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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11. 2019

바야흐로 동영상 시대,
여행하는 유튜버

사진이 여행의 멋진 순간을 나열한다면, 영상은 여행의 민낯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들은 진솔하다. 
여행 유튜버 1세대로 불리는 
원지와 메이를 만났다. 





유튜브는 언제 시작했나 
3년 전부터다. 시작은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로 시작했다. 유튜브 시작과 함께 우간다에서 1년, 이어 LA에서 1년을 생활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상 기록이 여행 기록이 됐다. 우간다에 있는 동안 현지 아프리카 친구들과 유튜버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재미를 짜내거나 자극적으로 편집하는 것보다 최대한 나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콘셉트다.  

구독자 성향은 
유튜브 구독자는 대체로 10대가 많지만, ‘원지의하루’ 구독자는 20대부터 60대를 아우른다. 10대는 거의 없고,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 여행을 가려고 정보를 찾는 사람, 그리고 여행을 좋아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정보를 담는 ‘체험후기’형 콘텐츠와 현장감을 살린 ‘브이로그’형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사용하는 카메라는 
캐논 G7 X Mark Ⅱ. 작고 가볍다. 예전에는 DSLR을 가지고 다녔는데, 활동량이 많다 보니 금방 지치더라. 또 속도감 있게 잡아내야 하는 순간들도 있어서 기동성이 좋은 작은 카메라를 쓰게 됐다. 최근에는 영상의 흔들림을 잡아 줄 오즈모 짐벌 하나를 갖고 싶어서 노리고 있다.  



여행 유튜버가 많지 않은데 
그렇다. 다른 분야에 비해 문턱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은 스튜디오에서 앉아서 할 수 없다. 그냥 여행하는 것도 힘든데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면서 여행을 다녀야 하고, 전 일정이 기록된 영상을 편집하는 것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해외여행을 주기적으로 다닐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최근에는 여러 여행 유투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관심을 갖는 스타터들이 많이 생겨났다. 지금 국내 여행 유튜브 시장에는 약 10명 안팎의 유투버만이 활동하고 있다. 니즈는 더 높아질 것이고 유투버 시장도 커질 것이다.  

영상 콘텐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영상은 이전까지의 방식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사진이 주가 되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과 달리 영상은 ‘스토리’가 필요하고, 동시에 현장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식이다.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자유롭게 자기 스타일에 맞게 영상을 만들 때 가장 재미있고 가장 반응도 좋다.  

어떤 영상이 제일 기억에 남나 
일본 여행기 중 ‘태풍이 덮친 일본에 가면 생기는 일’과 에티오피아 여행 영상 중 ‘사상 최악의 공항 체험기’. 일본 나고야에 여행을 갔을 때 태풍 ‘짜미’를 만났다. 공항에 내려서부터 시내로 가는 버스가 운행이 중단되고, 비를 맞으며 관광지 투어를 갔는데 문을 닫는 등 온갖 ‘짠내’가 가득한 여행기다. 에티오피아공항에선 비행기 출발 10분 전까지도 출국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다.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의 쫄깃한 감정과, 만난 사람들을 영상으로 정리했다. 

여행 크리에이터 원지 
원지의하루  www.youtube.com/wonjileelife 
동영상 수 213개 
구독자 수 3만3,000명 






유튜브는 언제 시작했나   
1년 반 전부터다. 딱 1년 동안만 다른 무엇도 아닌 ‘나의 행복’을 생각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원래 여행 유튜브 영상을 보는 걸 좋아했었기 때문에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실제 여행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영상을 제작할 때 콘셉트는 
감성적인 여행에세이 같은 영상을 만들려고 한다. 영상을 보고 나면 서정적인 책 한 권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끔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어떤 사건보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 기쁘거나 즐겁거나 힘들거나 하는 감정을 포착하고 영상에 담아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영화 <리틀포레스트>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라는 영화의 홍보 영상을 만들면서 아이디어가 구체화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인형을 가지고 다니며 푸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으로 편집했는데, 영상이 업로드된 이후 영화 <리틀포레스트> 같은 느낌이 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독자 성향은 
20~30대가 주류다. ‘여행자메이’ 채널이 ‘퇴사 후 세계여행’을 떠난 데서 시작했기 때문에 퇴사하고 싶은 직장인이 많이 보는 것 같다. 최근에는 10대 구독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성비는 여자와 남자가 비슷하다.  

직업으로서 여행 유투버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는 조금 다르다. 여행을 다니면서 영상을 계속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여행을 목적으로 시작하더라도 나중에 직업으로 삼겠다고 하면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거래가 이뤄지는 순간부터 온전한 내 여행이 아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잡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 콘텐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영상은 구독자와 공감이 이뤄지는 콘텐츠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맞춰진 일정에 따르다 보면 영상이 지루할 수 있고, 구독자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큰 구성 아래 자유롭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세계일주 중에 페루를 갔을 때다. 와라즈 69호수라는 곳에서 고산병이 왔다. 숨이 차고 미식거려서 영상을 거의 찍지 못했던 게 기억난다. 지금도 그때 당시 영상을 보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 오는데,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품게 된다.  

여행 크리에이터 메이 
여행자메이 www.youtube.com/c/travelermay 
동영상 수 123개 
구독자 수 5만5,000명 



글 차민경 기자 사진 원지,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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