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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pr 02. 2020

[Editor's Letter]
이럴 땐, 뭐라도!

막막한 시절입니다. 랜선 여행이다, 방구석 여행 챌린지다, 여행자들은 부지런히 대안을 찼지만, ‘갔노라, 보았노라’가 행동 강령인 경험주의자들의 마음은 헛헛할 겁니다. 할인 이벤트가 쏟아지지만, 선뜻 예약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딜레마는 또 어떡하고요. 괜히 스마트폰이 야속한데, 띵띠리리리~, 아닌가? 또로로로~ 였던가? 아무튼 낯선 신호음이 들립니다.  

맙소사, 제 핸드폰이 울리고 있는 겁니다. 집 밖에서는 대부분 진동모드이니 신호음 따위 잊은 지 오래였는데 말입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통화가 늘었습니다. 아무 용무 없이 ‘별일 없죠?’라는 질문만으로 통화의 이유가 충분하니까요. 누군가와는 첫 안부 전화를 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설레는 일이더란 말입니다. 아무리 국경을 막아도 우리의 랜선이 가 닿지 못할 곳은 없으니까요. 

형편을 살피는 전화는 <트래비>에도 걸려 옵니다. “내가 뭐라도 도울 게 있을까?” 한 여행작가 선배의 말에는 괜히…, 그랬습니다. 불황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여행이 멈춰 서자, 여행자들은 서성거립니다. 아셨겠지만, 4월호는 부쩍 홀쭉해졌습니다. 4월 여행 달력 페이지를 빼야 할지, 마지막까지 고민했습니다. 당장 내일도 예측이 안 되는 시절이니까요. 

“뭐라도 해야죠!” 이게 저의 대답입니다. ‘잡지-밥’을 먹는 동안 처음으로 ‘무기한 휴관 중’인 박물관들의 기사를 게재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못할 일이 없어 보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4월을 담담하게 보내며 <트래비>는 5월을 준비 중입니다. 창간 15주년이 되니까요. 비상 대책으로 시작한 기획 회의는 이왕이면 ‘트래비답게’로 진화했습니다. 그 내용은 102페이지, 예고 지면에 자세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트래비>의 여행은 랜선으로, 지면으로, 응원과 참여로 계속될 겁니다. 안부를 물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찬연한 봄이니, 뭐라도 해야죠!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Contents
April 2020  vol.338



12 Editor’s Letter
14 Gracias
16 Calendar 4월 여행 달력
18 Editor’s Choice 여행의 여운을 오래 간직하려면
19 Editor’s Choice 여행 영상을 영화처럼 만들어 줄 포인트



20 Special Story Indonesia  
인도네시아, 중심에서 중심으로 
미래로 가던 어느 날. 지금으로부터 4년 후쯤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이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행의 테마가 ‘중심’이 된 사연이다. 현재의 수도인 자카르타,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행정수도로 지정된 발릭파판 일대를 차례로 여행했다. 예술과 자연, 방점을 다르게 뒀을 뿐 이것은 어디까지나 중심에 대한 이야기다.       



40 Morocco 모로코의 네 가지 색
하얀 집에서 시작한 여행은 핑크빛 미로를 거쳐 파랑에 흠뻑 젖었다가 노란 흙빛으로 물들고 나서야 마무리되었다. 



70 Island 12사도 순례길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을 연결하는 노두길이 열리면 12개의 예배당을 따라 12사도길 순례에 나설 수 있다. 



74 Vietnam 극과 극의 매력, 호짬과 호찌민
휴양과 관광, 해변마을과 도심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가 극과 극의 매력을 지닌 베트남 호짬과 호찌민을 찾았다. 



84 Canada 그곳에서 런던의 하늘을 보았네
북미 최고의 스키장 ‘휘슬러 블랙콤’에 도착했는데, 웬걸. 축축한 날씨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이때만 해도 한 가지를 미처 몰랐던 거다.



50 People 김병준씨, 뭐가 그렇게 좋아요?
사진을 통해 지구의 조각을 모으며 여행하던 김병준씨는 지금 잠시 제주에 머물며 그 조각들을 반추하는 중이다.



54 Jeju 오름에 오르다
제주에서 제일가는 비경은 한라산을 중심에 두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오름의 향연이다. 오르기 좋은 오름 5곳을 모아 봤다. 



60 Seoul 서울 속으로 한 걸음 더, 서울의 박물관들
서울을 다 안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도시를 관통하는 주제를 찾아 박물관을 돌다 보면 분명, 서울이 다시 보일 것이다.



66 Theme 창원, 봄의 맛있는 재발견
미더덕이 제철이다. 그뿐인가. 아귀찜에 통술집에, 해장은 복어 국물로 뜨끈하게 해결했다. 봄날의 창원에 입맛이 한껏 돌았다. 



82 Enquete 향기로운 여행지
이제 마스크는 몸의 일부가 된 것 같다. 신선한 냄새를 맡아 본 지가 언젠지. 그래서 트래비스트에게 물었다. ‘가장 향기로웠던 여행지는?’

90 Aircraft 이불 밖은 원래 위험해
비행기에 비상용 낙하산을 달면 추락시에도 안전하지 않을까? 아이디어는 많아도 현실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15 campaign 여행에는 자유가 있다
92 Dining 개성만점 변신, 누룽지
96 News 컬처·북
98 Travelship <트래비>만의 뉴스 읽기
99 Health 금손의 위험, 관절 통증
100 Gift 정기구독자 선물
101 Review <트래비> 2020년 3월호 리뷰
102 Preview <트래비> 창간 15주년 특집
104 Index <트래비> 과월호
106 Talk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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