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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Mar 22. 2017

서울에선 ‘입고’ 놀자

이화동을 아직도 벽화 마을로만 생각한다면 알맹이를 쏙 놓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진화 중인 이화동이 스스로를 재생하는 방향은 온 동네의 박물관화. 교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이화동이라는 박물관을 관람해 보자.    

교 복을 입는 순간 누구나 소년, 소녀가 된다
“아니, 그 교복은 어디서 빌린 거예요?” 
“저 아래 대여점이 있어요. 
1시간에 5,000원입니다.” 
“그래요? 아이고, 이쁘네. 
근데 몇 살이에요?” 
“스물아홉 살이요.”  
“어머!! 교복을 입어서 그런지 
열아홉 살인 줄 알았네!!”
날개, 물고기, 꽃 벽화들의 수난사에도 불 구하고 이화동 곳곳에는 여전히 귀여운 벽화와 장식물들이 채워지고 있다
날개벽화를 넘어서야 할 이유

예쁘게 교복과 한복을 차려입은 여행객들에게 권하는 한 가지는 벽화를 넘어서 보라는 것이다. 10여 년 전 벽과 담장, 계단의 그림에서 시작된 마을 재생사업은 집 안으로, 골목으로, 동네 전체로 속속 흡수되고 있다. 

카페 겸 와인 오프너, 열쇠 박물관인 ‘개뿔’ 앞에서 찰칵


추억을 사고팔 수 있을까? 서울에서는 가능하다. 서울 풍물시장 1층에서 추억이 깃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면 2층의 청춘 1번가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구입할 수 있다.   

청춘사진관에서는 시장 상인들이 빌려준 교련복과 교복을 입고 무료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풍물시장 2층 한 구석에 마련된 청춘 1번가는 1960년대 서울 상점가를 재현한 복합 문화 테마 공간이다. 처음엔 전시관인가 싶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스튜디오 같기도 하고, 허리를 숙여 진열장을 들여다보면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 같다. 

좌)별미가 된 추 억의 과자들 (우)옛날 이발소에서도 비치된 가운과 커트보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울 풍물시장에서 테마를 바꿔가며 전시되는 쇼케이스 안의 낡은 타자기, 그릇, 중고서적, 소품 등은 그냥 전시품이 아니다. 한 층만 아래로 내려가면 구입할 수 있는 풍물시장의 실제 ‘상품’들이다. 

청춘1번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천호대로4길 21 서울풍물시장 2층


전통의상을 입은 소수부족을 만나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따스한 봄날 경복궁으로 가 보자. 꿈꾸던 이국의 모습을 한국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삼청동의 유관순 벽화
여행의 ‘날개옷’이 된 한복

고관대작들이 오가던 화강암 런웨이에는 옥색저고리, 꽃분홍 치마, 청 두루마기를 차려입은 가족, 커플, 친구, 외국인들이 열심히 워킹 중이다. 인증사진은 기본, 모델이 되어 주기를 청해도 흔쾌히 ‘예스’다. 경복궁에서는 경복궁의 법을 따르라! ‘한복 착용시 무료 입장’이라는 포상이 주어질지니.  

몸가짐을 더욱 조신하게 만드는 경복궁의 한복패션들. 궁궐은 완 벽한 런웨이다

현재 한복 착용시 4대 고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무료 입장(단, 상하의 모두 착용해야 함)할 수 있으며 3월부터는 전국의 모든 문화재 시설에 확장 적용될 예정이다. 인사동, 북촌, 세종마을(서촌), 종로 일대에는 한복을 입으면 10%(최대 20%까지)를 할인해 주는 음식점들도 이미 110여 곳이나 된다. 

국립민속박 물관 추억의 거리에서 만난 한복아가씨

믿을 수 있는 숙소를 찾기란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런 여행자의 고민을 돕기 위해 ‘한국관광 품질인증제’를 선보였다. 최고 호텔에 별점을 메기는 방식이 아니라 인증 받은 숙소를 선택하면 기본 이상은 보장을 한다는 의미다. 기자와 체험단 4팀이 서울에서 인증받은 숙소 중 10곳을 제값 주고 직접 체험해 봤다.(숙소명 가나다 순) 

담소정 
시간이 느릿느릿, 한옥에서의 하룻밤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당을 중심으로 놓인 ‘ㄷ’자 형태의 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냥한 주인장 부부가 정성을 다해 가꾼 어여쁜 집은 100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단정했다. ‘담방’과 ‘소방’, 두 개의 방에 있는 주방과 욕실은 현대식이라 한옥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은 주인장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재료로 정갈하게 차려졌다. 쫀득한 연잎 밥과 소담한 반찬들, 건강한 상차림이었다. 
홈페이지: www.dahmsojung.com   
요금: 담방(2~4인실) 평일 27만원, 주말 29만7,000원(1인당 추가 5만원, 조식 포함)/ 소방(2~5인실) 평일 35만원, 주말38만5,000원(1인당 추가 5만원, 조식 포함) 

담소정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9길 16-2


르와지르 호텔 서울 명동 
창밖 가득 남산이 담긴 호텔

명동 밀리오레 건물을 2015년 리노베이션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좋았지만 창밖 한가득 남산과 서울타워가 담겨 있는 게 무엇보다 맘에 쏙 들었다. 프랑스어로 ‘여유Loisir’라는 의미를 가진 르와지르 호텔은 619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남측 객실에선 남산, 북측 객실에선 명동과 을지로 일대의 시티 뷰를 즐길 수 있다. 더 파인키친에서는 조식 및 중식 뷔페를 운영한다. 
홈페이지: www.loisir-md.com 
요금: 20~50만원(VAT 별도)   

