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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pr 02. 2018

<트래비 4월호 소개>
보라카이야 미안해~

EDITOR.S  LETTER


깜짝 놀랐습니다. 뉴스에서 보라카이 폐쇄라는 제목이 스치더군요. 여행자들이 놓고 간 쓰레기와 미흡한 정화시설로 인해 섬 전체가 환경 위기에 처했다는군요. 살펴보니 필리핀관광청의 공식 입장은 폐쇄가 아니라 개발 속도를 늦추는 보전대책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미 다녀오신 분들에게도, 저처럼 여행지 리스트에 올려 둔 사람에게도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보라카이가 얼마나 몸살을 앓았으면 이렇게 격리조치까지 필요해진 걸까요. 


비보가 들려왔을 때 한참 필리핀의 마지막 비경이라고 불리는 팔라완의 바다 영상을 들여다보는 중이었습니다. ‘뜨는’ 동시에 그 맑은 바다가 쓰레기 가득한 모습으로 변할 수도 있다니,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행기자의 직업적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주에 여행작가를 지망하는 어느 대학생이 물어 왔습니다. “정말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좋은 곳이 있을 때, 여행기자는 어떻게 하세요?” 

어떻게 했을까요? 나만 알고 싶던 광주 양림동에 누군가를 보내야 했을 때, 저는 트래비팀의 김예지 기자를 소환했습니다. ‘아무나 보내고 싶지 않다’면서요. 그녀라면 양림동의 공기에서 제가 맡았던 박하향을 맡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양림동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설명하고, 어떤 마음으로 다녀오면 좋을지를 말해 주었습니다. 며칠 후 그녀는 그곳에 머무는 동안 손수 그렸다며, 작은 유화 사진을 보여 주었죠.  

‘오지’와 ‘비경’을 허락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전 세계의 여행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후미진 곳까지 리조트가 들어서고, 여행자들이 몰려들겠죠. 이제 ‘어디’로 여행할지보다 ‘어떻게’ 여행할지가 더 중요한 시대에 도착해 있는 셈입니다.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라는 오랜 전 말씀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래도록 이 지구를 누리고 싶다면, ‘흔적 없이’ 다니는 수밖에 없습니다. 뒤를 돌아보세요. 무엇인가를 남기셨나요? 그곳이 보라카이가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트래비> 팀장 천소현 




트래비 2018년 4월호 목차


필리핀 팔라완 ⓒ천소현 기자

Travel +  Vie 
12 editor’s letter 
14 gracias 
16 event 양림 마인드스테이 모집 
18 essay 채지형의 여행유전자 
20 calendar 4월 여행 달력 


Story 


22 Special Story 필리핀 어디까지 가 봤니? Ilocos & Palawan  
한 번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여행지가 있다. 섬이 7,107개나 되는 필리핀이 그러했다. 두 팀의 원정대를 꾸려 한 팀은 바다로, 다른 한 팀은 역사유적 도시로 파견했다. 예상대로 쟁쟁한 대결이었다. 풍부한 역사문화유산과 함께 산, 사막, 바다까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누렸다는 일로코스Ilocos 원정대, 바다와 맥주의 상관관계를 깊이 연구하고 돌아왔다는 엘 니도El Nido 팀의 팔라완 예찬은 선의의 경쟁이었고, 모두가 승자였다. 서로가 갔던 곳으로 다음 여행을 기약하는 즐거움은 덤. 글과 사진, 그리고 동영상까지 현장을 증명할 기록들도 든든히 챙겼다. 

52 Hong Kong 지갑 없이 된다, 클룩으로!   
현금 없이도 해외여행이 가능할까? 주머니 가득 짤랑이는 동전, 헷갈리는 지폐 단위에 골치 좀 썩었다는 분들 주목하시라. 휴대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다 되는 ‘NO 현금’ 여행에 도전했다.    


62 광주 채움과 비움 사이, 양림의 시간  
지금 당신의 종이가 어떻든 상관없다. 백지라면 채워질 것이고, 이미 색색으로 물들어 있다면 다시 백지가 될 것이니. 양림동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일어나는 과정이다.  


76 원주 원주의 3色 발견 
한껏 따스해진 날씨, 엉덩이가 들썩여 참지 못해 떠난 원주 여행. 역사, 자연, 예술까지 당일치기라기엔 너무도 알찬 일정이었다.  


82 Guam 당신에게도 따뜻할 괌 
지독한 낯가림을 앓고 있는 이에게도 괌은 따사로웠다. 온화하게 녹아드는 괌 사람들의 인사말도, 신비함을 간직한 정글도, 하늘과 구름으로 채색된 바다도 모두 그랬다.   


105 Korea ‘알뜰신박’하게 다녀왔습니다 
현명한 여행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보았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온 그들의 꼼꼼한 여행가계부. 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56 gallery 심포니 오브 홍콩  
홍콩 심포니가 그립다. 삐걱되는 건조대도, 요란했던 경적소리도, 그들의 목소리도. 다시금 홍콩을 찾았을 때, 듣고 싶다. 그때의 멜로디를.    


70 interview 지구의 3분의 2를 위한 탐구생활  
45일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가능한 물속에서 살겠다고 다짐한 남자는 새로운 바다를 향해 떠났다. 다이빙 여행자 김충회씨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다시 떠날 이유.  


80 hotel 오사카 신상 호텔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니만큼 평소보다 깐깐하게 숙소를 골랐다. 교통, 조식, 노천탕, 오사카 칸데오 호텔에서는 그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아도 됐다. 


96 TRAVIE X NAVER 여행에 취하는 전술  
네이버 스타에디터 3인의 마지막 맛여행 시리즈. 여행을 보다 알딸딸하고 얼큰하게 즐길 수 있는 전‘술’을 소개한다.  

102 round table 여행지에서 Do & Don’t 
소화도 못할 무리한 계획을 잡는다거나, 팁을 놓고 온다는 걸 깜빡한다거나. OB & YB 트래비스트 7인이 모인 테이블에서는 세계 각지 여행지에서 겪은 낭패담들이 오고 갔다.   


68    cruise 안이냐 밖이냐, 그것이 문제 
69    campaign 하나투어 희망여행 

74    stay 전주의 한옥에 끌리는 이유 

90    star 셀럽들의 LA 스폿 

92    traveller 캐나다 끝.발.원정대 

116 dining 톡톡 짭짤한 명란젓 
120 news 컬처·북·트래블 
123 health 골치 아픈 골절 피하기 
124 index <트래비> 과월호 
126 gift 정기구독자 선물 
127 traviest <트래비> 3월호 review 
128 recent travel 발리 
130 talk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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