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의 맛

제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주 보리빵 맛집 4

by 트래비 매거진
벼농사가 힘들었던 화산섬 제주에서는 일찍이 보리를 주식으로 삼았다.
주재료인 보리와 쑥, 그 속에 팥 앙금을 넣어 만든 보리빵의 탄생 역시 자연스런 수순이었을 터.
이 밋밋한 빵을 무슨 맛으로 먹을까, 처음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빠져 드는 담백한 맛이 보리빵이 가진 매력이다.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속이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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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빵의 정석, 덕인당 보리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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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빵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유명한 곳. <수요미식회>에 등장해 더욱 인기가 높아진 덕인당 보리빵은 보리빵의 정석과 같다. 강하지 않은 쑥과 보리의 향, 적당한 팥 앙금의 양으로 남녀노소 누구든지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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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인당 내부 모습

보드라운 식감도 인상적인데, 거칠고 푸석하다는 보리빵의 편견과는 달리 꼭 밀가루로 만든 것처럼 부들부들하다. 팥보리빵은 통팥을, 쑥보리빵은 단팥을 사용한다. 통팥은 설탕을 넣지 않고 소금만으로 간을 해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니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팥보리빵을, 달달한 맛을 원한다면 쑥보리빵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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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리빵 전문점은 택배 주문 위주라 매장이 작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덕인당 보리빵의 내부는 비교적 크다. 따끈따끈한 보리빵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고 손님들이 혹시 목이 멜까, 한편에 놓인 정수기와 유료 커피 자판기에서 센스가 느껴진다. 가게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으로 가기 좋고 주차장 공간도 꽤 넓은 편. 신촌리 본점 외에도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 인근에 제주점이 있다.

가격: 보리빵 600원, 팥보리빵(통팥) 800원, 쑥빵(단팥) 600원
오픈: 09:00~17:00(둘째·넷째 주 일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36
전화: 064 783 6153, 010 4983 6153(문자전용)





구수한 보리차 향이 솔솔, 숙이네 보리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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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 일단 문을 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언제나 단골들이 줄지어 대기하는데, 그러다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을 종료하기 때문이다. 숙이네 보리빵은 다른 보리빵과는 조금 다르다. 겉보기에 색이 진하고 탁하며, 만졌을 땐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게 젤리처럼 탱글탱글하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입 안 가득 퍼지는 건 구수한 보리차 향이다.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숙이네 보리빵이 맛집 대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다른 데 없는 이 진득한 맛과 향 덕분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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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메뉴는 소 없는 기본 보리빵. 보리 본연의 향과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숙이네 보리빵은 가게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려져 있어 자칫하면 지나치기 쉽다. 그러니 옆에 나란히 붙어 있는 ‘숙이네 찻집’을 기억해 두시길. 숙이네 보리빵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음료 한 잔당 보리빵 한 개를 무료로 준다.

가격: 보리빵·쑥보리빵·보리팥빵·쑥보리팥빵 600원
오픈: 08:00~18:00(재료 소진시 영업 종료, 매주 화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118
전화: 064 799 1777, 010 5614 9209





쑥빵의 진, 아시아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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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 입구에 위치한 오랜 빵집이다. 아니, 빵집보다는 떡집이 더 어울릴 듯한 모습을 한 이곳은 보리, 쑥, 찐빵 전문점이다. 아시아 빵집은 ‘보리빵’을 검색해서 금방 알 수 있는 집은 아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동네 빵집, 그러나 숨은 고수다. 메뉴는 쑥빵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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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향, 맛 모두 말 그대로 쑥이다. 먹다 보면 빵 속에서 미세하게 쑥 줄기가 보이는데, 빵보다는 떡에 가까운 모양과 맛이 꼭 쑥개떡 같기도 하다. 평소 쑥떡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좋아할 맛이다. 넉넉한 인심 또한 아시아 빵집의 매력이다. 방금 만든 빵을 맛보라고 선뜻 내밀기도 하고, 문 닫을 때쯤 가면 남은 빵 한두 개쯤 턱턱 더 얹어 주기도 한다. 푸근한 시골 마을에 온 듯 정겹고 여유로운 느낌이 제주의 낭만과 잘 어울린다.

가격: 보리빵·쑥빵 600원, 쑥송편 1팩(10개) 7,000원
오픈: 07:00~18:00(매주 일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중앙로 77
전화: 064 755 9281, 011 699 9281





날것 그대로 거칠다, 보리빵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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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보리빵은 다소 거칠고 투박한 맛이다. 검정보리는 겨와 씨눈이 붙어 있어 도정 작업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곡물인데, 보리빵 마을에서는 이 검정보리를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수확해 ‘검정보리빵’을 만든다. 깨처럼 박혀 있는 검정보리의 흑맥은 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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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먹어 보면 해바라기 씨처럼 톡톡 씹히는 날것 그대로의 거친 맛이 나는데, 부드러운 맛을 상상하는 이들에겐 적응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보리빵마을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다. 다른 집처럼 보리빵과 쑥보리빵으로 구분되는 건 같지만 ‘속’에 따라 가짓수가 늘어난다. 소 없는 기본빵 2가지와 단팥이 들어간 보리빵과 쑥보리빵, 통팥이 들어간 보리빵과 쑥보리빵까지 총 6가지 종류가 있다. 보리빵 마을은 제주공항에서 가깝고, 큰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 건물 앞과 옆으로 작지만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오픈: 07:30~19:00(둘째·넷째 주 토요일 휴무)
가격: 보리빵 700원, 쑥보리빵 800원, 팥보리(달지 않은 팥) 800원, 쑥팥보리(달지 않은 팥) 900원, 보리찐빵·쑥찐빵(단팥) 500원
전화: 064 744 3334, 010 369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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