르와지르서울명동호텔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15 밀레오레 명동


서머셋 팰리스 서울 
도심 속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깔끔한 레지던스 호텔로 여행자는 물론 비즈니스로 서울을 찾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호텔이다. 생각보다 훨씬 넓은 객실에 한 번, 완벽하게 세팅된 주방에 한 번 더 감탄했다. 여름에는 옥상에 있는 야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어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2층 레스토랑에는 뷔페식 조식이 기다리고 있다. 
홈페이지: www.somersetpalace.co.kr
가격: 딜럭스룸 12만원부터 

서머셋팰리스서울


아미가인서울  
20년 노하우의 종로가족 

아미가인이 묘하게 집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7층 건물 30개 객실 모두에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진행해 욕실 타일부터 도배, 창틀까지 내부의 모든 것을 새로 꾸몄다. 단, 가구 등 일부는 쓰던 것을 유지하고 있어서 익숙한 가구를 가지고 새 집으로 이사를 온 느낌이랄까. 1층에 공용컴퓨터와 전자레인지가 있으며 세탁 서비스도 제공한다. 
홈페이지: amiga.inodea.co.kr   
요금: 주중 기준 클래식 5만7,000원 딜럭스 트윈 9만원  


종로 나포레 호텔  
위치와 분위기, 일거양득의 선택

모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톤의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한 분위기에 객실은 휴식 공간 그 자체였다. 푹신한 침구는 물론 머무르는 동안 여행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함 없이 갖춰져 있었다. 간단한 조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호텔 위치도 최적으로 서울 도심에 위치한, 그러나 조용하고 안락한 숙소를 찾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다.   
홈페이지: www.hotelnafore.co.kr   
요금: 비수기 기준 1박당 6만5,000원부터 

나포레 호텔

서울특별시 종로구 수표로18가길 17


청연재 
맑고 깨끗한 인연을 맺다

청연재는 전통적인 ‘ㅁ’자 형태의 한옥으로 안채, 행랑채, 사랑채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안마당엔 복원 전 구들장으로 쓰던 돌을 재활용해 깔고 사이사이 잔디를 심어 한옥집의 멋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높였다. ‘맑고 깨끗한, 소중하고 좋은 인연’이란 뜻의 청연재에는 5개의 객실이 있는데 그중 ‘다온’은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한복 입기와 전통다도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홈페이지: www.hcyj.kr   
요금: 15~30만원  

청연재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6길 13-2


충무로 레지던스 &  호텔 
서울 호텔 리스트에 업!

우선 위치 면에서 합격. 지하철 충무로역과 을지로4가역을 양 옆으로 두고 있어 서울 어디로든 이동하기가 편리했다.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데 모던하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고, 환한 웃음으로 맞이하는 직원의 미소가 호텔을 더 돋보이게 했다. 12층 하늘 정원에서 남산타워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레지던스 타입의 객실 내에 각종 조리시설이 마련돼 있다.
홈페이지: www.chungmurohotel.com
요금: 비수기 기준 1박당 20만원부터 

충무로레지던스호텔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45


호텔썬비 
서울을 다시 보다

총 42개의 객실을 갖춘 작은 호텔로 객실 내부는 전체적으로 모던한 시설에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형태다. 객실도 일반 호텔 룸과 한실, 두 가지로 나뉜다. 한실에는 침대가 있고 바닥에 테이블과 방석도 있어 외국인들도 편히 머물 수 있다. 2015년에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덕분에 룸 상태도 깔끔하다. 욕실 어메니티로 스킨과 로션까지 살뜰히 갖췄고, 1층 카페에서는 유료로 간단한 조식을 제공한다. 
홈페이지:  hotelsunbee.com/language/ko/ 
요금: 14만원부터(스탠더드 더블, 월~목요일 평일 기준), 조식 7,000원 

호텔썬비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7길 26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 
게스트하우스 초보여도 괜찮아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은 삼현굴, 영희당, 오복헌, 칠보암, 네 채의 한옥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묵은 오복헌은 인생의 다섯 가지 복인 장수, 부, 건강, 인덕, 가족의 기운을 다 갖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준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각 건물 안에는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 화장실을 중심으로 2~3개 정도의 개인 객실이 마련돼 있는데 일행이 많을 경우엔 독채로 빌릴 수도 있다. 
홈페이지: stayguesthouse.com/index.php 
요금: 10만5,000원부터(더블룸 혹은 트윈룸, 월~목요일 평일 기준), 보증금 객실당 2만원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5가길 27-1


57 명동 호스텔  
명동을 느껴 봐요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 여행가방은 아예 침대 밑으로 넣을 수 있게 수납공간을 두었다. 샤워실 겸 화장실이 그야말로 1인용이지만 실제로 샤워를 하기에는 불편하지 않았다. 복도에는 공용컴퓨터와 빌트인 형식의 공용세탁기도 여러 대 설치되어 있다. 아침에 간단한 샐러드와 토스트 재료, 컵라면, 시리얼과 음료 등이 준비된다. 공용주방에 있는 식기들은 자유롭게 사용하고, 씻어서 돌려 놓기만 하면 된다.
홈페이지: www.philstaymdst.com  
요금: 싱글룸 6만5,000원, 스탠더드 더블 9만원, 조식 포함

필스테이 명동역점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2길 57 13층




글 천소현 기자 사진 트래비아카데미 1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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