 경험할 수 있다. 우레시노의 료칸 중에서도 와타야벳소(Wataya Besso)는 남다른 규모를 자랑한다. 건물이 무려 다섯 채인데, 객실의 특징이 모두 다르다. 침대가 딸린 서구식 객실부터 다이쇼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전통 객실까지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다.
와타야벳소는 료칸이자 호텔이면서 리조트다. 다양한 숙박시설의 장점을 하나로 모아놓은 듯하다. 로비와 연회장은 특급호텔에 버금간다. 공간을 활용한 갤러리와 부티크, 기념품 판매점을 보자 가족형 리조트가 연상된다. 하지만 복도에 자리 잡은 족욕장이 와타야벳소가 료칸임을 증명해 준다. 발을 잠시 담그는 것만으로도 미용 온천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발가락 사이사이가 부들부들해진다.
와타야벳소는 대욕장과 노천탕뿐만 아니라 객실에서 쓰는 물까지 우레시노 온천에서 솟아나는 원천수를 이용하고 있다. 료칸 대표의 극진한 의자 사랑도 유명해서 디자이너 의자를 료칸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도 덤이다.
주소: 738 Shimojuku Otsu, Ureshino-shi, Saga
전화: +81 954 42 0210
홈페이지: www.wataya.co.jp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